‘언더그라운드 뮤직’ 플랫폼 기획을 시작하며
블랙핑크의 YG, 기안84의 AOMG, BTS의 HYBE 등 훌륭한 아티스트들 뒤에는 마찬가지로 훌륭한 레이블이 있다. ‘브로디’는 본인의 닉네임으로 이 빛나는 아티스트와 레이블 라인업에 슬쩍 끼워보았다.
20대 중순쯤부터일까, 나는 ‘평일밤낮, 남녀노소 없는 상시 가동 음악 페스티벌’를 열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음악 문화를 참 좋아해서 이전부터 지금까지 전자음악, 가요, 힙합, 블랙뮤직, K-POP, 트로트 등 장르를 불문하고 즐겨왔으며 디제이, 밴드, 페스티벌 및 파티 기획, 흑인 음악동아리 등 여러 활동까지 이어왔다.
떠올려보면, 싸이월드 BGM 시절부터 현재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시절까지 매력적인 음악과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껴왔다. (많은 지인들이 내게 추천 곡을 묻곤 했다.)
그래서인지 디제이를 주축으로 한 페스티벌 문화를 특히 좋아했고 작년엔 직접 디제이로서 무대에도 올랐다.
DJ는 ‘Disc jockey’의 줄임말로 디스크(disk)는 오늘날 흔히 LP라 부르는 원판 형상의 매체를 가리키는 말이고, 자키(jockey)는 기수, 조종사, 몰이꾼 등의 의미이다.
디제이는 단순히 유명하거나 유행하는 음악을 연속적으로 트는 것이 아니다. 공간과 관객, 무드에 맞는 음악을 큐레이팅하고 감각과 기술을 토대로 현장 상황에 맞춰 듣는 이의 음악 경험을 극대화하는 엔터테이너이다.
*디제이는 음악의 흐름을 만들어 청자를 이끌어간다.
현시대는 영상이나 음원에서 아티스트의 음악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지만, 여전히 나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아티스트 및 다른 관객과 호흡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내가 선호하는 공연 정보는 소위 ‘언더그라운드 컬처’에 가깝다 보니 정보가 분산되어 탐색 과정이 쉽지 않다. 분명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아티스트가 공연하고 있을 것 같은데 도통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선호 아티스트의 SNS를 통해 활동 또는 특정 장르만 취급하는 베뉴를 쫓으면 되긴 한다.
음악 페스티벌의 규모가 커지고, 음악 활동의 진입장벽은 낮아지는 것에 비해 평소 즐길 거리는 숨어있는 것만 같다.
이러한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과 음악에 대한 열망은 ‘언더그라운드 뮤직’ 관련 플랫폼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이어졌다.
이 글의 제목인 월드클래스 라인업에 내 이름이 있다는 것은 현시점에 매우 터무니없고 자신도 민망하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지도 않고 관련 지식과 네트워크가 남달리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있을지도 모르는 기회만을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시도해 보고 싶고, 좋아서 하는 일에 더 큰 성과를 이뤄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는 불과 한 달 사이 크게 3가지 단계에 도달했다.
12월 초, 본인이 생각한 서비스 방향에 공감하는 멤버를 모으기 시작
12월 중, 1~2주 사이에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7명의 팀을 구성
12월 말, 서비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과 MVP 정의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러 있던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갖추게 된 것이다. 어느새 본인은 프로젝트 리더이자 매니저, 오너의 역할로써 한 발 앞서 고민을 하고 과제를 정리하게 되었다.
비록 플랫폼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본업이 있다 보니 하루 시간을 잘게 쪼개서 시간을 써야 하고 가깝지 않은 다른 멤버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또한, 기존 직무는 ‘사업 및 마케팅’ 위주여서 Product 관점의 지식을 쌓아가기까지 시간도 걸린다.
서비스 기획 용어, 개발 환경, 협업 도구, 시장을 조사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 등 회사에서 직, 간접적으로 접하던 일지만 시야를 넓혀서 바라보니 배울 것이 수두룩하다.
그 무엇보다 “내가 맡은 일을 이끌고 수습해야 하는 책임감”이 매우 높아졌다. (오히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본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처럼 막연한 부분도 많지만 덩달아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무언가 의도대로 흘러가고는 있다.
나의 직감이 객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문화를 더 가까이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에 설문을 돌리고 아티스트의 무대가 끝나길 기다리며 다짜고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 문화를 이끄는 플레이어들이 내 모습을 바라보며 낯설어하는 모습, 환영하는 모습, 경계하는 모습을 마주한다. 나의 행동이 어떤 나비효과를 만들지는 사업 전략을 떠나 현재는 판단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은 그 무엇도 시도하지 않고 플레이어들에게 “그런 사람이 있었다.” 정도로 흘러 지나가다 잊히는 것 아닐까?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관객들과 호흡하고, 신입 아티스트들이 더 많은 무대 경험을 얻게 하려는 본질을 잊지 않으려 한다. 내가 만들 플랫폼이 이를 조금이나마 돕는다면, 추후 내가 꿈꾸는 ‘평일밤낮, 남녀노소 없는 상시 가동 음악 페스티벌’에 아티스트들을 자신 있게 초청할 수 있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본 프로젝트의 과정을 당분간 에세이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브로디 Let’s go.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