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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Jan 13. 2020

왜인지 그리워질 대추차  

오스트리아 워킹홀리데이 #0

쓰고 싶은 글이 많다. 욕심은 목 끝까지 차올라서 토악질이 나올 지경이다. 글을 쓰고 싶어서, 글을 적는 시간을 더 즐기고 싶어서 연 브런치인데 멋 부리고 싶은 마음, 잘 쓰고 싶은 마음, 정돈하고 싶은 마음 등등 그런 자연스럽지 않은 마음들이 덧대고 덧대어져서 글 하나를 올리지 못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요. 꺼내놓은 고민에 한 지인은 욕심을 좀 덜고 일단 한 주제로 시작해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한 주제는 고민할 것 없이 워킹홀리데이다.


2020년 1월 13일. 오스트리아 워킹홀리데이까지 딱 38일 남았다. 어디서든 무조건 커피를 외치는 커피파. 평소 대추차 같은 차류(게다가 전통차라니)는 찾지도, 마시지도 않지만 감기에 걸렸거니와 무엇보다 이 집을 떠나면 누가 나에게 대추차를 내어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냉큼 룸메이트의 대추차를 얻어 마시며 노트북을 열었다.


마셔보니 의외로 괜찮은 (맛있는데?) 대추차를 마시며 "가면 누가 나한테 대추차 타주나, 흐유" 하니 룸메이트는 "가져가." 한다.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요 친구야. 이상하다. 디데이 앞자리가 4였을 때는 별생각 안 들었는데 3으로 바뀌니 곧 있으면 떠날 사람이라는 게 실감 난달까. 남기고 가는 것들에 대한 아련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고 기분 참 요상하다. 밤이 늦어 그런가 이 대추차까지 그리워질 지경이다. 진짜 가져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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