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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환 May 30. 2020

구매율 올리는 상세 페이지 UI/UX 디자인은?

디자인 독학하기 09

UI/UX 디자이너 채용 절차 중 하나였던 과제 전형의 UI/UX 디자인 경험을 공유합니다 :)

[Contents]

01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인가?

02 구매 전환율 올리는 상품 목록 UI/UX 디자인은?

03 구매 전환율 올리는 상세 페이지 UI/UX 디자인은?

04 1%를 위한 UX 디자인

05 참고 자료



작은 앱 프로젝트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슈퍼 앱들 사이에서 단순함을 가장 큰 목표로 하는 '작은 앱'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지 연구하는 '작은 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UI/UX 디자이너의 채용은 보통 '서류 심사 - 직무 면접 - 컬쳐 핏 면접 - 오퍼'와 같은 식으로 진행된다. 많지는 않지만, 직무 면접 전후에 과제 전형을 진행하기도 한다. 과제 진행 기간은 보통 일주일이다. 최근 이직을 준비하면서 지난 5월 둘째 주에 중고 명품 플랫폼 '쿠돈(Koodon)' 팀의 과제 전형을 진행했고, 내게 주어진 과제는 아래와 같았다.


쿠돈의 모바일 상품 상세 페이지를 분석한 뒤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상세 페이지 개선안을 제작해 주시고, 왜 그렇게 변경했는지 설명해주세요.


      상세 페이지는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는 팀이라면 가장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사용자(고객)가 상품을 구매할지 말지 결정하는 화면이기 때문이다.




01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사용자(고객)에게 줄 수 있는 쿠돈만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상세 페이지에서 쿠돈만의 가치를 잘 전달해야 과제의 핵심인 '구매 전환율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른 요소보다 쿠돈만의 가치를 강조하는 게 구매 전환율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본 건, 과제 전형 전에 있었던 면접 전형에서 쿠돈이라는 서비스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던 가치를 사용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좋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쿠돈은 중고 명품을 처분하고 싶은 판매자와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을 사고 싶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과제의 목표는 '구매 전환율 상승'이기 때문에 '구매자'에 초점을 맞춰 과제를 진행했다.

      중고 명품 거래에서 구매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충점)는 판매자가 파는 상품이 정품인지 가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고 명품은 상품 가격대가 보통 몇십에서 몇백 단위이고, 정말 고가인 경우 몇천만 원까지도 호가하기 때문에 구매자 입장에서는 중고로 구매한 상품이 가품이라면 경제적인 타격이 크다.

      난 쿠돈이 자체 명품 감정 전문가를 통해 중고 명품 구매자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직 초기 서비스이지만 '정품 보증'이라는 쿠돈만의 핵심 가치를 잘 전달하면 중고 명품 구매자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따라서 새로운 쿠돈 상세 페이지는 정품 보증을 가장 강조해 디자인하기로 했다.



      핵심 가치인 정품 보증 외에 상세 페이지에서 강조할 수 있는 중고 상품의 보편적인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는 높은 가격대인 명품에서 더 큰 장점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걸 강조하는 게 중고 상품에서는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보통 아래 이미지처럼 할인율을 강조해 구매를 유도하는데, 중고는 할인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용자(고객)에게 할인율을 강조해 보여주거나(왼쪽), 할인율과 함께 '최저가'라는 걸 보여줘(오른쪽)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구매자에게 강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새 상품 가격을 중고 가격과 함께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매자 입장에서 중고 명품이 새 상품보다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인지 알 수 있으니, 구매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02 구매 전환율 올리는 상품 목록 UI/UX 디자인은?

과제는 구매 전환율을 올리는 상세 페이지 디자인이었지만,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 상세 페이지 직전 화면인 '상품 목록 페이지'까지 디자인하기로 했다. 상품 목록 페이지부터 상품 상세 페이지까지 '정품 보증'이라는 쿠돈만의 핵심 가치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중고 상품의 보편적 가치를 일관되게 전달하면 상세 페이지만 개선한 것보다 구매 전환율이 더 많이 오를 거라 가설을 세운 것이다.

      이는 내 포트폴리오에 있는 회원가입을 쉽게 만드는 UI/UX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얻었던 인사이트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회원가입 전환율은 27.9%에서 85.2%로 크게 올랐는데, 여기서 일관된 메시지 전달이 큰 역할을 했다.

      아래는 쿠돈의 기존 상품 목록 페이지다. 과제에서 기존 화면에 대한 분석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화면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설명하는 식으로 과제 결과물을 구성하기로 했다. '정품 보증'과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과 동시에, 사용성 향상이 필요한 부분도 개선하기로 했다.



1) 상담 버튼 및 TOP 버튼 개선

기존 상품 목록 페이지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부분은 빨간색 숫자 배지(Badge)가 있는 상담 플로팅 버튼(Floating Button)과 하단 탭 바(Tab Bar)의 설정 부분이다. 각 숫자 배지는 화면에서 작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화면에서 유일한 유채색 UI 요소이고 배경과 대비가 높아 눈에 잘 띌 수밖에 없다. 이는 구매자가 상품 목록에 집중하는 걸 방해한다.

      또, 상담 버튼은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아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광고로 유입되는 구매자가 보게 되는 각 앱의 웹뷰(Web View)에서 생기는 문제 때문이거나, 특정 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이는 구매자가 집중해야 하는 상품 목록을 가려 사용성을 낮출뿐만 아니라, 화면의 조형성도 무너뜨린다. 스크롤을 내리면 나타나는 TOP 버튼 또한 위치가 애매해 같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상담 버튼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삭제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필요한 버튼이라면 가장 강조해야 하는 '정품 보증'과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가치를 표현하는 시각 요소보다 덜 눈에 띄게 만든 버튼으로 교체해야 한다. 특히 빨간색 배지를 없애거나 덜 눈에 띄는 색으로 바꿔야, 구매자가 상품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목록 화면을 만들 수 있다.

기존 화면에서는 상담 버튼이 TOP 버튼보다 위에 있었는데, 개선 화면에서는 둘의 순서를 바꿨다. 스크롤을 내리지 않으면 TOP 버튼이 나타나지 않아 아래 공간이 비기 때문이다.



2) 상단 검정 내비게이션 바 및 하단 탭 바 삭제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는 작은 화면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기존 상품 목록 화면 상단 검정 내비게이션 바(Navigation Bar)는 구매자에게 가장 중요한 상품 목록 영역을 좁게 만든다. 화면 최상단에 있는 시각 요소는 사용자의 시선이 가장 먼저 갈 가능성이 높은데, 검정색 면으로 채워져 있어서 사용자의 시선을 더 끌 수 있다.

      또한 이 화면은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상세 페이지의 전 단계 화면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다른 곳으로 가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구매 전환율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메뉴 버튼, 로고, 검색 아이콘이 있는 검정 내비게이션 바는 빼는 게 좋다. 같은 맥락에서 하단 탭 바도 이 화면에 없는 게 좋다.

      단, 검색 경험에 자신이 있다면 상단 흰색 내비게이션 바 오른쪽에 검색 아이콘을 넣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하지만 검색은 팀 상황에 따라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색 경험에 자신이 없다면 기능이 없는 게 더 좋다.

      하나만 남게 된 흰색 내비게이션 바에는 각 명품 브랜드 로고를 중앙에 넣어 구매자에게 '명품'을 쇼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이 또한 구매 전환율 상승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 생각한다.

구매자가 상품 목록을 볼 때 필요없는 요소는 모두 빼고, 상단 내비게이션 바 타이틀은 각 브랜드 로고로 교체해 명품을 쇼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3) [핵심 가치] 정품 보증 강조

개선된 디자인에서 가장 강조해야 하는 건 쿠돈만의 가치라 본 중고 명품의 '정품 보증'이다. 정품 보증은 중고 명품을 구매하려는 구매자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주는 쿠돈의 핵심 가치로, 사용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요소다. 난 구매자에게 언제나 '정품 보증'이라는 가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쿠돈의 모든 상품은 정품 검증을 완료했습니다'라는 문구로 바(bar)를 만들어 화면 상단에 고정했다.



      상단에 고정된 '정품 보증 바(bar)'는 스크롤을 내려도 상단에 고정돼 언제나 구매자가 내용을 볼 수 있다. 정품 보증 바 위에 있는 흰색 내비게이션 바는 스크롤을 내리면 위로 스르륵 숨겨지고, 스크롤을 올리면 다시 나타나는 일반적인 상단 내비게이션 바의 인터랙션으로 디자인했다.



4) 정렬(Sort) 사용성 최적화

기존 정렬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현재 상태'를 보여주고 있지 않았다. 사용자가 현재 상태를 볼 수 있도록 개선하고, 아이콘을 넣어 사용자가 정렬 기능을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꿨다.



5) 카드 디자인 개선

각 카드에서 새 상품 가격을 함께 제시하고 중고 명품보다 얼마나 합리적으로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 사용자가 알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중고 상품의 보편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구매자가 각 상품을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품 사이사이에 옅은 회색 선을 추가했다.




03 구매 전환율 올리는 상세 페이지 UI/UX 디자인은?

상품 상세 페이지도 '정품 보증'이라는 쿠돈만의 핵심 가치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중고 상품의 보편적 가치를 전달하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목록 페이지와 상세 페이지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 구매 전환율을 올리는 게 이 디자인의 핵심이다.


1) 불필요한 요소 삭제

먼저 상품 목록 페이지와 마찬가지로 상단 검정 내비게이션 바와 하단 탭 바처럼 필요없는 요소를 뺐다.



2) 상품 소개 영역에서 합리적인 가격 강조

구매자에게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상품 소개 영역을 새로 디자인했다. 특히 새 상품보다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지 강조했다. 목록 화면과 마찬가지로 새 상품보다 얼마나 가격이 낮은지 보여준다. 목록 화면에서는 공간이 부족해 넣지 못한 '새 상품 가격보다 54% 낮은 가격'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각 명품 브랜드 로고를 넣어 사용자에게 '명품'을 쇼핑한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주려고 했다. 중고를 쇼핑한다는 느낌보다는 명품을 쇼핑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기존에 아이콘과 텍스트로 디자인돼 있던 상품 유형, 출고일, 무이자 할부 등은 각각 적합한 곳으로 옮겨 새로 디자인했다.

      추가 서비스로 무료 배송을 제안했다. 쿠돈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고가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무료 배송'을 당연하게 여길 가능성이 높다. 여러 패션 이커머스 서비스에서 '무료 배송'을 강조하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무료 배송이 구매에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라 볼 수 있다.



3) [핵심 가치] 정품 보증 강조

상품 목록 페이지와 마찬가지로 '쿠돈의 모든 상품은 정품 검증을 완료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바(bar)로 쿠돈만의 핵심 가치인 정품 보증을 강조했다. 목록 페이지와 다른 부분은 처음부터 정품 보증 바(bar)가 상단에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상품 소개 영역 아래에 바(bar)가 있고, 구매자가 바(bar)를 지나쳐 스크롤을 쭉 내리면 상단에 고정되는 인터랙션을 통해 쿠돈의 핵심 가치를 일관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구매자가 상세 페이지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상품 이미지들과 소개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바(bar)를 상단에 고정시키지는 않았다.

      정품 보증 바(bar) 아래쪽에는 정품 검수 과정을 사진과 글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쿠돈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현재는 시계 정품 검수 사진만 있지만, 카테고리별로 검수 사진을 동적으로 바꾸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가방이라면 가방의 정품 검수 사진을, 신발이라면 신발의 정품 검수 사진을 쓰는 것이다. 난 이런 디테일들이 구매자에게 신뢰를 준다고 믿는다.

상품 소개 아래 정품 검증 바(bar)가 있고, 구매자가 이를 지나쳐 스크롤을 쭉 내리면 바(bar)는 상단에 고정된다.



4) 상품 등급 디자인 개선

쿠돈에서는 구매자가 상품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도록 중고 명품의 등급을 5개로 나눠 알려준다. 이는 중고 명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구매자에게 꼭 필요한 핵심 정보다. 새 상품과 비슷한 품질의 명품을 합리적으로 사고 싶은 구매자도 있을 것이고, 품질은 조금 낮아도 명품을 두루 이용해보고 싶은 구매자도 있을 것이다. 구매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건 서비스 운영자로서 의무라 생각한다.

      등급은 '크기'와 '색'으로 강조했다. 등급 상세 내용을 볼 수 있는 표에는 해당 상품의 등급에만 색을 넣어 어떤 상태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상품마다 등급이 다르기 때문에 동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

      추가로 등급표 아래에는 '하자가 있는 부분'을 촬영한 사진을 넣어 구매자가 꼼꼼히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하자를 감추는 게 아니라 투명하게 드러내 구매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기존에는 상세 페이지 최상단 사진에서 함께 볼 수 있는 사진들이었지만, 상품의 상태를 전달하는 등급표 아래에 있는 게 맥락에 맞다고 생각해 등급표 아래에 배치했다.



5) 가격 책정 디자인 개선

기존 상세 페이지에서는 위 상품 등급표와 함께 어떻게 상품의 가격을 책정하는지 알려준다. 난 가격 책정 부분을 상품 등급표와 구분해 보여주기로 했다. 구매자가 상세 페이지를 보는 중간에 가격 책정 부분에서 다시 한 번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디자인하면 구매 전환율 상승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새 상품 대비 '얼마'를 아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문구도 추가해 색으로 강조했다.



6) 상품 정보 위치 및 디자인 개선

기존에 상품 소개 영역 아래에 있었던 '상품 정보' 영역은 가격 책정 아래쪽으로 위치를 바꿨다. 어떤 화면이든 페이지 아래쪽으로 스크롤을 내릴수록 보는 사용자가 줄어든다. 따라서 먼저 구매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쿠돈만의 핵심 가치를 상세 페이지 위쪽에서 중간까지 강조하고, 제공돼야 하지만 형식적이어서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상품 정보' 영역을 가격 책정 아래쪽으로 옮겼다.

      이미 다른 곳에서 구매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중복된 내용은 모두 정리하고, 기본 정보만 남겼다. 브랜드명(여기서는 샤넬)은 중복이지만, 구매자에게 명품을 쇼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주기 위해 남겨뒀다.



7) 고가일수록 후기가 중요

중고 명품처럼 상품이 고가이면 구매 비용이 크게 들기 때문에 구매자는 다른 구매자가 남긴 후기를 더 꼼꼼히 챙겨볼 가능성이 높다. 상세 페이지를 어느 정도 내린 구매자에게 후기를 보여줘 또 다른 신뢰를 주는 것을 의도해 후기 영역의 위치를 정했다. 쿠돈만의 가치를 먼저 전달한 뒤 '사회적 증거(Social Proof)'를 통한 새로운 신뢰를 주려고 한 것이다. 사회적 증거는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가 1984년 본인의 저서에 소개하면서 알려진 개념으로,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이나 행동, 태도 등에 영향을 받는 사회적 현상을 뜻한다.

     쿠돈은 중고를 다루는 서비스라 상품별로 후기가 있을 수 없다. 중고라서 보통 재고가 상품별로 1개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이커머스에서 주로 쓰이는 '상품 후기'가 아닌 '쿠돈 서비스 이용 후기'를 넣어야 한다. 후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구매자가 쿠돈이라는 서비스에 감동받고 진솔한 후기를 남기게 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쿠돈 서비스 자체가 '명품 서비스'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좋은 서비스에 감동한 구매자는 자발적으로 후기를 남겨줄 가능성이 높다. 구매자가 남긴 후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줘 후기를 남긴 구매자가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구매자의 마음이 담긴 후기를 얻으려면 '할인 쿠폰' 등으로 유도하는 당근성 후기가 아닌 '인간적인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8) 데이터 기반 업 셀링과 크로스 셀링

상세 페이지 마지막 부분에는 업 셀링(Up-Selling) 또는 크로스 셀링(Cross-Selling)을 유도해야 한다. 해당 상품이 아니더라도 구매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상품을 연속적으로 볼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정확도가 높은 업 셀링과 크로스 셀링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매자들이 쇼핑하면서 보는 상품들의 상관 관계를 찾아 추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업 셀링(Up-Selling)

구매자가 사려는 상품보다 높은 가격의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 방식.


크로스 셀링(Cross-Selling)

구매자가 사려는 상품과 관련된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판매 방식.



9) CTA는 언제나 누를 수 있는 곳에

'장바구니'와 '구매하기' 버튼은 기존 상세 페이지처럼 구매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누를 수 있도록 항상 아래쪽에 고정시켰다. 두 버튼이 구매자를 구매라는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CTA(Call-To-Action) 버튼이기 때문이다.

      기존 상세 페이지의 하단 CTA 버튼 영역에는 위쪽 화살표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은 누르기 힘들고 시각 잡음을 발생시키며 조형적 완성도를 해쳐 삭제했다. 옵션을 선택하는 기능을 가진 버튼이지만, 이는 구매하기를 눌러 넘어간 결제 화면에서 더 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게 사용성을 높인다. 상세 페이지는 구매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행동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상세 페이지에서는 장바구니 버튼과 구매하기 버튼이 같이 있을 때 '구매하기' 버튼을 더 강조해 구매를 유도한다. 그런데 '장바구니' 버튼을 강조해 오히려 구매 전환율이 오른 사례들이 있다. 이는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B 테스트로 실험해보고, 쿠돈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CTA 버튼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과제는 아래처럼 디자인에 쓰인 색과 폰트를 정리하며 인사와 함께 마무리했다. 상세 페이지 전체 이미지는 따로 첨부해 제출했다.

폰트 이름에서 H는 Headings(제목), P는 Paragraph(단락)를 뜻한다. 웹 언어인 HTML의 태그명에서 따왔다.




04 1%를 위한 UX 디자인

이번 이직 과정에서 여러 팀과 면접을 진행하며 여러 디자이너,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전환율을 80%까지 올리는 일보다 80%에서 81%로 올리는 게 어렵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생각해 보면 난 지금까지 전환율을 큰 폭으로 올린 프로젝트 경험은 있지만, 높아진 전환율을 더 높게 올리는 프로젝트 경험은 없다. 기존 팀의 여건상 전환율을 80%에서 81%로 올리는 것보다 80%까지 올리는 게 우선순위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어떻게 해야 그 1%를 잡을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기도 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1%의 전환율 상승은 비즈니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용자 행동 유도가 아닌 '인간적인 배려'에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제품 곳곳에 녹아있을 때 그 1%의 상승이 일어나지 않을까? 아니, 1% 그 이상의 놀라운 상승이 있지 않을까?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는 사람과 컴퓨터를 연결해주기 위해 존재한다. 어떻게 해야 UI를 쓰는 사용자가 좋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하게 만들지에 대한 UX 디자이너의 고민은 사용자, 즉 사람에 대한 고민이다. 나는 UX 디자이너라는 '사람'이 사용자라는 '사람'을 얼마나 배려하느냐에 따라 사용자의 경험이 바뀐다고 믿는다. UX 디자인은 사람이 사람을 배려하는 일이다. 나를 배려해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듯이, 나를 배려해주는 UI는 사용자에게 좋은 사용자 경험을 주고 호감을 산다.

      UX 디자이너는 회사에서 고용한 직원이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만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면, '사용자 경험'을 책임지는 디자이너로서 진정한 사용자 경험을 놓치게 되지 않을까? 요즘 나는 이 부분을 경계하고 고민하고 있다.

      난 정말 좋은 사용자 경험을 주는 디자인은 그 어떤 행동 유도 디자인보다 비즈니스적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도 믿는다. 사용자라는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 감정적인 배려, 섬세한 배려가 결국 그 어떤 디자인보다 강한 비즈니스 임펙트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적인 배려가 담긴 디자인은 그 어떤 디자인보다 강한 비즈니스 임펙트를 낸다'라는 가설을 증명하는 일을 다음 3년 동안의 UX 디자이너로서 나의 미션으로 잡아볼까 한다.




마치며

UI/UX 디자이너 과제 전형을 진행하며 새로운 팀의 고민을 엿보고 디자인을 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기존 팀의 디자인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하니 정말 재미있더군요. 상당히 만족스럽게 과제를 마쳤습니다.

      새로 합류한 팀에서는 팀의 성장에 집중하려 합니다. 새로운 팀에서는 사용자에게 집착하며 배려하는 디자인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사용자를 섬세하게 배려하는 디자인이 그 어떤 디자인보다 강한 비즈니스 임펙트를 낼 수 있다는 제 가설을 증명하려 합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지금까지 제가 해냈었던 많은 일들처럼 반드시 성공시켜볼 생각입니다.(끝)




작은 앱 프로젝트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슈퍼 앱들 사이에서 단순함을 가장 큰 목표로 하는 '작은 앱'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지 연구하는 '작은 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05 참고 자료

1. 상품 상세 페이지 개선해 성과내기


2. 전환율을 높이는 상품 상세 페이지 디자인이란?(1)


3. 전환율을 높이는 상품 상세 페이지 디자인이란?(2)


4. GS SHOP UI/UX 디자이너 최철호님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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