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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환 May 21. 2024

단순한 UI/UX 디자인의 편리함. 작은 앱 프로젝트.

작은 앱 프로젝트

작은 앱 프로젝트는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슈퍼 앱들 사이에서 과연 단순함을 가장 큰 목표로 하는 '작은 앱'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지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앱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당연하다. 앱을 운영하는 어떤 회사든 생존 혹은 성장을 위해 앱을 발전시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보통 앱을 발전시킨다는 건 무언가를 '추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즉, 앱은 비즈니스가 성장하면 할수록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단순한 디자인이 좋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성장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기에 성장을 거듭하며 앱에 무언가를 더해가다 보면 앱의 '적절한 복잡성'을 넘어서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런 순간이 오면 사용자들은 앱에 있는 수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두고 일부 기능과 서비스만 이용하기 위해 그 앱을 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앱이 복잡해져도 사용자가 잘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게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이너(Digital Product Designer)의 중요한 역할이자 역량이겠지만, 처음부터 '복잡해지지 않을' 앱을 계획하고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현실적으로 실무 현장에서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서비스나 기능 출시보다 단순함을 유지하며 개선하는 일을 최우선 순위로 삼자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야 할 텐데, 여러 시도를 해보며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회사로서는 그런 방향성을 잡는다는 게 쉽지 않다.


개선만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더 이상 개선할 여지가 없을 만큼 전환율 등의 데이터 수치가 좋아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런 순간이 되면 앱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무언가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또, 비즈니스가 성장할수록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이나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이 늘어날 것이고, 회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용자의 피드백을 외면하기 어렵다. 이러나저러나 앱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개인 프로젝트라면 어떨까. 개인 프로젝트라면 처음부터 '단순함'을 유지하는 일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앱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2022년 3월, 그런 나의 생각에서 출발한 개인 프로젝트 '작은 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슈퍼 앱들 사이에서 과연 단순함을 가장 큰 목표로 하는 '작은 앱'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지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작은 앱 스케줄러. 

앱스토어 오늘의 앱 선정.


2024년 5월 현재 총 5개의 작은 앱을 운영하고 있다. 5개의 앱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작은 앱은 '스케줄러'다. 스케줄러는 '쉬운 일정 관리'를 위해 만들게 된 작은 달력(캘린더) 앱이다.


사실 작은 앱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가장 만들고 싶었던 앱이 '일정 관리' 앱이었다. 아이폰을 쓰면서 유난히 '일정 관리'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기본 캘린더 앱은 달력에서 한 눈에 일정을 볼 수 없었다. 일정 등록을 위한 '+' 버튼이 엄지 영역을 벗어난 오른쪽 위에 있어서 '일정 등록'도 불편했다.


다른 일정 관리 앱들을 여럿 다운받아 써보았을 때 기본 캘린더 앱과 비교해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아쉽게도 '일정 등록'이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간단한 일정을 등록하려고 해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게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왔다.


결국 직접 만들기로 했다. '일정 등록' 버튼을 사용자가 누르기 쉬운 곳에 배치하고, 잘 보이도록 설계(디자인)했다. 엄지 영역 중에서도 가장 누르기 편한 스마트폰 중간 아래 영역에 강한 색 대비의 '일정 등록' 버튼을 배치한 것이다.

'미리 알림'부터 '기본 캘린더'까지 쉽게 연동.다양한 위젯.아이폰 '달력' 앱 스케줄러의 스크린샷.



또한 등록한 일정을 누르면 즉시 편집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편집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정 보기' 화면을 생략하고 바로 편집 화면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정 편집 경험은 WYSIWYG 에디터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WYSIWYG(위지위그)는 '보는 대로 얻는다'라는 뜻을 가진 '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이라는 문장의 각 단어 앞글자를 딴 용어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제작하며 보고 있는 화면 그대로가 최종 결과물이라는 뜻이다. 대표적인 WYSIWYG 에디터에는 네이버 스마트에디터 ONE, 카카오 브런치 에디터, 노션이 있다.


이러한 편집 경험을 불편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 사용자도 계셔서 편집 시 즉시 편집 화면으로 이동하는 게 아닌 '일정 보기' 화면을 거치게 하는 설정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스케줄러는 2023년 10월 초 출시 이후 사용자 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2023년 12월 말부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24년 2월에는 핵심 지표가 2024년 1월 대비 7.6배 성장했으며, 3월 중순 Apple에서 '앱 스토어 피처링' 대상으로 선정되어 검토 중이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2024년 5월 6일 앱스토어 '오늘의 앱'으로 선정(피처링)되며 많은 사용자께 소개되었다.


스케줄러:

https://apps.apple.com/kr/app/id6467635137


[앱스토어 오늘의 앱 선정] 스토리:

https://apps.apple.com/kr/story/id1736641237

작은 앱 스케줄러는 5월 6일자 '오늘의 앱'으로 선정(피처드)돼 앱스토어 '투데이' 탭에서 많은 사용자께 소개되었다.




단순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스케줄러 앱 출시 이후 정말 많은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하루에 3번 배포를 한 날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도 '작은 앱'으로서 '단순함'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사용자 분들의 의견들을 반영하면서 단순함을 지키기 위한 나의 해결책 중 하나는 '사용자가 직접 앱의 단순함의 정도'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앱의 핵심인 홈 화면의 단순함은 출시 초기와 같게 유지하면서, 기능적으로는 '설정'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 개인의 편의에 맞게 설정할 수 있도록 앱을 설계했다.


빠르게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면서 '설정'이 복잡해지는 게 요즘 나의 큰 고민이었다. 앱의 단순함을 위해 설정은 복잡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정 가이드'를 추가할 예정이다. 신규 사용자에게는 처음 앱을 설치했을 때 스스로에게 편한 설정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기존 사용자에게는 앱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놓친 설정은 없는지 알려드릴 수 있는 '설정 온보딩'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또한, 설정 화면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더 명확하게 분류하는 작업 또한 계획하고 있다.





마치며


작은 앱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작은 앱'을 아이폰 필수 앱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의 10% 이상이 작은 앱을 쓰도록 하자는 목표지요. 5년 안에 이뤄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작은 앱 프로젝트'는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슈퍼 앱들 사이에서 단순함을 목표로 하는 '작은 앱'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지 연구하는 프로젝트로서, '연구'의 성격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단순한 앱(제품)'이 아닌 '필요(Needs)한 앱(제품)'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필요한 제품'에, 즉 PMF(Product Market Fit)를 찾은 제품에 '단순함'이 더해지면 강한 경쟁력이 생긴다는 사실도 깨달았지요.


2년이 넘는 시간의 '연구'를 마치고, 이제 작은 앱 프로젝트는 '연구'가 아닌 '작은 앱을 아이폰 필수 앱으로 만든다'는 '미션'을 달성하는 프로젝트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작은 앱 프로젝트에서의 단순함은 '더 나은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제가 믿는 '더 나은 디자인'의 앱(제품)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수많은 훌륭한 앱들과 경쟁해보고 싶습니다(끝).



스케줄러:

https://apps.apple.com/kr/app/id646763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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