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undgraphy (1984)
지금부터 5-6년전쯤에 런칭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도쿄 패션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들 중에서는 아마도 들어보신 분도 계실듯한 ‘En Route’라는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nited Arrows, 이하 UA)의 브랜드가 있습니다.
UA의 이단아로 자칭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누마타 마사치카(沼田真親)씨가 En Route를 통해 제안하는 당시 ‘진정한 도쿄스러운 스타일’은 ‘패션과 스포츠를 같은 감성으로 즐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컨셉은 ‘Wearable Tokyo’. 가장 역량을 기울였던 것은 ‘조깅’이었어요. 이 즈음부터 도쿄 곳곳에서 달리기 모임이 활성화 되었고, 매장들은 락커와 샤워 시설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 굴지의 조깅 스팟인 코우쿄(皇居) 주변인 마루노우치(丸の内)나 긴자(銀座)에서 그런 매장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누마타 씨가 En Route 관련 작업으로 여름철 달리기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고른적이 있어요. Char, Ikkubaru, Suchmos 등 1970-80년대 도쿄에서 등장한 새로운 음악에 연관성이 깊은 음악들이 등장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추천하는 한 곡이 바로 카시오페아(カシオペア)의 ASAYAKE(朝焼け)였어요.
“이미 사라져버린 표현으로 생각되는 퓨전(이라는 장르가 80년대에는 있었어요)에서 상당히 유명한 곡입니다!(웃음) 저희 세대는 이 곡의 인트로 리프를 듣는 것만으로 단숨에 트로피컬 분위기의 여름으로 빠져들기 때문에 달리기를 할때 저도 모르게 팔을 가볍게 흔들게 됩니다.” (누마타)
그런 음악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은 시티팝 열풍에 카시오페아를 어느 정도 설명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1980년대의 많은 부분에서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The Soundgraphy 앨범은 1984년에 그들이 유럽 진출을 위해 만든 베스트 성격 앨범입니다. 이후 1984년 7월 8일에 참가한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와 카시오페아만의 라인업으로 오후, 저녁 시간대의 2회 공연으로 구성되었다는 에피소드는 팬들에게도 유명하기도 해요. 결국 1980년대의 카시오페아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라이브 투어를 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 시절에 연주 했던 곡들이 들어있는 앨범이에요.
참고로 커버 아트웍의 일러스트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작품 일러스트로 유명한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가 담당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