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야반가성 13회 : Happy Birthday, Leslie!
올해는 유난히 빨리 돌아온다 생각했던 4월 1일이 지나고, 눈 한 번 깜빡했을 뿐인 것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9월 12일이다. 해마다 9월 12일이 지나고 나면 머지않아 연말이 다가오곤 했기에, 9월 12일은 기쁜 축하의 날인 동시에 나에게는 '동절기의 시작점'처럼 여겨지는 날이기도 하다. 흔히 패딩점퍼는 '한글날 꺼내서 어린이날에 넣는다'는 말이 있다. 이걸 내 식으로 바꾸자면, '나의 (심정적) 겨울은 9월 12일에 시작되어 4월 1일에 끝난다'라고 할 수 있겠다.
올해 9월 12일은 일요일이다. 그리고 격주 일요일마다 본방송이 나가는 <그대와 야반가성>의 13회 방송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처음 일요일 밤 10시 편성을 받았을 때 내심 상당히 투덜거렸었다. 4월 1일에 딱 맞춰서 방송을 시작하고 싶었기에, 첫 미팅 때부터 "시간은 늦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목요일 방송을 원한다"고 목놓아 외쳤던 터. 하지만 내 간절한 소망과는 달리 일요일 밤 10시로 편성을 받았다. 목요일 편성을 받아보겠다고 편성 담당 피디님께 읍소도 해보고 살짝 드러누워 보기도 했지만, 한 번 결정된 편성을 뒤집는 것은 그야말로 대공사. 그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고집을 부리다 결국 3월 28일, 일요일 밤 10시에 <그대와 야반가성>은 첫 전파를 탔다.
그렇게 첫 방송이 나갔을 시점에서 바라본 9월은 너무나도 먼 곳에 있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8월의 어느 날 다음 방송 준비를 위해 달력을 뒤적이는데, 어머나 세상에! 본방송과 레슬리의 생일이 같은 날이었다. 그 사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4월 1일 첫 방송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다 이런 큰 뜻이 있었기 때문이었어!'라며 이 세상 감격과 주접은 혼자 다 떨었던 그 밤이 지금도 선연하다.
그리고 9월 12일 방송을 위해 나름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좀 무모한 프로젝트일 수 있으나, '장국영의 대표곡과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 / 나만의 명곡이라는 의미)'를 선정하는 설문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늘 한국 팬들이 가장 애정하는 레슬리의 노래가 무엇일지 궁금했기에, 이 기회를 빌어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보고 싶었다. 모든 노래 한 곡 한 곡이 모두 소중하지만, 한국에 있는 팬들이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대표곡과 숨은 명곡이 무엇인지 정리해보고 싶었다.
설문은 중복참여 제외 총 211분이 참여해주셨고, 한 분 당 3곡을 입력할 수 있기에 각 부문당 결과는 총 633표를 집계한 결과이다. 이 결과는 <그대와 야반가성> 13회 방송에서도 공개되었는데, 대표곡과 숨듣명 도합 198곡에 달하는 곡을 하나씩 호명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실수가 너무 많았다. 순위를 잘 못 이야기한 경우도 있고, 제목을 잘 못 읽은 경우도 있고, 동일 순위의 곡 수를 잘 못 언급한 경우도 있었다. 준비해 간 대본을 읽은 것인데도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회차는 '분량'과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욕심을 부리다 보니 대본 분량만 봐도 1시간을 상회할 것이 자명해 보였다. 평소에는 회차당 A4지 10장의 대본을 쓰는데 반해, 이번에 완성된 대본은 장장 15장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대본을 수정해도 더는 줄일 곳이 없어서 일단 녹음을 하고 보니.. 가편집본의 길이는 무려 1시간 40분이었다. 차라리 2시간 정도 분량이 나왔다면 2시간 특집으로 해달라고 떼라도 써봤을 텐데, 너무 애매한 분량이 나와버렸다. 애초에 2시간 특집으로 준비했어야 했다는 것을 너무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결국 중간중간 멘트를 (숭덩숭덩) 덜어내고, 음악도 1절 이후는 자르고 해서 겨우 1시간 방송 분량에 맞췄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순위권 곡들도 잘라내지 않고 끝까지 다 들어보고 싶고, 또 소개하고픈 사연도 더더더 많았다. 그래서 한 번 더 하면 이번엔 되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비록 미숙했어도 2021년의 9월 12일을 많은 분들과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격스럽고, 또 영광이라는 말씀을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전하고 싶다.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총 43곡이 집계되었고, 當年情(당년정)이 1위를 차지했다.
설문 초반에는 無心睡眠 (무심수면)과 Monica가 선두를 다투었는데, 그 뒤를 風繼續吹(풍계속취)와 當年情(당년정)이 따르고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當年情(당년정)이 압도적인 표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當年情(당년정)은 장국영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곡이기에, 어쩌면 이 곡의 1등은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진 결과였을 수도 있겠다.
의외인 것은 대표곡 Top 10은 2곡을 제외하면 모두 80년대에 발표한 곡이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80년대는 레슬리의 가수 전성기 시절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11위. 爲你鍾情 (위니종정)
12위. 月亮代表我的心 (월량대표아적심)
13위. 左右手 (좌우수)
倩女幽魂 (천녀유혼)
15위. 夜半歌聲 (야반가성)
紅 (홍)
17위. 當愛已成往事 (당애이성왕사)
今生今世 (금생금세)
19위. 由零開始 (유령개시)
有心人 (유심인)
21위. 共同渡過 (공동도과)
22위. 春夏秋冬 (춘하추동)
23위. 少女心事 (소녀심사)
沈默是金 (침묵시금)
25위. 大熱 (대열)
陪你倒數 (배니도수)
不羈的風 (불기적풍)
想你 (상니)
千千闕歌 (천천궐가)
玻璃之情 (파리지정)
Thank you
32위. 拒絶再玩 (거절재완)
童年時 (동년시)
明星 (명성)
柔情蜜意 (유정밀의)
寂寞夜晩 (적막야만)
從未可以 (종미가이)
被愛 (피애)
紅顔白髮 (홍안백발)
From now on / feat. 임억련
H2O
Miss you much
Tonight and forever
총 155곡이 집계되었다. 초반에는 이렇다 할 선두그룹이 형성되지 않아서, 의미 있는 결과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던 부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숨.듣.명이라는 부문의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곡들이 집계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순위권에 80년대 곡은 4곡뿐이라는 것이다. 방송에서 말씀드렸듯, 인기가수라기보다는 아티스트로서의 완성기에 접어든 90년대와 2000년에 발표한 곡들이 월등히 많았다.
그리고 양쪽 부문 모두 10위 권 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곡은 我(아)와 Monica 두 곡이다. 두 곡 간의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이 또한 매우 흥미로운 결과였다.
12위. 月亮代表我的心 (월량대표아적심)
千千闕歌 (천천궐가)
14위. 無心睡眠 (무심수면)
風繼續吹 (풍계속취)
風再起時 (풍재기시)
17위. 追 (추)
Love like magic
19위. 儂本多情 (농본다정)
明星 (명성)
沒有愛 (몰유애)
心跳呼吸正常 (심도호흡정상)
American Pie
24위. 陪你倒數 (배니도수)
別話 (별화)
少女心事 (소녀심사)
小明星 (소명성)
我願意 (아원의)
作伴 (작반)
情難自控 (정난자공)
Tonight and forever
32위. 拒絶再玩 (거절재완)
濃情 (농정)
當愛已成往事 (당애이성왕사)
大熱 (대열)
無需要太多 (무수요태다)
飛機師的風衣 (비기사적풍의)
身邊有人 (신변유인)
柔情蜜意 (유정밀의)
左右手 (좌우수)
側面 (측면)
枕頭 (침두)
今生今世 (금생금세)
Dreaming
From now on / feat. 임억련
To you
47위. 當年情 (당년정)
兜風心情 (두풍심정) / feat. 백안니
不羈的風 (불기적풍)
想你 (상니)
雪中情 (설중정)
爲你鍾情 (위니종정)
一張笑臉 (일장소검)
這些年來 (저사년래)
從不知 (종부지)
只怕不再遇上 (지파부재우상) / feat. 진결영
倩女幽魂 (천녀유혼)
貼身 (첩신)
被愛 (피애)
I honestly love you
Miracle / feat. 맥결문
62위. 敢愛 (감애)
共同渡過 (공동도과)
夠了 (구료)
路過蜻蜓 (로과청정)
放蕩 (방탕)
似水流年 (사수유년)
燕子的故事 (연자적고사)
怨男 (원남)
月正亮 (월정량)
最冷一天 (최냉일천)
偸情 (투정)
何去何從之阿飛正傳 (하거하종지아비정전)
紅顔白髮 (홍안백발)
75위. 怪你過份美麗 (괴니과분미려)
挪亞方舟 (나아방주)
妳在何地 (니재하지)
童年時 (동년시)
眉來眼去 (미래안거) / feat. 신효기
未來之歌 (미래지가)
奔向未來日子 (분향미래일자)
誰令你心痴 (수령니심치)
深情相擁 (심정상옹) / feat. 신효기
心中只有你 (심중지유니)
愛情離合器 (애정리합기)
烈火燈蛾 (열화등아)
為誰瘋癲 (위수풍전)
意猶未盡 (의유미진)
一輩子失去了你 (일배자실거료니)
一片痴 (일편치)
滴汗 (적한)
第一次 (제일차)
知道愛 (지도애)
紙船 (지선)
沈默是金 (침묵시금)
偏心 (편심)
黑色午夜 (흑색오야)
A thousand dreams of you
Even now
H2O
Hot Summer
Miss you much
103위. 可否多一吻 (가부다일문)
可人兒 (가인아)
繼續跳舞 (계속도무)
藍色憂鬱 (남색우울)
你我之間 (니아지간)
你的一切 (니적일체)
當眞就好 (당진취호) / feat. 진숙화
沒有煙總有花 (몰유연총유화)
夢到內河 (몽도내하)
夢裡藍天 (몽리남천)
無形鎖扣 (무형쇄구)
芳華絶代 (방화절대)
分手 (분수)
不想擁抱我的人 (불상옹포아적인)
需要你 (수요니)
始終會幸運 (시종회행운)
失散的影子 (실산적영자)
十號風球 (십호풍구)
胭脂扣 (연지구)
熱辣辣 (열랄랄)
熱情的沙漠 (열정적사막)
雨中的浪漫 (우중적낭만)
冤家 (원가)
願你決定 (원니결정)
流浪 (유랑)
有誰共鳴 (유수공명)
這是愛 (저시애)
寂寞夜晩 (적막야만)
全賴有你 (전뢰유니)
電風扇 (전풍선)
絶不可以 (절부가이)
從未可以 (종미가이)
至少還有你 (지소환유니)
直到世界沒有愛情 (직도세계몰유애정)
痴心的我 (치심적아)
打開信箱 (타개신상)
透明的你 (투명적니)
紅蝴蝶 (홍호접)
Always on my mind
Boulevard of broken dreams
Everybody
Forever愛你 (Forever애니)
Hey! 不要玩 (Hey! 불요완)
I like dreaming
Just the way you are
Love me more
My God
New york New york (*이 곡의 출처를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 드립니다)
Stand up
Stories
Thank you
Undercover angel
We are all al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