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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Aug 26. 2024

이번주 디즈니플러스 추천작-<아메리칸 호러스토리 시즌2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2:정신 병원


공포 영화 애호가라면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리즈를 모를 수 없다. FX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는 '도시 괴담'을 필두로 수천수백 가지의 다양한 괴담과 루머와 실화 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포물을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제작해오고 있다. 라이언 머피 감독을 필두로 현재 시즌 12까지 방영되었으며 앞으로 2, 3개의 시즌을 더 제작한 이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대장정을 마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확실하지 않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는 앞서 말했듯 공포 영화 매니아들을 포함해 장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만족시켜왔고 그 역사가 오래된 시리즈인 만큼, 항상 새로운 시즌의 제작 소식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시즌 1부터 시즌 12까지 지켜본 결과 개인적으로 애호하는 시리즈가 있고, 더불어 공포영화/드라마사에 길이 남을 만큼 명작이자 필수 교양(!)인 시즌이 제법 있는데 그동안 이곳에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 대해 한 번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래서 이 시리즈 내에서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명작으로 남을 만한 몇 가지 수작 시즌을 주기적으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중 가장 첫 번째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아메리칸 호러스토리>의 두 번째 시즌인 '정신병원'이 되겠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정신병원>은 이 시리즈의 존재 이유이자 전 시즌을 통틀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시리즈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며, '브라이어클리프'라는 가톨릭교 산하의 폐쇄병동을 소재로 한다. 흔히 '정신 병동'을 떠올리면 떠오르는 무수한 괴담과 실화들을 적절히 버무려 놓은 이야기다. 수상한 병동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하다가 우연히 이 병동에 갇히게 된 기자 '라나 윈터스(사라 폴슨)'와 병동의 운영자이자 간부인 '주드 수녀(제시카 랭)', 그리고 이 병동의 손님으로 방문하게 되는 드레드슨 박사(자커리 퀸토)가 이 이야기의 골자를 끌고 나가고 있지만, 그밖에 병동 내의 수상한 박사(아서 아덴 역의 제임스 크롬웰), 초반 에피소드의 주역으로 작용하며 역시 정신병동의 환자인 키트(에벤 피터스), 어떤 사건을 계기로 돌변하게 되는 유니스 수녀(릴리 레이브) 등 주연과 조연의 무궁무진한 에피소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극이 전개되는 주요 장소는 정신병동이지만 이 사건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가장 큰 소재는 '연쇄살인마'로, 여성들의 피부를 산 채로 벗겨내는 살인마 '블러디 페이스'에 대한 불안감이 시즌 전반에 은은하게 깔려있는 공포를 담당한다. 후에 이 '블러디페이스'이자 마을을 공포에 떨게 만든 연쇄살인마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살인범의 얼굴이 밝혀지고 살인 동기들이 명확하게 밝혀지면서 사건이 해소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는 스토리의 전개를 이룬다. 그렇기에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정신병원>은 유령이나 악마, 혹은 어떤 거대학 악의에 대해 깊게 다루는 동시에 지독히 불쾌할 정도로 바닥 그 자체를 보여주는 인간 군상에 대해서 아주 신랄하고 악독하게 물고 늘어지는 서사와 장면들로 가득하다.


직전의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에 쏟아졌던 찬사와 신선함을 뛰어넘어 시즌 최고 강자로 군림하게 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정신병원>은, 충격적인 공포물을 선사하는 것을 한층 뛰어넘어 사회 전반에 녹아있는 다양한 문제들도 이 안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에 녹아있는 비명과 피 범벅, 그리고 우울하고 음습하며 어두운 분위기와 이를 전부 한데 모이게 만드는 인간들의 광기가 가장 큰 볼거리지만, 이를 거의 잡탕 범벅인 주조연 소재(연쇄살인, 외계인의 납치, 인체실험, 나치 전범의 고발, 사이코패스, 악령의 빙의 등)들과 적절히 접목시켜 하나의 커다란 줄기를 생성해내고 있다는 데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시즌1에 열광하던 호러팬들을 위해 시즌 1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기존과는 다른 역에 배치해(이는 플래너건 감독이 자주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제시카 랭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퀸'이라 불릴 정도로 이 두 번째 시즌에서 그 후광을 충분히 드러냈다. '라나'를 연기한 사라 폴슨은 이후 시리즈에도 주조연을 맡았으며, 이 시리즈의 제작자인 라이언 머피가 초반부를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래치드>까지 세계관을 확장한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정신병원>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리즈 중 단 하나만을 봐야 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바로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수작이며, 공포 영화사에도 길이 남을 명작 드라마 중 하나다. 시즌에 시즌을 거듭해 현재까지 공개된 마지막 시즌이 가히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요즈음의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돌아볼 때, '구관이 명관'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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