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D Dec 26. 2018

성취기준에 대한 맹신, 그 위험성

성취기준을 바로 보면 사용법이 보입니다.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기 위해서는 성취기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성취기준은 “수업이나 평가에서 실질적인 기준이나 지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내용을 분석하여 상세화한 목표나 내용의 진술문”으로 정의될 수 있다. 정의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과정 내용’을 수업이나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 위해 재구성하여 만든 것이다. 이처럼 성취기준은 수업이나 평가에서 실질적인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사수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하는 교사라면 누구나 만들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성취기준, 너 어디서 왔니?


제5차 교육과정까지는 중앙집권적 교육과정 운영 시기로, 단위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교육과정을 국가에서 다 결정하였고, 단위학교에서는 교과서의 형태로 대한민국의 어느 학교에서나 똑같은 내용으로 수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과정 결정의 분권화가 이루어진 제6차 교육과정 기부터, 지역적 특성, 학교의 환경, 학생들의 능력과 수준이 고려된 단위학교별 교육과정 운영이 이루어지게 된다.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자율적이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 운영되는데, 그 교육과정 운영의 실질적인 기준이나 지침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성취기준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제7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성취기준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다. 물론 이때의 성취기준은 교육과정 문서상에 원문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위학교별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의 기준과 지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수준 교육과정 내용을 바탕으로 선생님들이 재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국가수준 교육과정 내용을 바탕으로 성취기준을 재구성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학교 단위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주어졌지만, 대부분 선생님들은 형식적인 문서상 교육과정을 작성할 뿐, 실제 수업은 교과서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성취기준을 만들 생각도, 그리고 교수·학습이나 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할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제7차 교육과정, 2007 개정 교육과정,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교사들의 필요에 의해서 직접 만들어 사용되어야 할 성취기준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교사수준 교육과정 구성을 돕기 위해 교육과정 도움자료의 형식으로 만들어서 보급하게 된다. 성취기준 제작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조치라고 이해된다.


성취기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드디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성취기준이라는 용어가 교육과정 원문에 수록이 된다. 그래서 더 이상 수정 및 재구성의 대상이 될 수 없게 된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 성취기준이라는 말이 수록되어 우리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방향에 성취기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평가준거 성취기준을 도입하여 실제 평가의 상황에서 준거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재구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즉 교사들이 교육과정 문서의 성취기준을 그대로 구체적인 평가 활동을 위한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 다소 포괄적이거나 모호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학생 입장에서는 무엇을 공부하고 성취해야 하는지, 교사 입장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욱 명료한 안내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과정문서의 성취기준을 재구성한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재구성하는 것은 가능할까?


이에 대해 각 시도에서 다른 해석을 하기도 하였으나 대체로 재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최근 교육과정평가원(www.kice.re.kr)에 올라온 답변을 살펴보자.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열린마당-묻고 답하기

http://www.kice.re.kr/boardCnts/view.do?boardID=10013&boardSeq=5024077&lev=0&m=040202&searchType=S&statusYN=C&page=1&s=kice>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되어 있는 성취기준은 순서를 바꾸어 지도하거나 다른 영역/교과의 성취기준과 연계하여 지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취기준이 제시되어 있는 학년군 내에서의 학생들의 수준, 지역과 학교의 여건 등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재해석하거나 구체화하여 지도하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즉, 성취기준에 제시된 문구 또는 단어 자체를 변형시키시기보다는 이를 활용한 교수학습 및 평가의 다양한 재구성 및 해석을 권해드립니다. 교육과정 문서는 고시문이고, 법적 성격을 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성취기준이 임의 수정의 대상이 아니지만, 이 의미를 확대해석하여 성취기준을 문자 그대로 맹신하는 자세는 지양되어야 한다. 오히려 성취기준의 내용을 지역의 특수성, 학교의 환경, 학습자의 능력과 수준 등의 교육과정 구성 관점에 따라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교사 수준 교육과정 구성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2즐04-04] 여름에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한다.”라는 성취기준에서 교육과정 구성 관점에 따라,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여름놀이를 선정한다든지, “[2즐04-03] 여름에 볼 수 있는 동식물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감상한다.”라는 성취기준에서는 ‘표현하고’의 부분을 미술적인 표현 방법, 신체적인 표현 방법, 혹은 문자나 구술에 의한 표현방법 중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 성취기준을 대하는 적극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참고>

에듀큐스(2018). 교사 수준 교육과정. 북랩



매거진의 이전글 과정중심평가가 준 착각을 그래도 믿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