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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현 Jul 30. 2023

1| 고령화 사회에서
디지털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

[리뷰] MSV 임팩트 매거진 - 뉴스레터 68호 #시니어접근성


본 연재는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단행본 및 뉴스레터를 읽고 든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리뷰 콘텐츠입니다. MSV시리즈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현장 취재, 통계,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신체, 감각, 인지 활동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궁극적으로 포용력을 지닌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꿉니다. 연재글은 MSV 임팩트 메이커스 2기 활동으로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2022년 초 시골로 이사를 왔다. 시골이라는 두 글자로 내가 사는 동네를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길가를 걷는 사람 중 절반은 두 발로 걷고, 절반은 네 발로 걷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유모차처럼 생긴 보행보조기를 밀면서 걷는다), 체감 평균 연령 70세인 동네라는 정도는 언급을 해둬야겠다. 뉴스레터 제목에 달린 '고령화 사회'를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니어 세대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노인들을 보면서 머지않아 노인이 될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자꾸만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다.  



'노인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오프라인 대면 서비스 이용 시 발생하는 비용이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데, 고령층에겐 디지털 장벽이 높아 이를 피할 수 없는 세금처럼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관공서 방문 후 문서 발급 비용이나 금융기관 방문 이용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대표적인 경우다. 

     - msv 임팩트레터 no.68 중



고령화 사회에서 디지털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를 다루는 이번 레터는 노인들이 감당해야 할 '손해'를 조명하고 있다. 인용문구에서 언급한 노인세, 즉 세금처럼 치러야 하는 각종 금융 및 행정 비용인 금전적인 손해도 발생하지만, 디지털 정보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치르는 건강 상의 손해도 심각하다고 말이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무인주문기 사용법 실습 교육 (출처: 한국일보)


그런데, 이런 무인주문기 키오스크 사용법도 디지털 문해력이라고 할 수 있나? 이번 레터를 읽으며 디지털 문해력 단어 정의를 훨씬 정확하게 숙지할 수 있었다. 디지털 정보를 읽고 쓸 줄 알면서 해당 정보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디지털 문해력이란 그보다 훨씬 포괄적인 능력을 짚고 있다. 



문해력이 읽고 쓰는 능력이라면,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며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이전까지 글로 된 지식을 얼마나 잘 습득하는지가 중요했다면, 디지털 세상은 그 이상을 요구한다.    

     - msv 임팩트레터 no.68 중



말하자면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서 내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포괄하는 개념이었다. 식당에서 무인주문기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지? 카카오택시를 이용해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지? 은행 어플을 이용해서 각종 공과금과 세금을 수납할 수 있는지?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소외된 노인들은 점점 디지털로 전환되는 세상에서 혼자서는 일상에 필요한 일조차 해결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사는 노인이라면 자식이나 손주들의 도움을 받아 어찌저찌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나가겠지만, 독거 노인이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령층은 어떻게 하지?


2020년 마스크 대란 때 마스크를 사려고 줄 선 시민들 (출처: 중앙일보)


디지털 문해력에서 소외된 고령층은 일상 생활의 불편, 그리고 경제적인 손해만 겪지 않는다. 레터는 2020년 코로나 마스크 대란 당시, 정부가 공적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공개하며 악국별 재고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앱을 내놓아 시민들이 헛걸음 하는 수고를 덜었다고 말한다. 단, 고령층만 제외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코로나 발병 사례, 정부 지침, 예방법, 치료법 등이 가장 빠르게 오가는 통로는 인터넷이었다. 그러면서 고령층의 디지털 문해력이 더 심각한 문제로 드러날 수 있었다고 한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는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기에 노인들을 디지털 환경으로 친절히 안내하려는 사회 각 분야의 노력도 등장한다. 고령층의 만성 질환에 특화된 디지털 건강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국 리봉고Livongo는 1:1 코치 시스템을 도입해 모바일 앱을 잘 이용하도록 돕고,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에버세이프 EverSafe는 고령층이 모바일 금융을 잘 사용하고 각종 금융 사기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한다. 소개된 사례들이 다 해외의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우리나라에는 어떤 노력이 있는지, 없어서 소개가 안 된 건지 혹은 있지만 발견되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아마 있겠지?)


 

평소 키오스크를 낯설어하는 노인들을 종종 스쳐갔는데, 그 장면을 정확한 통계와 사회 면면을 분석한 데이터로 더 세밀하게 들여다 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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