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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굳센바위 Feb 22. 2024

친환경제품 선택하는 방법 6

그린워싱을 주의하라.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다 보니 가짜 친환경도 증가하고 있다. 가짜 친환경을 국내 제도에서는 친환경 위장, 전 세계적으로는 그린워싱이라 부른다. 가짜 친환경은 소비자를 기만할 뿐만 아니라 녹색 시장 자체를 병들게 한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고 제대로 해보려는 기업의 의지를 꺾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가짜 친환경을 잘 구별할수록 제품 환경성을 기반으로 사회적 신뢰와 녹색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그린워싱의 의미와 구별법에 대하여

작성 : 성신여자대학교 청정융합에너지공학과 심은재


최근 그린워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 해(2022년 8월 1일~2023년 7월 31일) 동안 그린워싱 키워드가 포함되어 생성된 결과물은 1년 전과 5년 전보다 각각 60%, 65% 더 많아졌다. 기업을 상대로 한 그린워싱 소송도 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2023년 7월에 발간한 『국제 기후소송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2년에 기후와 관련된 그린워싱 소송은 4배 넘게 증가했다. 이처럼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져 가는 추세이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린워싱은 ‘green’과 ‘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기업이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적 특성을 허위 과장하여 광고·홍보·포장하는 행위로 

실제로는 환경에 나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제품을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것과 

친환경 경영이 아니지만 유사하게 보이도록 ‘친환경 이미지로 세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그린 워싱은 친환경 상품에 대한 수요, 그리고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많은 소비자와 투자자가 기후와 환경에 관련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기업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 자사의 제품과 비즈니스 방식이 다른 기업보다 더 낫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앞다투어 ‘에코’, ‘친환경’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마케팅을 하게 된다. 환경보호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친환경’이라 쓰인 제품을 구매하며 죄책감을 줄이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하여 그린워싱 기업들은 거짓된 환경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그런데 그린워싱에 대한 제도적 관리 수준이 체계를 갖추어 나가자 그린워싱 수법도 진화하여 개인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게 가짜와 진짜의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다. 


아래는 캐나다 친환경 컨설팅 기업인 TerraChoice(테라초이스)에서 제시한 그린워싱 기준이다. 테라초이스는 2007년 당시 북미 시장에서 1,080개의 친환경 홍보 제품 중에서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친환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The Six Sins of Greenwashing (그린워싱의 6가지 죄악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후 2010년에 1가지 죄악을 추가하여 7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Terra Choice, 2010, Sins of Greenwashing

소비자 입장에서 테라초이스가 제시한 7개 기준으로 워싱 여부를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보다 더 간단하고 쉽게 그린워싱을 구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준은 그린피스에서 제시하였는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497명의 시민과 함께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76개(2,886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소셜미디어에 나타나는 이들의 그린워싱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는 해당 기업 집단의 계열사들이 공식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의 게시물 중 2022년 4월 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1년간 게시된 이미지 게시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다. 

① 자연이미지 남용(Nature-rinsing)

울창한 숲에 서 있는 SUV처럼 광고에 푸르른 숲이나 투명한 바다 등 자연 이미지를 사용했지만 정작 제품과는 전혀 상관없는 경우. 특히 그런 이미지와 더불어 '친환경' 'ECO' '지구를 위한' 등의 문구를 사용한다면 빠져나갈 구멍 없는 그린워싱이다.

② 녹색 혁신 과장(Green Innovation)

친환경 및 저탄소 기술 개발과 혁신에 기여한다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면 이 역시 그린워싱이다. 물론 기업이 녹색 혁신을 하는 건 칭찬할만한 일이지만 100의 오염을 배출해 놓고는 0.01을 친환경적으로 바꿨다고 해서 '우리는 친환경'이라고 언급한다. 이런 타입의 경우 환경을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

③ 책임 전가 (Responsibility shift)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와 개인에 책임을 전가하는지 여부. 요즘 플로깅이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등 개인의 친환경 실천을 장려하는 이벤트가 증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기업인데, 개인이 변화하면 된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그린워싱의 판단 기준과 그 유형을 바탕으로 소비자인 우리가 위의 정보들을 알고 적용하기 위해 그린워싱의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1년 9월 28일 스타벅스 50주년과 커피의 날을 기념하며 리유저블 컵(다회용 컵)을 제공하는 '친환경' 행사를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리유저블 컵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져 제작 과정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 온실가스를 3.5배 더 배출할 것으로 추산되는 용기라고 한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일회용 컵 사용 절감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리유저블 컵 데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연합뉴스] 


다음 사례는 롯데 칠성음료의 ‘자연이미지 남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월 멸종위기종 황제펭귄, 해달 등을 플라스틱병 라벨에 삽입하며, “환경을 위한다 “고 했다. 사라져 가는 동물을 알리기 위해 멸종위기종 디자인을 라벨에 삽입했다는 설명만 있을 뿐,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페트병 쓰레기로 인해 해달, 바다표범, 펭귄과 같은 해양생물이 피해를 받는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출처 : 그린워싱 실태 시민 조사보고서 『소셜미디어로 침투한 대기업의 위장환경주의』

스타벅스와 롯데칠성음료 사례는 환경이슈를 이용한 전형적인 세일즈 전략으로 세일즈 전략의 목적인 매출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당연히 환경 부하나 소비자의 인식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 이슈에 이용하면서 실제적인 환경부하의 저감이나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외면한 경우 일반적으로 그린워싱이다. 

또 다른 사례는 삼성스토어의 ‘녹색혁신 과장’ 사례다. 정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임에도 자사가 만든 마크를 교묘하게 사용해 마치 공인기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으로 오인하게 만들었다. (하단에 작은 글씨로 ‘자사 마크’라고 기재했다.) 1회용 건전지를 쓰는 대신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리모컨을 강조하지만, 이미지 하단에 매우 작은 글씨로 ‘태양광 충전만으로는 사용 불가’라고 기재하고 USB-C타입 충전을 권장하고 있어 그린워싱 사례로 볼 수 있다. 출처 : 그린워싱 실태 시민 조사보고서 『소셜미디어로 침투한 대기업의 위장환경주의』


자연 이미지를 남용한 항공사 한진도 있다. 해시태그에 “#Eco-friendly”라고 명시했으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해외 배송사업을 홍보하면서 숲 속에 있는 비행기 이미지를 게재했다. IEA에 따르면, 2022년 석유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전년도에 비해 2.5%(2억 6800만 톤) 증가했고, 증가량의 절반은 항공산업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이는 그린워싱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그린 워싱 광고들을 접하게 된다. 우리가 이들을 구분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사항과 그린워싱 광고를 신고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소비자 24에서 제시한 친환경 표시‧광고에 대한 소비자 주의사항


(1) 모호한 용어 또는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

‘자연(nature)’, ‘그린(green)’, ‘에코(eco)’와 같은 용어는 좋은 단어지만 명확한 의미를 제공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2)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아야 한다. 

사업자의 환경 표시·광고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작은 글씨를 읽거나 회사 홈페이지에서 증거 확인이 필요하다. 제공된 정보가 구매하려는 제품 또는 서비스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환경 표시를 한번 더 확인해야 한다.

사업자는 제품·서비스가 환경에 좋다는 인상을 의도적으로 줄 수 있다. 사업자의 주장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체 설명을 확인하여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가 있는지 검토한다. 


(4) 환경 표현이 명확하고 구체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환경 표시·광고가 가리키는 부분이 정확히 무엇인지 살펴보고, 환경적 속성을 비교한 표시·광고가 있을 때 비교 내용·근거·방법 등이 사실에 입각하여 정확히 제시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5) 성분이나 과학적 근거가 최신 기준 정보인지, 적절한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업자가 제품의 신뢰도를 얻기 위해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표시·광고할 수 있다. 표시한 과학적 근거가 입증된 최신 내용인지, 적절한 기관에서 수행되었는지 확인한다. 


부당한 환경성 표시 · 광고 제보를 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고방법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녹색제품정보시스템 (https://ecosq.or.kr/) > 환경성 표시·광고 > 부당한 환경성 표시· 광고 신고 사이트로 들어가 신고서 양식을 다운로드하여 작성 후 신고 메일 계정인 greenwashing112@keiti.re.kr로 보내거나 사이트 내의 '신고하기' 버튼을 통해 신고하면 된다. 우수신고의 경우 최대 100만 원, 일반신고의 경우 최대 3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소비자는 제품이 친환경적인지, 기업이 제품을 판매할 때 그린 워싱 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하며 기업은 인류와 지구의 생태계가 계속 생존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참고문헌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워싱이 무엇일까요? 그린워싱에 대한 4가지 궁금증, 그린피스(2023)

Fs innovation,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그린워싱, [https://fsinnovation21.com/]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가짜 친환경, 그린워싱을 피할 수 있는 4가지 팁, 그린피스 (2022)

홍지연, 글로벌 그린워싱(Greenwashing) 사례 및 규제 강화, 2022-03호

정유진, (2023.03.01), 그린워싱의 속임수, 소비자를 조종하는 7가지 방법, 매드타임스(MADTimes) [http://www.madtimes.org/news/articleView.html?idxno=16810] 

박윤선·팀지구용, (2023.09.09), "친환경인 척"…대기업 '최악의 그린워싱' 광고는 [지구용],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9UM78UJQD]

전지윤, (2023.10.22), 글로벌, '그린워싱' 규제 강화... 국내 '허위 광고' 만연, 시장경제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3054]

이예랑, (2021.10.01), 친환경 마케팅의 함정 '그린워싱'...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논란, CEO스코어데일리 

그린피스, (2023), 그린워싱 실태 시민 조사보고서 『소셜미디어로 침투한 대기업의 위장환경주의』

김지선, (2023.08.18), 부당한 환경성 표시 · 광고 신고하고 '친환경 지킴이' 되자, 자투리경제 [https://www.jaturi.kr/news/articleView.html?idxno=1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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