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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진권EngineKwon Jan 30. 2022

두 아이 연태 요화 국제학교 등교 이야기

차이나는 삶-국제학교


격리 이후 아이들은 등교를 시작했다. 그리고 2주간 등교 후 베이징 동계 올림픽으로 앞두고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려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갑작스럽게 조기 방학이 결정되어 다시 집에 머물고 있다.


등하교길



​​연태에 있는 국제 학교

산동성 연태 개발구에는 '요화 학교(Yew Wah international Education School)와 '화성 국제 학교(Huasheng international school) '가 있다. ​몇 해 전에는 '세인트폴 학교'도 있었고, 출국을 준비 중이던 지난해에는 '미국 학교' 입학 담당자와 연락도 취했는데 그 사이 코로나의 영향으로 모두 폐교되고 현재 두 학교만 남아있다.


​요화 학교는 ‘영국 커리큘럼’을 따르고 화성 국제 학교는 ‘미국의 커리큘럼’을 따른다. 영국 대학과 미국 대학 입시에 IB, A Level, AP 등 요구되는 과정과 이수 조건이 다른 만큼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학년에게는 목표하는 대학에 따라 학교의 선택이 달라질 것이다. ​또한 학교, 학년 분위기에 따라 한국 학부모의 선호도도 매년 달라진다고 하는데 2021-2022학년도에 많은 한국 학생들이 화성 학교에 등록을 했고, 함께 부임한 주재원 자녀들 대부분 화성 학교에 입학을 했다.  

조와 흰 요화 국제 학교에 입학을 했다.  귀임 후 한국에서 학업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영국, 미국의 커리큘럼을 크게 비교하거나 고려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요화 학교에서는 영어와 중국어로 병행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중국어 습득의 기회가 클 거란 이유로 입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언어는 한 나라, 민족의 사고와 문화를 담고 있다.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언어의 한계가 내 사고의 한계이다’라는 말을 했듯이 보고 느끼는 감정, 생각이 언어로 표현될 때 사고는 정교해진다고 믿는다. 동북아, 한자문화권, 14억 인구, 지난 10년 동안 고도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고,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에서 생활을 하게 된 만큼 아이들이 중국어를 익히며 중국을 알아가길 바랬다.



요화 학교(Yew Wah international Education School)

요화 학교는 1905년 중국 학생의 국제교육을 위해 설립되었고 현재는 중국인과 외국인 학생이 함께 영어와 중국어를 병행해 국제 교육을 받는 학교이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은 차별화 된 명문 교육을 받기 위해 입학한 아이들로 그들에게는 ‘중국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bilingual) 중국 사립학교’라고 하면 의미 전달이 쉽지 않을까 싶다.


​홍콩, 베이징, 상해, 충칭, 선전, 청도, 르자오, 통샹, 광저우(Beijing, Shanghai, chongqing, Shenzhen, Qingdao, Rizhao, Tongxiang, Guangzhou) 미국 실리콘 밸리, 영국 써머셋에 캠퍼스가 있다. ​​현지 학교를 보낼 모험심이나 용기는 없었던 만큼 요화 학교가 현지 언어를 습득하는데 최선이라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현지 언어 습득력이 성인보다 빠른 만큼 한자 까막눈에 서바이벌 중국어를 구사하는 엄마 아빠의 흔한 일상에 도움도 받고 싶은 사심도 작게는 있었다.

영어 외에 중국어로 진행되는 학과목은 중국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은 A반, 외국인 학생들은 B반으로 구별되어 수업을 받는다. 현지어 구사력이 뛰어난 외국인 학생들이 중국 학생들과 A반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3, 1학년 2학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요화 학교에 온 조와 흰 이곳에서 4, 2학년의 1학기 기말고사 앞두고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학교 입학 3주 미만 학생은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어 시험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첫 등교일

아이들이 새로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거라 믿는다면서도 나란 엄마는 아이들 첫 등교일 잠을 참 많이도 설쳤다. 오전 7시 50분에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아이들을 노란 스쿨버스에 태워 보냈다.​ 1교시는 8:30에 시작되고 한 타임당 수업시간은 40분씩으로 총 7교시의 수업을 3:20분에 마치고 셔틀로 귀가하면 4시가 된다.

​​

조와 희가 학교생활에 심리적으로 안정하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한국에서 영어책 읽어 온 게 도움이 되었는지 두 아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원하는 만큼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제한이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오랜만에 또래 집단과 어울리게 되었고, 한국 친구들이 반겨주고 챙겨 준 만큼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며 학교 생활이 즐거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하교 때 2학년인 희의 모습은 여느 때와 같았지만 4학년인 조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복병은 한국에서 중국어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왔는데 4학년은 예상외로 중국어로 진행되는 교과목- 도덕, 컴퓨터, 미술, 음악 등 -이 많단다. 익숙지 않은 소리인지와 의미 해독으로 뇌기능이 과부하가 걸렸는지 하교 후 큰아이는 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결혼 전 베이징에서 중국어를 배울 때 두통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지내오던 뇌가 중국어 소리에 반응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머릿속이 소란스러웠고 두통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경험이 있었던 만큼 아이들에게 미리 두통의 가능성을 알려주고 당연한 증상이라 인지시켜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민한 편이기도 하고 밖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동생을 챙기고, 잔소리도 하며 오빠 노릇을 하는 조가 낯선 환경에서 상황 판단하고 적응하느라 꽤나 신경을 썼을 거다. 본인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학교 분위기 파악이 끝났는지 등교 3일째 두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동시에 하교 시간이 이른 한국의 학교생활을 비교하며 그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잊고 이곳 생활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아이들도 학교 생활 중 알게 모르게 느끼는 소소한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있을 법도 한데 이곳에서 잘 적응해 생활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고맙다.


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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