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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마우스 Oct 04. 2018

학생 간호사로 사는 삶

-세상에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

 지금의 나는 간호학과 4학년으로 살고있다.  "간호사"라는 단어에 대해 수 많은 이야기들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또 내가 어떻게 이 길을 걷고 있는지 꼭 들려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 속에서 나의 브런치 글 첫 주제는 학생 간호사로 사는 삶이다


"학생간호사? 실습생들 말하는건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생각일 것이다.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지만 실은 백의의 전사인 간호사가 되기위해 간호학생들은 1000시간 이상의 실습을 해야 국가고시에 응할 자격이 주어진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내 대학동기들 중 몇명은 이 실습과정 중 휴학을 하게 됬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소중한 동기들도 많다.


"실습 가서 뭘 하길래 그래? 다른 직업들도 다 힘들어 그 정도 자신 없으면 간호학과 오질 말았어야지"

-내가 떠나간 동기들에 마음 아파하고 가끔 실습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실습생은 간호사의 3교대 D(데이),E(이브닝),N(나이트)를 경험하는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실습일정은 간호사들 근무표 처럼 자신이 해당하는 근무 시간이 나와있다.

그 시간동안 하루에 9시간 정도를 간호사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환자분들을 경험하고 질병과 간호 그리고 병원과 간호조직의 문화를 처음으로 보게된다.


실습 후에는 실습과목에서 주어지는 환자사례 연구 과제,의학용어,이론퀴즈,간호 술기등의 빡빡한 과제들이 쉴틈없이 이어진다. 나 역시도 퉁퉁붓고 피곤한 다리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늘 집에 와서는 10분 안에 저녁을 해결하고 늦은 새벽까지 책과 노트북에 파묻히는 삶을 보내고 있다.


그럼 소중한 동기들이 떠나간 이유가 이런것일까? 사실 난 육체적으로 힘들고 과제에 지치는건 옆에서 소중한 동기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기게 버텨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떠나는건 다른 이유다.

내가 2년간 실습을 하면서 몇번의 회의감과 슬럼프가 들 때가 있었는데 그에 관한 몇가지 이야기를 하고자한다.


간호학생이 간호사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무엇일까?

"학생 지금도 안 늦었어. 얼른 도망가"

나는 2년간의 실습을 하면서 수많은 병동과 중환자실을 실습했는데 한 실습 부서에서 이 말을 2주동안 각각 다른 선생님들께 4~5번씩 들었던 것 같다.


전쟁터 같은 임상에서 매일을 백의의 전사로 보내고 있는 나의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그들과 같은 꿈을 꾸는 새싹들에게 도망가라고 한다..이건 어떤 의미일까...


처음 실습나갔을때는 일이 힘들어서 그러신가보다 하고 웃어넘겼다. 그런데 "이 길 들어서면 인생 힘들어져, 처음부터 병원말고 다른 길 찾아봐, 뭐하러 이 힘든일을해 정말 안 했으면 좋겠어 너의 인생 구제 차원에서.."등등의 말을 들으니 점점 간절한 꿈을 가진 내 마음이 흔들리고 아파오는 시간이 찾아왔다. 더불어 뉴스에 나오는 "태움"은 실제 현장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였다.


"정말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간호학생이라면 이 질문을 수천번은 스스로에게 더 했으리라고 여긴다.


이 질문에 자신만의 확고한 의지나 답을 구하지 못하고 점점 방황의 길로 들어서 고민하다가 휴학 후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정말 많다고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지독한 가난과 늘 병마와 싸우는 나의 가족들을 위해 죽도록 공부해서 꿈을 쫓았던 처음의 열정을 늘 생각하며 그 수많은 회의감의 질문을 뿌리쳐 냈던것 같다.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20대를 위한 거짓말 3종 세트가 있다고 한다.

"대학가면 살빠진다, 대학가면 연애 실컷 한다, 대학가면 예뻐진다."

고3에 연이은 재수까지 한 나는 대학에 가면 어떤것을 할지 생각하는 걸로 힘듦과 외로움을 버텨내곤 했었다.

 그러나 간호학생이 되고나니 늘 수업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9시부터 6시까지 가득했고 1000시간의 실습 후 집으로 돌아가는길에는 캠퍼스의 즐거움과 낭만을 누리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들과 실습 후 지쳐 머리망도 채 풀지 못한채 집을 향하는 나의 모습이 비교되어 그들을 부러워하며 눈물 흘린적도 있다.


아팠을때 주저없이 향하는 병원. 그리고  그 곳에는 환자곁을 가장 오래지키고 가장 잘 알려고 노력하는 간호사가 있다. 그들은 모두 학창시절을 이렇게 치열하게 보낸다. 학생간호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종종 글로 쓸것이고 내년부터는 취직한 병원에서 간호사로서의 삶을 쓰고자한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병원에서 간호사와 학생간호사를 본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는 아니여도 그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노력해 주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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