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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마우스 Oct 26. 2018

TO. 자살을 생각하는 너에게

감히 용기내어 전하는 위로의 편지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가장 자살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 1위라고 한다. 정말 불명예스러운 1위이지만 이 말을 중고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나는 자살에 대해 직접적으로 많이 발생한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대학을 와서 실습을 나가보니 응급실에서는 말로만 듣던 다리 위 투신자살, 연탄불을 이용한 자살, 수면제 과다복용, 칼로 손목을 긋거나 목을 메어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까지 상상초월로 많은 사람들이 자살기도로 인해 병원으로 입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친구나 지인이 "아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다."라는 말을 할 때면 정말 힘이 든다는 걸 말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단정지었지만, 실습을 하고 수 많은 사례들을 보면서 요즘 누군가가 나에게 "아..진짜 죽겠네. 너무 힘들어.못 살겠어."라고 말한다면 무슨 일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서 들어주게 되었다.


그리고 감히 용기 내어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서툰 글 솜씨이지만 작은 위로와 희망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TO. 자살을 생각하는 너에게..

오늘도 길고 긴 하루를 버티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지? 요즘 하는 일마다 되는 일도 없고, 사람들은 모두 날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주변 사람들은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 것 같고, 이러다 내 인생 전부가 꼬여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하루..잘 이겨내느라고 너무 너무 수고했어.

혹시 너무 너무 견딜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어서 오늘 밤 잠이 들어서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니? 구체적인 방법까지 생각했다면 잠깐 시간을 내서 내 이야기 들어보는건 어때?

사실 말야 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늘 행복한 일만 있었던건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행복했던 순간은 짧고 힘들었던 기억은 길게 느껴져. 지금 내 현재보다 과거가 더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지금이 하나도 힘들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하지.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넉넉하지 않은 집에서 성공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로 인해 무엇이든 1등을 해야하고 어떤 것이든 잘 해내야하고 꼭 좋은 대학에 가야지 성공한 인생이라고 단정지으면서 살았어.

때문에 1등을 하지 못 할 때나 원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정말 낙담했지. 실제로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꽤 잘하는 편에 속했어. 하지만 수능을 크게 망쳤고 수능 당일 가채점을 해 본 나는 어려운 형편에 재수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어.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수능, 입시 단 두 가지만 보고 살았기 때문에 수능의 실패는 나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어. 엉덩이에 땀띠가 나도록 앉아 있고, 책상에는 늘 약봉지가 가득했었고,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보고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는데 원치 않은 결과가 나오니 난 실패자고 내 인생은 다 망가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에 재수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성공하지 못 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단 한 번도 밤에 잠을 푹 자본 느낌을 대학이 붙기 전까지 받아본 적이 없어. 정말 두려웠고 정말 속상했고, 다들 각자의 대학을 찾아 떠나는 친구들을 보니 친구를 만날 용기도 잘 나지 않았지. 정말이지 공부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살면서 가장 많이 해봤던 시기였어. 그랬던 내가 마음을 다 잡고 다시 한 번 도전하여 입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친한 친구가 고등학교 졸업 할때 쯤 나에게 써 준 편지 한통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

"원래 진짜 주인공은 늘 고생을 많이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그렇게 가엾고 비련할 수가 없잖아. 근데 말야 결론은 해피엔딩이야. 난 니가 그럴거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보다 좀 늦어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될 수 밖에 없어. 성공할거야. 힘내"

그리고 방황하는 마음을 다잡을 겸 좋아하던 한비야의 책을 읽었는데 이런 문구가 마음을 쿵 하고 울림을 줬어.

"이 세상 끝, 절벽 앞 100m. 더 이상 가면 위험할 것 같은데 자꾸 나보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절벽 앞 50m,30m,5m.. 이제 한 발만 더 내딛으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누군가 뒤에서 나를 밀어낸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공포의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에게 숨겨진 날개가 있었음을.."

살아가면서 극한의 우울함과 극한의 힘든 상황들이 겹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 그 끝에 너의 날개가 펼쳐 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 번 더 용기내고 한 번 더 힘을 내보는 건 어떨까? 숨겨진 날개가 펼쳐지기 위한 과정일 수 도 있는데, 날개를 펼치기도 전에 끝내버린다면 너무 안타깝고 슬프지 않을까?


대학에 오고 나니 중고등학교와는 다른 인간 관계들이 많아지고 다양한 인간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기 시작했어. 더불어 내가 선택한 직종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뉴스에 크게 보도 되면서 정말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나기 시작했지.

그런 나는 대학에 와서 이전과 달리 1등하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지 않고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 너에게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이니?

대학을 다니며 심리학과 정신간호학을 들으며 자기분석을 하게 됬는데 나는 자존심은 세고 자존감은 그리 높지 않은 아이었어. 이전까지 내가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생각해보니 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분 없이 살아서 그렇게 생각했던 거였어. 이 사실을 알게 된 후로 나는 행복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만들었어.


1.넓고 많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려고 불필요한 에너지 쏟지 않기. 지금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매 순간 더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쌓으려고 노력할 것.

2. 1등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해서 강박적으로 노력하던 것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즐길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태도를 가지기.

3.모든 면에서 완벽하려고 하지 않기.

나의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고, 강점을 살려 행복을 추구하려고 하기.

4.감정을 담아두지 말고 표현하기. 다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지 않기.

5.나 스스로를 칭찬하기. 나를 위해 내가 나에게 선물을 해주기.


이렇게 행복의 원칙을 정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원칙들을 떠올리며 그 시간을 버텨내니 과거보다 훨씬 덜 힘들고 단단하게 이겨낼 수 있었어. 너도 남들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너만을 위한 행복의 원칙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너의 속마음에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도 않아. 내가 태어난 건 의미가 없어. 나는 무쓸모한 인간이야.

이런 생각이 가득하다면 이거 하나는 꼭 기억해 줬음 좋겠어.

"너의 가치를 만들고 결정하는 건 결국 너 자신이야. 주변 사람들이 평가하는 건 너의 일부만을 보고 평가하는 것일 뿐 그게 너의 전부일 수는 없어. 남들이 뭐라고 하던 너만의 인생을 즐기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땐 이겨내며 강해지면서 꼭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길 바래. 사람은 누구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고 , 힘든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야. 어두운 면을 보여줬다고 해서 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정말 힘이 들 때면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하고, 절대 너 자신과 인생의 가치를 그리고 이 삶을 포기 하지 않았으면해."


                                                                                                                               from. 미니마우스






*이미지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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