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만족을 쉽게 하지 않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한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 태도가 수준 높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러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이렇게 쉽게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어 수준 높은 결과를 만들어내곤 했다. 비록 그 과정에서 그 친구는 매우 힘들어했지만 그 결과는 그러한 고통을 다 잊게 해 줄 정도로 달콤했다.
나도 사람들이 말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내 주위 사람들은 놀라곤 한다. ‘네가 그런 성격이 있어? 의왼데?’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그냥 웃어넘긴다. 실제로 내 생활은 완벽주의라고 하기엔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설렁설렁하고 의욕적이지 않고 평균 수준으로 하려고 노력하지 내가 최고를 먹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과거에는 이렇지 않았다. 예전에는 무슨 일을 내가 한다고 하면 기준을 세웠다. 그리고 항상 내 기준은 내 능력과는 상관없이 높았다. 쉽게 예를 들면 내가 50쪽 정도의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가정하면 나의 목표는 항상 120쪽이었다. 물론 내가 충분한 시간을 투자한다면 120쪽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목표는 공부 쪽은 아니었기에.
비단 이런 것은 취미에만 적용되지 않았다. 나의 인간관계, 특히 가까운 친구나 애인과 같은 인간관계에 있어 특수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면 나의 완벽주의적 성향이 도드라지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고 사실 아직도 이 부분은 아직까지도 그러한 성향이 남아있다.
그럼 왜 내가 이러한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지만 그런 성향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나의 답변은 두 가지다.
1. 내 능력에 비해 내가 너무 높은 기준을 잡는다.
2. 그 기준을 달성하기까지 내가 나를 너무 몰아세운다.
첫 번째는 앞에서 설명했기 때문에 넘어가고 두 번째를 설명한다면 생각보다 쉽다. 기준은 높고 능력은 낮으니 나를 계속 재촉하게 되지만 내가 원하는 결과물은 당연히 나오기 힘들다. 나무도 겨우 그리는 애가 어찌 미술관에 걸리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는가. 결국 저 두 가지로 인해 내가 목표를 잡고 달성하는 과정은 스트레스로 가득했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그러면 내가 나를 무능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 게 내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지양해야 할 모습이었기에 그런 점을 포기한 것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나에게 가끔 그런 얘기를 해주곤 한다. 더 하면 더 잘한 텐데 쉽게 만족해서 더 발전을 못한다며. 근데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듯하다. 내가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분야는 결국 나한테 거기까지 필요한 것이다. 그 이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분야를 더 하기보다는 다른 분야를 하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내가 더 이루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분야는 남들이 뭐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편이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앞에 말이 길었지만 이것이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 자세는 좋지만 그것은 발전이 있을 때의 얘기다. 발전 없이 쉽게 만족하지 않는 자세만 있다면 그건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 기준을 낮춰라. 내가 그 일을 전문적으로 해야 하는 위치가 아니라면 꼭 내가 수준 높은 목표를 잡고 이뤄내야 할 이유는 없다. 자기 욕심에 높게 잡는다 하더라도 결국 이뤄내지 못한다면 그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계기가 되고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되면 결국 우울증이라는 병까지 얻게 된다. 쉽게 만족한다는 건 나쁜 것이 아니다. 내가 내 삶에 만족하는 것이고 내 삶이 행복하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내 삶이 괜찮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나의 편이 되어주는 건 부모님도 아니고 친한 친구도 아니고 바로 자기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