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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는 강아지였어요.

by 환오 Mar 16. 2025

성격이 왔다 갔다 하는 건가?

나는 요즘 MBTI로 따지면 극 I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엄마의 유산 2> 프로젝트에서 목요일반 조원들을 만나고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즐기는 내성적인 아이.

하지만 20대를 돌이켜보면 꽤나 친구들, 선배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술자리도 빠지지 않았었다. 그러다 세월의 풍파에 의미 없는 모임들이 정리되고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으면서 자연스레 인간관계도 의도치 않게 좁아졌다.(좁아지다 못해 탈탈 털어도 이제는 속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친구는 딱 한 명밖에 없다)     


가끔 가는 별다방에서도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 떠는 엄마들 무리를 보며 내가 저 중에 안 껴서 다행이다라고 느낄 때가 많다.

무리 속에서 기 빨리는 걸 심히 싫어하는 성격이다 보니 누군가와 만남을 가지는 날에는 집에 와서 누워있는 시간이 필요하다.(이 정도면 그냥 기력이 없는 게 아닐까도 싶다)

기특이는 어차피 느린 아이다 보니 엄마들 세계에만 존재하는 고급정보가 나에게는 필요가 없으니 굳이 엄마들 인맥을 가질 필요도 없었다.(차라리 잘됐다)


아파트 단지 내 사우나도 속된 말로 고인 물인 우리네 어머니들이 자리를 쟁탈하고 수다삼매경에 빠져(주된 스토리는 남들 이야기, 연예인 험담, 해외여행, 자식자랑) 일부러 사람들이 없는 오후 시간대 가기도 한다. 이럴 때는 눈이 나빠서 안경을 벗고 사우나에 들어가 흐리멍덩하게 보이는 사람들 얼굴이 참 반갑다. 

가끔은 흐리게 보는 세상도 괜찮다.     


그러던 내가 1월 18일 가졌던 <위대한 시간>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한가득인 자리에서 브런치 작가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만남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시간 이후 나는 매일 브런치에 글쓰기 도전 중이며, <엄마의 유산 2> 공저 프로젝트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매주 일요일은 김주원 교수(지담작가)가 진행하는 인문학 유튜브 강의도 듣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나와 같이 꿈을 꾸는 이들을 만났다는 것.

여기 모인 이들은 나처럼 글쓰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책을 내기를 꿈꾸고(아직 나는 책을 낼 정도의 깜냥은 못되지만 꿈은 꿀 수 있으므로) 지금보다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고등학교 선생님인 아름다움이란 작가

곧 소설작가로 등판하실 레마누 작가

일본에서 IT전문가로 일하고 계신 에이호파파 작가

젊은 농부로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지선 작가

요즘 보기 드문 정신도 몸도 건강한 젊은 MZ새댁 글쓰는 트레이너 작가(곧 호주로 더 큰 꿈을 향해 출국하는 멋진 그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그리고 아직 내공을 갈고닦고 계시는 해정 작가까지..     


우리는 제법 한 달 동안 정이 듬뿍 들을 듯하여 이번 주 마지막 조별 수업에서는 서운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제 오전 6시 줌으로 만나 수다의 장을 열었다.

역시나 1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이 순삭으로 지나갔다.

아줌마 넷에 막둥이 애기아빠 하나. 

이야기 주제는 어디로 튈지 모르나 같이 한 배를 탔다는 동지애가 있는 우리는 끊임없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우리들끼리 현실판 ‘알쓸신잡’을 찍은 듯하다.     


코로나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구나.

일본에서, 제주도에서, 또 각각 다른 도시에서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온라인으로 얼굴 보고 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기계랑 그다지 친하지 않은 내게 기술의 발달이 주는 짜릿한 행복을 최대치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 잠깐! 나 그러고 보니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거 좋아하네?

무리 속에 어울리는 거 이제는 못할 줄 알았는데..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결이 같은 사람들, 

적어도 나보다 배울 게 많은 사람들을 나는 좇아가고 싶어 하는구나.

나는 그들을 보면서 더 성장하고 싶구나.

나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끔 안내해 줬다.

끌어당김의 법칙(주 1)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주 1> 이 끌어당김의 법칙은 공통적으로 우주나 지구에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파장이란 에너지가 분명히 존재하며, 본인이 어떤 생각을 함에 따라서 그 에너지가 반드시 본인에게 찾아온다고 주장한다. 즉,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당기며,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끌어당김에 따라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논리다. -나무위키 제공-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 7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시짜 이야기]

화요일 오전 7시 :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목요일 오전 7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시짜 이야기]

금요일 오전 7시 :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 7시 :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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