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엄마의 운전 솜씨를 따라가려면 멀었지만 운전을 좋아하는 건 엄마를 닮았나 보다. 어릴 적부터 익숙한 풍경은 엄마의 운전하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창문을 열고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왼쪽 팔은 창문에 기대어 앉은 엄마의 모습은 멋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운전하는 여자의 모습이 섹시해 보였다.
크고 나서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엄마가 운전면허를 따고 오면 차를 사주겠다는 아빠의 말에 엄마는 의욕적으로 운전 연습을 했다. 아빠는 그냥 한 번 내뱉은 말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엄마는 차가 생겼고 그 그 이후부터 엄마의 운전 사랑은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총알택시 부럽지 않을 만큼 나랑 동생의 학교를 10분 안에 주파했던 엄마. 그런 엄마를 보고 자라서일까? 가끔씩 날아오는 속도위반 딱지가 내 탓이 아닌 듯싶다며 위안을 삼는다. 요즘엔 엄마는 과속을 하지 않는다. 엄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 운전"
엄마가 자주 하던 말이다. 운전을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하더라도 운전하는 감은 금방 살아난다고 하면서 말이다. 매일 운전할 일이 없으면, 동네 운전이라도 매일 10분씩 하라고 말이다. 요즘엔 각종 지도 앱부터 내비게이션 덕분에 길 찾는 게 너무 쉬워진 세상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길과 모르는 길을 운전할 때 드는 마음가짐은 극과 극이다. 그래서 초보 운전자라면 내가 아는 곳을 먼저 운전하면서 운전하는데 자신감이 쌓이면 점점 거리를 늘려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로 2차선을 타고 운전해"
초보 운전자가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차선 바꾸기다. 알다시피 1차선은 추월차선이어서 빠르게 오는 차에게 양보를 해 주는 게 정석이다. 그리고 보통 3차선은 우회전 차선이거나 주정차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자주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다. 나도 운전할 때면 보통 3차선에선 2차선을 타고, 4~5차선 이상에선 2~3차선을 탄다. 앞차가 느리면 1차선을 타서 추월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중앙선만 잘 따라가"
여행을 가면 가끔 시골길에서 각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운전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모르거나 헷갈리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커브길이나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길에서 말이다. 길을 모르면 중앙선만 잘 따라가도 길이 나온다는 엄마의 말이 기억이 나서 용기를 얻고 길을 나선다.
70이 가까운 나이에도 엄마는 여전히 운전을 하고 주차는 수준급이다. 가끔 내가 못하는 주차도 엄마가 대신해주니 말이다. 나도 나이가 들면 엄마처럼 베테랑 운전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