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가 시끌시끌하다.
보니 청소년으로 보이는 남학생들 대여섯명이 입구에 서서 떠들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복지팀 쪽으로 청소년증을 만들러 갔고,
한 명이 내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가족관계증명서 떼고 싶은데요."
신분증을 달라고 했더니 아무 것도 없단다.
"신분증이 없으면 못 떼요"
알겠다며 무리로 가더니 이내 무리 중 다른 한 명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두 다 신분증을 안 만든 청소년들인 모양이다.
이곳에 오래 있었던 다른 직원의 말로는 주민등록증을 만들 시기가 지났는데도 만들러 오지 않는, 영문 모를 친구들이라고 했다.
"엄마, 동사무소 왔는데 신분증이 없어서 가족관계증명서 못 뗀대.
우리 가족관계증명서 없어?
(엄마는 없다고 대답한 것 같다)
왜? 우리 가족 아니야?"
가족관계증명서를 집에 하나쯤 비치하고 있어야 되는 걸로 생각한 걸까.
그게 없으면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한 건지, 그 순수한 생각에
그다지 즐거울 일 없는 사무실에서 잠시 재미나게 웃었다.
학생들~ 신분증부터 만들고 서류 언제든지 발급 받으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