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글쓰기가 귀찮은데 말이다.
글쓰기가 이렇게 귀찮은 데, 난 정말 글쓰기를 좋아하는 걸까?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냥 이렇게 하루하루 아무런 의미 없이 보내다 보면 불행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로 간다. 회사에서는 상사의 인정을 갈구하면서 난 그렇게 상사에게 잘 보이려 회사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듯 동료들과 진심이 담기지 않은 농담을 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 술을 한 잔 마실 생각을 했고, 야근을 싫어하는 척하면서도 야근을 하면서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느껴졌었다. 집에 와서 유튜브를 보다 잠들면, 숙취 가득한 머리를 겨우 일으켜 회사로 갔다.
이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글쓰기다.
이렇게 시작한 글쓰기는 날 긍정적인 세상으로 이끌었다. 마치 작가가 된 것 마냥 들떴었다. 점심시간에 카페에 노트북을 펴 놓고 글을 쓰고, 동료들과 맥주 한 잔 할 때도 글감이 떠오르면 메모를 했다. 짜내고 짜내고 글이 나오지 않자 인풋이 없기 때문이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런 글쓰기는 사실 정말 귀찮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웹툰은 언제나 글쓰기를 압도한다. 글을 쓰려고 맥북을 켜도 자연스레 유튜브를 열고 메타코미디 클럽에 새 콘텐츠가 올라왔는지 확인한다.
이렇게 귀찮은 데, 난 정말 글쓰기를 좋아하는 걸까?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렇게 말하니 진짜 뭐... 작가 같은데... ㅋㅋㅋ 어쨌든,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개인 블로그에 글을 써서 업로드하기 시작한 지) 1~2년 정도 되었을 때 취미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글쓰기와 책 읽기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취미인가 싶기도 하다. 취미가 남는 시간에 주로 하는 일이라면 내 취미는 유튜브 보기가 아닌가? 더 디테일하게 말하면 유튜브로 농구 영상이나 코미디 영상을 찾아보는 일이겠다.
근데 이렇게 글을 쓰고 있자니 글쓰기가 좋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자고 일어나면 또 글쓰기가 귀찮아질 것이 뻔한데 말이다.
글쓰기를 취미라고 말할까? 말까? 오늘은 참 쓸데없는 글을 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