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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일라 May 11. 2024

사람들은 독서모임에 왜 갈까?

뻗어나가는 마음들

독서모임의 이유


  독서모임이 일종의 사회생활 또는 갓생을 대표하는 하나의 이벤트가 되었다고도 말하는 요즘. 사람들은 독서모임에 왜 갈까? 첫째로는, 아주 쉽고도 간단한 이유를 그 이름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바로 '독서'를 하려는 목적이다. 독서모임의 다양한 유형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독서를 행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각자 인상 깊었던 책의 부분을 발제해 오는 형식, 책을 그대로 낭독하고 듣기, 책을 통해 나의 생각을 글로 써오기, 그를 이용한 여러 액티비티를 만들어 그룹별로 행하기 등. 책의 장르와 성질에 따라 독서 모임의 방향이 나눠지고 다양해지기도 한다. 이의 연령대별, 관심사 별 인원을 모집하는 방법 또한 여러 가지며 모임이 일시/장기적이냐에서 또한 갈라진다. 이렇게 수많은 독서모임이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가운데, 그렇다면 사람들이 독서모임을 찾는 정말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 개인적으로 해답을 내린 이유는 한 가지다. 사람들은 책을 넘어 서로 소통하고 싶어 한다는 것. 



<벨 훅스와 나의 자리> 시즌 2 독서모임 중



  저자 6명과 함께 쓴, 지난 2월 출간된 <벨 훅스 같이 읽기>는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사람들과 소통하고, 같이 읽는' 것을 목적으로 둔 책이었다. 벨 훅스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학자, 실천가 그리고 평생 인종, 계급 등의 주제로 글을 쓴 작가로 지난 2021년 타계했다. 그의 글과 말을 잊지 말고 더욱 함께 실천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공동저자들은 지난 몇 년에 걸쳐 그의 책들을 함께 읽어왔기에 그의 타계 소식 이후로 망설임 없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벨 훅스는 '교육'과 '사랑'을 주제로 각각 3부작 시리즈를 내기도 했고 국내에선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저명하다. 많은 그의 책들이 번역되어 있지만 아직 대중들에게 모두 널리 소개가 되지 않고 있다는 같은 생각 아래, 우리는 그의 책을 한 권씩 맡았다. 벨 훅스를 향한 애정 깊은 마음은 금세 모였다. 그의 책을 통해서 그의 생각과 사상을 읽어내는 것, 그 책들 중심으로 해서 소개와 추천과 개인적으로 융통될 수 있는 지점들을 풀어 짚어내는 것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이 책들이 얼마나 좋은지 알리자!라는 덕후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책 같이 읽어요. 그리고 같이 써요

  

  <벨 훅스 같이 읽기> 독서모임은 3월에 시작했고, 시즌 1,2가 무사히 끝나고 보니 독자님들과 함께 공부하고, 읽고, 나누고 쓴 시간이 벌써 두 달이 넘은 시점. 벨 훅스 따라 걷기와 벨 훅의 나의 자리를 통해서 감사한 동기와 그만큼의 깊어진 마음을 얻었다. 확실히 사람들과 함께 책 속을 함께 수영하다 보면 그 사람을 잘 알지 않아도 든든한 동지애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언제나 모이면 먹고 마시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도 다들 눈 반짝이는 순간은 분명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주제를 통해 발현될 때였다. 생각해 보면 책도 기획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지금까지 서로 밀고 당기고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할 때-북토크 후- 벨 훅스를 읽은 독자님들도, 어느 식으로든 나만의 언어, 나의 성찰, 나의 경험으로 승화한 벨 훅스의 글을, 꼭 한 줄이라도 써보셨으면 좋겠다고 살짝 언급하기는 했지만 말처럼 쉬운 작업은 아니기에 응원의 마음으로 참여했었다. 사실 그만큼 함께한 동료들이 있었기에, 같이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독서모임이 있었기에 한 줄이라도 썼을 수 있었고, 결국 나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서사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거니까. 독서모임이란,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를 쓰게 하는 힘을 모두를 통해 주고받는다. 서로의 마음을 활자를 통해 전달하는 일을 망설이지 않게 된다. 그부터 나는 성장했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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