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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출판 다른 Jul 18. 2022

'볼드모트'를 '볼드모트'라 부를 수 없는 이유

악역 끝판왕, 다크로드는 누구인가?



 예언, 위인, 심복 등 으레 등장하는 다크로드는 개과천선이 불가능한, 악의 세력을 지휘하는 인물이다. 때로는 다크로드의 본질이 선과 악의 우주적 균형과 연결되기도 하고, 때로는 단순히 세계를 불행으로 몰아넣기 위해 엄청난 힘을 휘두르기도 한다.


 다크로드의 귀환이나 등장의 전조를 심어두는 것은 이야기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며 다크로드의 권능을 높인다. 다크로드가 실제 자신보다 훨씬 더 길고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면, 다크로드가 그 자리에 없더라도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두려움을 남길 수 있다. 핵심은 이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포영화에서 아직 나타나지 않은 채 어둠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처럼, 다크로드는 장면에 직접 등장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해리 포터》시리즈에서는 이야기 곳곳에서 볼드모트의 이름을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대신 ‘그 사람’ 내지는 ‘이름을 불러선 안 되는 자’라는 표현을 쓴다. 등장인물들은 볼드모트를 마치 그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나타날 수도 있는 유령 혹은 거울에서 기어나오는 악마처럼 대한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볼드모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을 때 해리는 볼드모트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다크로드를 위협으로 설정하는 방법 중 하나가 주인공이 다크로드를 물리치기보다는 다크로드로부터 숨거나 도망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리는 볼드모트를 물리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해리가 살아남은 것은 오직 기적적으로 포트키를 손에 넣어서 그 자리에서 탈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주동 인물의 성장을 보여주기 때문에, 다크로드가 주동 인물에게 가하는 위협을 유지하면서도 나중에 주동 인물이 마침내 다크로드를 물리쳤을 때 그 승리가 더 달콤하게 느껴지게 된다.






─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구동 편: 계급, 종족, 전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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