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0일을 맞아 다시 읽어보는
안녕하세요, 신부 송지원 양의 친구 노윤재입니다.
오늘 저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신부, 지원이의 결혼을 축하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지원이와 저 스스로에게 당부할 것이 한 가지 있는데요. 몇 달 전, 제 편지를 받은 지원이가 인스타그램에 '벌써 눈물 주르륵인데 축사 때는 어떻게 하냐'며 "오열하다가 콧물 흘리는 신부도 있나요?"라고 썼더라고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제 마음을 전해보겠습니다.
지원아, 그거 알아? 우리 엄마는 아직도 너를 '민락중 회장 지원이'로 기억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본 네가 어느새 훌쩍 커서 아름다운 신부가 된 모습을 보니 묘한 마음이 들어. 의정부에서 만났던 우리가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그 안에서도 극락이라는 동아리에서 다시 만나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보내고, 서로의 기쁜 일을 온 마음 다해 축하할 수 있는 인연이 되었음에 감사한 하루야.
끼 많고 똑 부러지는 너라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인줄만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보다 치열한 10대, 20대를 보낸 걸 알기에 멋지게 꿈을 이룬 네가, 지금도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꿈을 향해 달리는 네가 내 친구라는 게 자랑스러워. 그리고 네가 열심히 달리는 동안 마음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 지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고마운 지수야, 지원이한테 '지수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으니 '진득하고 변하지 않는, 100점짜리 남편'이라고 하더라. 언젠가 얘기해 주려고 적어뒀는데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 기뻐. 앞으로도 꼭 지금처럼만 든든하고 다정한 남편이 되어주길 부탁해 :)
아! 이제 둘이 함께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 그때 누군가 지원이가 왜 좋냐고 물어보면 “예뻐서”라고 대답해 줘. 지원이가 좋아할 거야.
지원아, "지수는 날 개그맨이라고 생각할걸?'이라고 했었지? 앞으로도 때로는 깊은 사랑으로, 때로는 털기춤 추던 댄스 실력으로 지수를 많이 웃게 해 줘. 볼 때마다 더 활기차지는 지수가 정말 행복해 보이거든. 그러다 가끔 무조건적인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거든 언제든 나를 찾아와.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신부와 나는 자연인이다를 챙겨보는 신랑. 어쩌면 정말 다른 두 사람인데, 각자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으니 천생연분이라고 외치는 너희가 참 좋다. 함께 있음으로 해서 두 사람의 세상이 커지고, 넓어지길,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건강하고, 여전히 다정하고, 무엇보다도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은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길 바라.
결혼 너무너무 축하하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멋진 부부로 잘 살아보자!
p.s. 축사를 쓰는 동안 ‘식장에서의 지원이는 또 얼마나 예쁠까’ 하는 생각 여러 번 했는데 상상보다 훨씬 아름답다. 오늘 너무 예쁘다 내 친구!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