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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지원 Apr 20. 2023

나의 불편함으로부터

마흔 세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아

 창원 시내버스 파업이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예고된 파업임에도 시가 미리 알리지 않았고, 대체 투입한 전세버스마저 턱없이 부족해 종일 불편했다는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에도 시가 적극적으로 노사 간 중재를 못해 파업 논란이 반복된 점도 아쉬움으로 남지만, 일단 파업이 조기에 수습돼 피해가 장기화되지 않은 점은 다행입니다.   

 

그런데 문득, 대중교통 이용이 하루만 어려워도 이렇게 불편이 큰데, 매일을, 일상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삶은 어떤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경남에서 운행 중인 버스 1980여 대 가운데 저상버스는 500여 대, 보급률은 25%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창원, 김해 같은 대도시는 사정이 좀 낫지만 고성, 남해, 의령, 산청, 하동, 합천에는 저상버스가 단 한 대도 운행 중이지 않습니다. 사실상 이 지역에선 대중교통을 탈 엄두 자체를 못 내겠죠.


 장애인 콜택시 보급률도 법정 기준을 웃돌지만 수요에 비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해서, 서너 시간 기다리는 날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교통약자의 시기는 모두에게 주어집니다. 나이 드는 건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고, 사고를 당하거나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요. 언제까지 우리 모두가 영원히 건장한 성인일 수는 없다는 겁니다.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모두가 같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요구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마흔 세번째 장애인의 날입니다. 잠시라도 나의 불편함으로부터 타인의 불편을 상상해 보면 어떨까요. 상상력이 바깥을 향할 때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진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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