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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letterpot Jan 04. 2022

우아하게 식사하기 Mindful Eating -먹기 전

Listen to your body

우리 가족은 잘- 먹는다. 가족 모두 먹는 것을 좋아하고, 리더인 아빠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산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식도락을 즐긴다. 살아보니 잘 먹는 것은 참 축복받은 일이다. 아무리 비싼 차, 좋은 차도 기름을 넣지 않으면 달릴 수 없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아빠는 먹기 위해 산다고 하셨지만, 살기 위해서도 우리는 일단 먹어야 한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이다. 


흔히 사람들은 체중 관리, 건강 관리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려고 마음먹으면 '무엇을'에만 포커스를 맞춘다. 물론 무엇을 먹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먹는지가 사실은 더 중요하다고 늘 말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음식을, 얼마만큼 먹든 간에 어떻게 먹는지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식사 시간이 5분 미만은 7%, 5분에서 10분 미만은 44.4%, 10분에서 15분 미만은 36.2%라는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10명 중 9명의 식사 시간이 15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빨리빨리의 민족다운 수치이다. 


빠른 것이 늘 좋은 것일까?

우리는 어떤 부분들에서는 조금 느려질 필요가 있고, 밥상머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녀노소를 떠나 천천히 먹는 것은 아주 중요한 식습관이다. 밥을 빨리 먹게 되면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위는 한 번에 들어오는 양을 받아들이지 못해 소화불량, 속 쓰림 등의 증상으로 소리를 지르게 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은 식사 20분이 지나서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빨리 먹게 되면 자연히 이 포만감의 신호가 오지 않아,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이 먹게 되는 것도 문제이다. 


먹는 음식의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먹는 방식을 바꾸어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잘 먹는 우리 가족 역시 빨리 먹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요즘 마인드풀 이팅 Mindful Eating을 함께 하고 있다. 




마인드풀 이팅 Mindful Eating : 마음챙김 섭식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 마음챙김 섭식)은 음식 앞에서의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마음챙김이 본질적 중심이 되어 식사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경험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종의 먹는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상'이라니 괜히 멀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대한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 그게 전부이다. 


마인드풀 이팅에 정형화된 순서나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앞에 놓인 음식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 식탁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 감사함을 생각하는 것도 마인드풀 이팅이다. 함께 하는 사람과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며 식사하는 것도 마인드풀 이팅이다. 나는 먹기 전의 과정과 먹으면서의 과정, 먹고 난 후의 과정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Mindful Eating - 먹기 전>

- 섭식에 대한 의도를 알아차린다. 허기에서 비롯된 것인지, 우울함이나 지루함 등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습관적인 섭취인지 등을 생각해본다.

- 음식이 차려진 것을 처음 바라보았을 때의 느낌을 관찰한다.

- 음식을 코 가까이 가져가서 그 음식의 향내를 알아차리고 그 향내를 맡는 자신의 마음을 관찰한다.

- 음식이 내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지 생각해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내가 먹으려고 하는 음식의 의도가 배고픔에서 유래된 것인지, 식욕에서 유래한 것인지 또는 스트레스를 보상받으려는 위장된 허기에서 유래된 것인지 그때그때 잘 알아차리기만 해도 불필요한 음식 섭취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먹지 않아도 되었을 음식을 먹고 후회하는 일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망가트린다. 


음식을 섭취하는 의도에서부터 식사 준비, 차려진 음식을 보았을 때와 음식이 입으로 들어와 씹을 때, 목구멍을 넘어가 삼켜질 때, 그다음 수저를 들 때 그 모든 과정을 온전히 알아차려 보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우리에게는 매일 3번의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아침에 깜빡했다면 점심에, 점심에 못했다면 저녁에, 저녁에 할 수 없었다면 다음 날 또다시 시도해보면 된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누군가의 노력을 먹고, 누군가의 온기를 먹고, 누군가의 시간, 실패, 사랑을 먹는다. 많은 순간 누군가가 되는 나를 위해, 그 과정에 조금 더 친절하기로 하는 것이 마인드풀 이팅이다. 밥을 먹는다는 단순한 행위는 우리 안으로 들어와 많은 것을 남긴다. 오늘은 숟가락을 들기 전, 차려진 음식과 눈맞춤을 먼저 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

<통합 심신치유학 - 마음챙김 섭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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