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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모' 사유리의 출산 이후 첫 에세이

『아내 대신 엄마가 되었습니다』

https://youtu.be/c03-i7FhCsA




| 오늘 소개할 책은




| 한줄 정리

사유리의 단단한 소신과 강인한 용기를 느끼게 된다.








| 비혼 출산을 하게 된 이유

그녀는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당연히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 가정을 꾸릴 거라 생각했어요. 그녀 삶엔 결혼과 출산과 육아가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거예요.

 

그러던 2017년 사유리가 37살일 때 연예인 이지혜씨와 산부인과 검진을 받게 돼요. 그때 사유리의 난소 나이는 41세라는 진단을 받았고, 난자 상태가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난자를 냉동하기로 해요. 2년 후에 생리 불순으로 다시 산부인과에 갔는데, 난소 나이가 47살이라는 진단을 받아요. 불과 2년 사이에 난소가 6년이나 노화해버린 거죠.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이런 생각이 들더래요. 

 

‘이대로 영영 임신을 못 하게 되면 어쩌지? 평생 아기를 갖지 못하게 되는 걸까?’

 

그렇게 긍정적이고 밝은 그녀가 살면서 그토록 큰 절망에 빠진 건 그때 처음이었대요. 아이가 없는 인생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아팠고, 너무 슬퍼서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요. 

 

사실 사유리에겐 오랫동안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그와 결혼과 아이 이야기를 꺼내다 보면 자주 투닥거렸지만, 남자친구는 항상 이렇게 말했죠. 

 

“아직 생각 없어”

 

 근데 사유리는 그 아직이란 말을 믿었죠.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남자친구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남자친구와의 그런 상황을 오랜 기간 지켜보던 엄마가 어느 날 딸에게 말해요. 

 

“결혼 생각이 없는 남자한테 결혼해서 아이를 갖자고 강요하는 건 폭력이야.”

 

엄마의 말로 고민은 깊어지죠.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식은 것도, 그렇다고 싫어진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헤어질 순 없었거든요.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그 사람과는 미래를 그리긴 어렵다 여겼고, 남자친구와의 이별보단 아이가 없는 삶을 평생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감당이 안 될 거 같아서 끝내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단하죠.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갖기로요. 그녀는 절실한 마음으로 본인 앞에 놓인 최선의 선택지를 고르기 시작합니다. 그 선택지 중엔 결혼과 출산을 전제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있었죠. 그치만 그 만남이 실패한다면, 그 기간을 날려버리는 것이고, 그 시간만큼 임신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이라 생각하니 싫었대요. 엄마의 권유로 입양 생각도 해봤는데, 싱글 여성의 자녀 입양은 한국에서도 그렇고 일본에서도 거의 불가능했죠. 그러니 자꾸만 임신으로 결론을 내리게 됐고, 정자를 기증받는 걸 생각하게 된 것이죠.

 

한국에서는 정자 기증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가능한 나라를 수소문하다가 일본에서 가능하다는 정보를 얻게 되지만, 난관에 봉착하고 말죠. 한국에서 냉동한 난자를 일본에 가져갈 수 없었던 것이죠. 너무 속상했지만 일본에서 다시 난자 채취를 하기로 했고, 그렇게 임신 준비를 찬찬히 준비합니다.





| 백인의 정자를 기증받다

동양인과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에겐 ‘정자를 타인에게 기증한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기증하는 이가 거의 없었대요. 그래서 국적 상관없이 그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좋아하는 기증자는 제외시키고, 운동을 좋아하고 차분하며 끈기 있는 성격의 기증자를 선택하다 보니 백인이 된 거죠. 

 

기증자까지 선택했으니 이제 배아 이식만 하면 되었죠. 근데 코로나가 발생해요. 한국과 일본을 오가야 하는데 그 과정이 얼마나 지난했겠어요. 그러다 보니 배아 이식 일정에 따라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자마자 공항으로 달려가야 했죠. 거기다 방진마스크에 고글까지 챙겨 쓰면서 이동하는 중엔 물 모금도 마시지 않았죠. 코로나에 걸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요. 근데 정말 다행히도 단 한 번의 시험관 시술로 임신이 됩니다. 근데 여기서 새로운 고민이 생기죠.




| 임신을 알려? 말어?

유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죠. 혹여나 임신 사실을 알렸는데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로 인해 감당해야 할 상처가 얼마나 클지 알기에 더욱 조심했어요. 그래서 가족과 매니저 외로는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기로 하죠.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가 좋은 핑곗거리가 돼요. 사유리가 살이 찌는 걸 코로나로 외출을 안 하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인식한 것이죠. 일례로 살이 찌는 사유리를 보고 홍석천 씨가 이렇게 말했을까요.

 

“너 코로나라고 너무 집에만 있는 거 아니니? 살찐 거 같아”

이렇듯 사유리가 살이 찌고, 펑퍼짐한 옷을 입어도 그 누구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막달까지 숨길 수 있었죠.




| 출산을 언제, 어떻게 알리지?

잘 숨기며 출산까지 했는데, 벽에 부딪히죠. 더는 숨길 순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다가, 이웃집 찰스에 함께 출연 중인 최원정 아나운서가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최원정 아나운서는 사유리와 <이웃집 찰스>를 함께 촬영하고 있는데, 가족과 매니저 외로 사유리의 비밀을 일찍이 알게 된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최원정 아나운서가 아이디어를 내요.

 

“연예 기사 말고 뉴스로 알리는 건 어때?”

 

사유리에겐 이 사항은 중요하고 심각한 일인데 결코 가볍게 다뤄지지 않길 바랐기 때문에 동의합니다. 연예 기사에 뜬다면! 가십처럼 확대 재생산이 될 여지가 더 크니까요. 최원정 아나운서는 사유리에게 믿을 만한 기자를 연결시켜 주죠. 

그렇게 2020년 11월 4일 젠을 출산한 이틀 후인 11월 6일에 조리원에서 기자와 전화로 인터뷰했고, 11월 16일 9시 뉴스를 통해 국내에 알려지게 됩니다. 




| 뉴스가 나간 후

사유리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었어요.

‘한국에서 더 이상 생활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

그런데 너무 뜻밖에도 많은 분들의 응원과 축하의 목소리가 물밀듯 밀려오죠. 사유리의 일로 힘과 용기를 받은 이들은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가장 많이 메시지를 남겼대요.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죠. 의도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쏟아지는 응원 메시지를 받으며 씩씩하게 살아갈 용기를 받았죠.

당연히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죠.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한 일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다.

'왜 하필 외국인의 정자를 기증받았냐."

"아이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한 이기적인 선택이에요.'





| 사실... 저 역시...

그녀의 선택을 축하했다기보단 걱정이 앞섰어요. 엄마인 제 눈에는 사유리도 사유리지만 아이가 받을 차별이 걱정됐거든요. 그리고 두 사람이 이고 지며 헤쳐가야 할 세상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점점 ‘다양한 가족 형태’들이 생겨나고 있는 시기라는 거예요. 이젠 결혼과 출산이 선택이 되었듯이 말이에요. 제가 볼 땐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대로 넘어갔고, 그 틀을 만들어나가는 과도기인 거 같은데, 그런 점에선 다행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만약 4~5년 전에 이 일이 일어났다면, 사람들은 지금처럼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럼에도 사유리는 지금까지 없었던 좀 더 새로운 길을 만들었어요. 그만큼 더 험난한 일들이 일어날 테고, 한계들이 생겨나겠죠. 그렇지만 누구보다 본인의 선택에 책임지고 있어요. 숨지도 않고, 거짓말이나 변명도 하지 않고, 그저 본인 앞에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서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거든요. 전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부분들이 인상적이었어요. 편견과 싸워야 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 더 무섭기 때문에 지금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부분 말이에요. 이건 한 번뿐인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게도 투영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타인들의 비난이 무섭다고, 제가 원하는 삶을 포기하진 않겠다는 포부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죠. 그에 따른 문장 중 가장 임팩트 있게 다가온 문장을 공유할게요.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 지지를 받고 있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칭찬받기 위해 지금의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남들의 비난이 두려워 내가 원하는 삶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손가락질이 두렵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보다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 더 무서웠다.

- <행복은 셀프> 본문 중에서


단 3줄의 글로 사유리의 단단한 소신과 강인한 용기를 엿볼 수 있었어요. 전 이 부분에서 아까 말한 대로 포부를 다지기도 했지만, 본인의 선택에 책임지며,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녀를 응원해 주고 싶다는 마음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어떠신가요?


이 책은 읽는 분들마다 느낌이 다양할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공통적으론 응원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오늘 책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무리할게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유튜브: 박엄마의 10분 서재

블로그: 바켄의 행복한 기록

인스타그램: @baken_do_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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