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일기] 첫째 주 2020.06.15~2020.06.19
사람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갑작스레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자소서도 그렇게 공들여 쓰지 않았고 원래 준비하던 방향과 사뭇 다르기도 해서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뽑히게 되어 조금 놀랐다. 역시나 인생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무튼 이 코로나 시국에 귀한 일자리를 얻었으니 한 번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결의가 마음의 불씨를 지폈다.
내가 인턴을 시작한 곳은 KBS의 시사교양 토크프로 '더 라이브'라는 팀이었다. 웹 팀 소속으로 TV 방영분을 유튜브용 클립으로 편집하는 일을 하게 됐다. 쉽게 말해 유튜브 PD다. 어찌 됐건 방송국에 입성이라면 입성한 것이다. 팀장님과 웹 팀 피디님을 비롯하여 팀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나도 별 탈 없이 섞일 수 있으면 좋겠다. 아직 일을 배우는 단계여서 현재 목표는 '얼른 1인분만 하자'다. 그래도 여기서 유튜브 기획, 제작, 유통을 하고 유튜브 문법의 예능 편집 기술을 익히고 나갈 수 있으니 얻을 것이 많다 생각한다. 열심히 해야겠다.
2020.06.15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오랜만이었다.
체크리스트를 적어대는 내 모습이 꼭 군대 행정반 시절 같았다. 퇴근 후 맛보는 시원한 저녁 공기가 좋았다. 오랜만의 뇌 과부하와 그 끝에 맛보는 달콤한 해방감이었다.
2020.06.16
오랜만에 탄 아침 출근 지하철엔 사람이 파도 같았다. 한국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지 싶으면서도 나도 이들 틈에 낄 수 있다는 사실이 못내 행복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 대게 그렇듯 버벅댄다.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아 맡은 일을 완주하지 못했음에도 큰 실수가 없었음에 다행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하든 그렇듯 이 일 또한 겪다 보면 큰 위기가 분명 오겠지만 벌써부터 걱정하지 않으려 한다.
2020.06.17
맡은 일을 다 처리하려면 한 끼 식사쯤은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2020.06.18
어젠 차질 없이 일을 다 마쳤다. 밥도 여유 있게 먹었다. 적응해나가는 것 같다. 최양락 팽현숙 부부는 티비랑 똑같았다.
2020.06.19
한 주 근무가 끝났다. 시간 빠르다. kbs n과 현홈이 다 떨어졌다. 그런고로 여기 다닐 수 있는 것이 매우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