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넘어 창조적으로 사는 법
두려움을 넘어 창조적으로 사는 법
착상은 떠난다.
내 말의 의미는 곧 내가 쓰려던 소설의 살아 숨 쉬는 핵심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다. 모든 활기찬 창조성의 시도에 깃들어 감각적 힘이 살아졌다.
착상은 기다리다 지쳐서 나를 떠나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그 착상을 탓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우리의 계약을 어긴 것은 나였으니까. 나는 2년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가는 동안 단 한순간도 그 책에 주의를 쏟지 못했다. (중략)
왜냐하면 이것이 곧 창조성과 맺는 계약의 이면이기 때문이다. 만약 창조적 영감이 불현듯 당신에게 나타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불현듯 퇴장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중략)
가장 최선의 희망은 바로 오래된 착상을 보내 주고 그다음에 돌아오게 될 착상을 붙잡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당신 자신을 호되게 나무라지 말라.
무엇보다 준비되어 있도록 하라. 당신의 눈을 크게 뜬 채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의 호기심을 따라가서 질문을 던지고, 주위의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녀 보라. 다인 자신을 열어 두라. 새롭고 경이로운 착상들이 매일 자신과 함께 일해줄 인간 조력자를 열심히 찾아 다닌다는 기적의 진실을 믿어보라. 모든 종류의 착상들이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힘차게 달려오고, 계속해서 우리를 스쳐 지나가고, 계속해서 우리의 주의를 끌어 보려 애쓴다는 것을.
당신이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음을 어서 그들에게 알려주라.
_<빅매직 : 두려움을 넘어 창조적으로 사는 법 / p.66, p.67>
ㄴ 창조성이 중요한 직업이기에 집어들게 된 책. 이 책의 호흡이 길기에, 단편적인 문단으론 깊게 이해가 되지 않을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착상'은 창조적 영감을 의미한다. 디자인과 기획에선 컨셉이 참 중요하다. 본업이 아닌 무언갈 창조할 때도 개인적으로 무언가에 영감을 받아야 더 추진력이 생기고 열정이 끌어오름을 느끼곤 했다. 어릴 때부터의 취미와 특기란이 '만들기' 였던 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창조욕이 큰 사람이었다. 그게 디자인이 될 때도, 요리가 될 때도, 뜨개질이 될 때도 있다. 수공예와 디자인을 취미이자 업으로 하고있기에 당시의 영감이 들어왔을 때, 더 집중해서 몰두하여 작업해야 창조적인 작품이 나오곤 했다.
올 봄,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여 몇 달간 집중했던 개인 작업을 쉬어간 적이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그 작업을 집중하려 하니, 예전만큼 끌어오르는 영감과 열정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 때 나는 '왜 물리적인 시간만 흘렀을 뿐인데 예전같지 않은 거지?' 라고 게을어진 스스로를 다그친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이 구절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착상은 나를 언제나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 그럼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돌아오게 될 또다른 착상을 붙잡기 위해 '깨어있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점. 일상의 사소한 풍경에도 주의깊게 관찰하고, 세상에 변화에 고개를 돌리며 스스로가 반응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몰두해보는 것.
글쓰기도 비슷하지 않을까.
어떤 글감의 소재나 이를 써내려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란
스스로 착상을 붙잡기 위해 나 자신과, 타인, 세상에게 늘 마음 한 켠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
모든 사람은 창조성을 내재하고 있기에, 그게 꼭 예술, 디자인이 아니어도 기획, 개발, 글쓰기, 노래, 운동, 집안일 등.. 스스로 행동하는 모든 일상의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오는 목요일 밤에 조심스레 끄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