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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Jan 18. 2022

브런치는 에세이를 위한 공간

- 번아웃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기분 좋은 상상으로 가득했다. 

방송작가 특성상 사람들의 반응을 문자나 홈페이지를 통해 받아보지만  

대부분 재미있다. 재미없다. 정도로 평이 갈리거나, 

진행자에 대한 이모저모가 많기 때문이다. 

방송이다보니, 하고 싶은 말을 맘껏 글로 표현도 못하고, 눈치봐야 하고, 

때로는 덜어내기도, 잘라내기도 해야한다. 

하지만 브런치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라는 생각. 


눈치를 봐야하고, 어떤 글이 인기있는지 살펴보게 되고,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어떤 이는 글조차 제대로 읽지 않고 좋아요좋아요 하트를 

눌러대기도 한단다. 


한동안 지구 너머의 세계. 현실에선 불가능한 이야기. 기이한 현상들에 빠져서 

그걸 단편소설이랍시고 마구 써대던 시기가 있었다.  

또는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를 동화랍시고 써대고 있다. (현재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좋아했던 나는, 퇴근하고서도 쓰고, 아침에 일찍 눈뜨면 쓰고. 

열심히 썼는데... 어?? 이상했다. 


관심을 못받아서 기분이 묘한게 아니라, 어쩐지... 계속 소진되는 느낌. 

알 수 없는 무언가. 그러니까 브런치에게 내 이야기가, 이야기 소재가 자꾸 먹히는 느낌이랄까. 

이야기의 소재가 쭉정이든 알맹이든, 좋든 아니든, 

그저.. 열심히 브런치라는 공간 위로 퍼다나르는 노동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애써 브런치 아이콘을 누르지도 않았고, 알람이 떠도 못본채 했는데... 


오늘 또 이대로 방치하지 말라는 브런치 알람을 받고... 

잠시 속을 달래본다. 


그리고 깨달았다. 브런치에는 왜 에세이가 차고 넘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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