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사회와 계층화된 사회, 무엇이 더 발전한 것일까?
한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청동기 시대 한반도에서는 지배층의 의례와 장식용으로만 사용되고 농기구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배웠다. 청동기는 구하기 힘들어서 당시에 한반도와 북부에서는 석기로만 농기구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했다. 그런데 베트남의 동선 문화 유적지에서는 청동제 농기구들이 발견되었다는 글을 보고 놀랐다. '그럼 베트남이 고대 문화가 훨씬 발달한 것이 아닐까?'라는 비교의식과 경쟁의식도 생기면서.
베트남의 동선 문화는 고대 청동기 문화를 대표하며, 농업 중심 사회와 금속 공예 기술의 발전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 청동기 시대는 사회적 계층화와 의례적 상징이 중심을 이루며 독특한 발전 양상을 보였다. 두 문화는 각기 다른 환경적·사회적 요인에 따라 발전하였으며,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 청동기 문화의 특징을 비교해 볼 수 있다.
1. 지리적 배경과 경제 활동
한반도는 산악 지형과 비옥한 평야가 공존하는 환경으로 일부 지역에서 벼농사가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채집, 수렵, 어로가 여전히 중요한 경제 활동이었다. 주로 석기 농기구를 사용한 농업이 주를 이루었으며, 청동기는 주로 상류층의 권위와 의례적 용도로 사용되었다. 당시 청동기 자체가 희소 자원이었기에 실용적 농기구로 활용되기 어려웠다.
반면 동선 문화의 기반인 홍강 삼각주의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수자원을 기반으로 벼농사가 발달했다. 하천과 평야 중심의 농업 활동이 사회 조직화와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던 것이다.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업 경제가 주를 이루었고,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청동 농기구(낫, 삽 등)를 활용하였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지역과 교역 활동을 하면서 발전하였다.
2. 청동기의 용도와 제작 기술
한반도와 북부의 청동기 시대에 청동기는 일종의 상징적 도구로 사용되었다. 비파형 동검, 청동 거울, 방울 등은 의례와 상류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도로 제작되어 사용된 것이며, 실용적인 농기구로 사용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정교한 비파형 동검과 거울의 제작은 높은 금속 공예 기술을 보여주는데, 장식성과 상징성을 중시한 청동기 제작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베트남의 동선 문화 유적에서는 실용적 도구로써 청동 농기구(낫, 삽)와 무기(창, 도끼)가 출토되었다. 즉 청동기를 실용적 용도로 제작하여 농업 생산과 전쟁에 직접 사용한 것이다. 한편, 예술적 기술을 이용한 동선 북의 정교한 문양은 당시 금속 주조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태양, 동물, 인간을 묘사한 문양은 종교적·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
3. 사회 구조와 문화
한국 청동기 시대는 계층화된 사회 구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청동기는 주로 상류층에서 사용되었으며,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 간의 차이를 나타냈다. 고인돌은 계층화된 사회의 대표적 유적으로, 지배층의 권위와 조상 숭배를 상징한다. 이는 조상 숭배와 자연 숭배가 중심이었으며, 고인돌과 청동 의례용품이 이를 상징한다.
한편 베트남의 동선문화는 농업 생산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중심 사회였으며, 의례와 축제에서 청동 북과 같은 상징물이 사용되었으며, 이는 계층 구조와 공동체의 단합을 나타낸다. 태양과 자연 숭배가 중심이 되었으며, 동선 북의 문양은 이를 반영하고 있으며, 인물과 동물 모양 조각은 초자연적 존재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주고 있다.
4. 한반도 청동기 문화와 베트남 동선문화의 비교
한반도에서는 청동기가 주로 의례적 상징상징적 용도와 상류층 권위 강조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베트남에서는 실용적 도구로 사용되어진 것이다. 이는 농업, 채집, 수렵, 어로 등의 혼합경제를 기반으로 한 한국과 벼농사 중심의 농업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에서 용도가 다르게 발전된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의 청동기를 대표하는 유물로는 창비파형 동검, 청동 거울, 고인돌 등이 있는 반면, 베트남의 동선문화에서는 북, 청동 낫, 삽 등이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계층화된 사회, 상류층 중심으로 전환된 한반도와 사회 구조 중심적으로 발전한 두 문화가 이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반도 청동기 시대는 의례와 상징성을 강조하며 계층화된 사회 구조와 신앙 체계를 반영하는 반면, 베트남 동선 문화는 농업 중심의 실용적 청동기 제작과 공동체 기반의 사회 조직을 보여준다. 이 두 문화는 서로 다른 환경과 사회적 필요를 기반으로 독특한 발전 경로를 따랐으며, 각각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의 고대 청동기 문화의 특징을 대표하고 있다.
한반도의 청동기 시대와 베트남 동선 문화의 비교는 두 지역이 어떻게 독자적인 문명을 형성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며, 두 나라가 현재에도 어떠한 모습을 지향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더 발전할 것일까?'라는 질문에는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