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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화 Oct 03. 2024

(소설)로맨스

제1화 _To Paris

To Paris

파리는 여자가 와야만 했던 곳이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여자에게 파리는 이제야 의미를 가진 도시가 되었다. 모든 게 타이밍일까? 여자는 스스로 이렇게 파리를 갈 줄 몰랐고, 자신이 그림을 그리게 될 줄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이 그 순간이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타이밍이 떠날 준비가 완벽히 된 때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타이밍도 선택에서 만들어진다.

                                                    That timing is created by your choices


그림을 사랑하게 된 여자가, 예술이 넘쳐나는 파리로 떠나는 건 운명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여행이 완벽한 타이밍이라 말하기엔 몇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팬데믹이 진행 중이었고, 2월의 파리는 몹시 추웠으며, 여자는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충분히 내지 못했다. 준비된 것은 항공권과 호텔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지금이 그 '때'라고 확신했다.

                                                                So what if it's not perfect?

                                                            What matters is getting it done!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완성하는 게 중요하지!' 여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늘 완벽하게 준비되기보다는, 준비해 나가는 동안 완성하는 사람이었다. 그림도 그랬다. 완벽한 그림이란 없었다.

단지 완성된 그림, 혹은 미완성의 그림만 있을 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다시 살 수 없는 시간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얀마텔의 소설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서 젊은 남자가 슬픔을 견디려 뒤로 걷기 시작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으로 그는 뒤로 걸었지만, 아무리 뒤로 걸어도 시간은 계속 앞으로 흐를 뿐이다. 후회 없이 앞으로 흐른다. 그렇게 여자는 파리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Time keeps moving, no rewind, no pause,
                                         We live through the moments, flaws and applause.


파리에 도착한 여자는 거친 황금빛 아침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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