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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me Jun 25. 2020

강약약강

시어머님 직업은 ‘아이돌보미’이다. 근데 어머님이 돌보는 5살 남자아이가 강아지를 너무 학대하여 강아지가 죽을 것 같다며 염려의 말씀을 하신다.

나의 내담자였던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는 새를 죽이고 햄스터를 괴롭히며 논다.

내 딸 소이는 자기 마음대로 안 되거나 화가 나면 제일 좋아하는 미미와 포포 인형을 던져버린다.


강약약강. 강한 자한테는 약하고 약한 자한테는 강한 이 현상을 요즘 기사에서도 주변에서도 많이 접하고 있다. 분명 잘못되었다. 사회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이건 너무 거시적이라 내 머리로는 해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좀 더 나은 변화를 위해 나는 뭘 할 수 있을지부터 생각해본다.


사회적 변화를 위한 시발점으로 가정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 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고민해보았다. 강약약강의 예로 내 딸 소이 행동을 제시했지만 사실 그 행동은 자율성은 커졌지만 흥분과 욕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미숙한 19개월 아기에게서 나타닐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중요한 건, 문제행동이 아닌 것은 인정하되, 부모의 적절한 반응과 역할을 위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가 무지 났을 때 ‘화가 많이 났구나.’라며 내 마음에 머물러주는 상대방의 공감 표현은 화에 휘감겨있던 나를 풀어주며 화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나는 아직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는 미숙한 소이가 느끼는 감정들을 언어와 스킨십으로 충분히 공감해 주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상담을 통해서 소이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포포나 미미를 던지는 대신 할 수 있는 대안 행동을 알려주라는 팁을 얻었다. 이 두 가지의 부모 역할을 내가 잘해나간다면 소이가 자신의 감정을 알고 언어화하며,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역할 중에서도 좀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부모의 역할은 충분한 공감이다.



사람은 이해 받음으로써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다.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들도 이미 지칠 대로 지쳐서 아이를 이해할 여유가 없는 분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사실 자신의 부모로부터 이해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대대로 내려온 아픔과 상처는 결국 분노를 만든다. 분노로 인한 문제 행동들은 정당화할 수 없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내가 이해한 아이 마음을 설명하고 싶은 욕구를, 아이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부모 역할의 팁들을 마음속에 간직해 놓는다. 내 말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길 때까지. 그리고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 부모를 공감하고 이해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내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나의 작은 공감이 그들 마음의 여유 공간을 만들어주어 그들이 또 다른 누군가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기를... 강약약강... 강한 자에게 당했던 아픔과 상처를 약한 자에게 강한 자가 되어 똑같이 되풀이하는 게 아니라 그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어 좀 더 아름다운 기사와 소식들을 접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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