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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Jun 23. 2020

Track.66 강렬했던 플라멩코의 도시, 세비야

스페인 세비야 Track.66 Buleria - David Bisbal

2019. 11. 19 (화)
스페인 세비야 알카사르 궁전 & 스페인 광장
Track.66 Buleria - David Bisbal 



작렬하는 태양이 맞이하는 정열의 도시 아침

Olla~ 히랄다 탑~ :)
길거리에 오렌지가 가득한 세비야 거리

침대에서 잠시 눈을 떠보니 이른 아침부터 햇살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이곳은 태양의 나라, 스페인.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도 아침이 이른 나라였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햇살 덕분에 오늘은 다른 여행날보다 부지런을 좀 더 일찍 떨었다.


숙소에서 거리에 나가면 햇살이 강하게 비춘다. 한국은 첫눈이 내렸다는데, 세비야의 하늘은 가을의 날씨였다. 그래도 햇빛이 비추는 곳에는 좀 더 따뜻함을 느낄 정도다. 여기도 11월이라 경량 패딩이나 코트를 입어야 하는 날씨이지만 그래도 남부 유럽이라 그런지 엄청 춥다는 날씨까지는 아니었다. 일단 청자켓을 입고선 오늘은 세비야의 알카사르 궁전부터 먼저 가보았다.




기독교 + 이슬람 = 세비야 알 카사르

세비야 알 카사르 궁전 입장 대기
기하학무늬가 눈에 띄었던 알 카사르 내부 정원


세비야를 비롯해 스페인에 온다면, 알 카사르 궁전은 꼭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 오면 고궁은 한번 보고 가듯이. 

스페인에서 알 카사르 궁전은 성, 궁전, 요새 등을 지칭하는 말로, 아랍 문화의 성(城) 건축물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다. 알 카사르 궁전은 스페인의 여러 지역에서 볼 수 있는데, 디즈니 신데렐라 성의 모티프인 세고비아의 알 카사르, 그리고 세비야의 알 카사르가 유명하다. 세비야의 알 카사르는 15세기 스페인과 이슬람 세력이 충돌하면서 두 문명이 융합된 건축물이다. 기독교적인 외관과 고딕 양식의 채플 공간이 있으면서도, 중앙 정원과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꾸며진 내부는 이슬람 양식이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은 두 문명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는 지브롤터 해협을 기준으로 아프리카와 매우 근접한 곳에 위치해있다. 이러한 세비야의 지리는 북아프리카로부터 넘어오는 아랍, 이슬람 문화와 접하기 쉬웠다. 세비야에서는 이슬람 문화와 결합된 면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전에 갔었던 히랄다 탑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알 카사르 궁전, 이슬람 양식과 기독교 양식이 섞인 건축물들이 많다. 세비야를 비롯해 스페인의 남부 지역들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화가 융합된 복합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이나, 론다의 다리 등이 그 예다.


스페인의 역사는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투쟁의 역사였지만, 그 결과물은 문화적 융합이란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복합적인 양식은 스페인만의 문화 양식으로 남아 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세비야는 문화의 융합이 보여주는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 어쩌면 전혀 다른 장르의 학문, 문화, 기술 등이 융합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창의성을 세비야라는 도시는 그동안 만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통섭과 융합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정신을 세비야에서 배울 수 있었다.


 



스페인 모아보기 = 세비야 스페인 광장

저녁노을 빛을 그대로 받은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


알카사르 궁전에서 나와 세비야의 하이라이트, 스페인 광장으로 갔다. 스페인 광장인 세비야의 하이라이트인 이유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은 스페인을 모아볼 수 있다.

사라고사 , 발렌시아, 톨레도와 관련된 역사 삽화와 지도


말라가, 마드리드, 코르도바와 관련된 역사 삽화와 지도


스페인 광장에는 스페인의 각 지역 지도와 역사적 사건을 그림으로 표현해놓았다. 그래서 스페인 광장이라고 명한다. 스페인 광장을 그림 순서에 따라 쭉 따라가보면 스페인의 역사와 지리를 한눈에 모아볼 수 있다. 스페인의 지리는 해외축구와 대항해시대 게임을 좋아하는 나에겐 익숙한 이름들로 가득했다. 스페인 라 리가의 팀명을 보면 스페인 지역명을 알 수는 있지만, 정확히 어느 지역에 있는 도시인지를 가늠하기는 검색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스페인 광장에서는 스페인의 지방과 주요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덤으로 역사적 사건을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페인의 역사와 지역 축소판이었다.




한국인에게 스페인 광장이란? 김태희가 플라멩코 추던 광장!!

태희 누나 어디 계신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스페인 광장이 뇌리 속에 깊이 남아있는데, 15초의 짧은 한 광고 때문이다. 김태희가 플라멩코 의상을 입고, 노래에 맞춰 춤을 췄던 LG 사이언 핸드폰 광고를 이곳 스페인 광장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그 광고에 삽입된 노래가 바로 오늘의 BGM인 David Bisbal의 Buleria다. 이 노래는 듣자마자 핸드폰 광고 속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추던 모습이 상상될 것이다. 스페인 노래다운(?) 멜로디와 음악이 매우 강렬하다. David Bisbal의 목소리도 마초스러운 스페인 남자의 강한 이미지가 떠올리게 만든다. 스페인 플라멩코의 리듬은 백지영의 Dash,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 등 2000년대 한국에도 유행했던 라틴음악의 기초가 된다.


강렬한 리듬과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를 들으면서, 태양이 내리쬐는 스페인 광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저 멀리서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게 되었다. 나는 사람들이 몰려있었던 스페인 광장 건물의 정중앙으로 향했다.





정열의 댄스, 플라멩코 직관

동쪽 탑에서 찍은 스페인 광장 전경


사람들이 몰려있던 스페인 광장 정중앙으로 가보니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버스킹 남녀 무리가 플라멩코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플라멩코를 추는 태희 누나 대신에 정열적인 플라멩코 댄서 누님의 멋진 춤사위를 보게 되었다.




플라멩코는 발을 구르면서 비트를 만들며 춤을 추는데, 먼저 든 생각은 춤추고 나면 발이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발을 그냥 구르는 게 아니라 정말 세게 굴러 소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나무판자 바닥이 있어 소리가 더 크게 들리게 하지만 댄서분의 발뒤꿈치 상태가 더 걱정되었다. 


또한 여성 댄서분의 경우 발목까지 내려온 치마를 입고 춘다. 치마는 폭이 좁은 편이라 발을 구를 땐 치마폭을 손으로 들어 올려 춤을 춘다. 강렬한 빨간색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려 발을 구르고 춤선을 손끝까지 힘있게 유지한다. 살짝 춤을 추며 보이는 발목은 플라멩코의 정열적이고 섹시한 춤사위에 넋을 놓은 채 바라만 볼 수밖에 없게 한다.


여성 댄서의 정열적인 춤사위를 돋보이게 하는 건 뒤에서 노래와 기타 반주로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의 역할도 컸다. 경쾌하면서도 빠른 리듬이 댄서의 춤에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오늘은 스페인의 정열적인 모습을 보았던 하루였다. 

아침부터 이글거렸던 태양 덕분에 일찍 시작한 하루에 강렬했던 알 카사르 궁전과 플라멩코 춤사위를 잊지 못할 것 같다. 태양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력은 심히 대단한 거라 우울하거나 걱정보다는 열정과 파이팅이 가득했던 오늘 하루였다. 이게 바로 스페인이 가지는 태양의 에너지라 생각 들었다.


내일은 어떤 정열을 맛보게 될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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