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를 들으며...
오늘의 노동요로 프란츠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를 골랐다.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의 2주 동안의 치열한 일정, 그리고 그 대회에 참가하는 음악의 천재들을 그린 소설 <꿀벌과 천둥> 속의 3차 예선에서 마사루라는 젊고 재능 있는 스타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곡이다. 이 피아노 곡을 글로 표현해 낸 작가 '온다 리쿠'에게 경외심마저 든다.
피아노라는 악기는 태어나서 제일 먼저 만져본 악기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깊이 좋아하지는 않게 되었다. 특히 쇼팽은 아름다운 선율도 선율이지만, 그저 지루했다. 피아노 배울 때 아이들이 하논 다음으로 제일 싫어하는 바흐... 수학과 바흐의 악보는 일맥 상통한다고들은 하는데, '도대체 어디가?'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고. (수학이라고는 사칙연산 밖에 몰라서 그러는 듯함)
그러나, 이 책, 이 두꺼운 책을 읽고 피아노 음악에 대한 애정을 다시 가지게 되었다. 되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관심이 있는데 어디서부터 들어야 안 지루할지 모르겠는 분들, 그리고 왠지 클래식, 특히 피아노는 좀체 친해지지 않는 분들... 꼭 이 책 읽어보시기 바란다. 성경책만큼 두꺼운데, 끝까지 다 읽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콩쿠르의 특성상, 1등이 누군지 꼭 알아내고 끝내야겠거든. ^^;;
게다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그 여운이 굉장히 오래 남는다. 이것이 내가 다른 이들에게 자신있게 이 책을 선물하고 추천하는 제일 큰 이유로 세웠다.
일본의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를 요시가에 국제 콩쿠르라고 이름만 바꾼 대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과제곡들과 자유곡들을 요즘 하나씩 듣고 있는데, 곶감 빼먹듯, 혹은 초콜릿 박스에서 색색의 초콜릿 하나씩 꺼내 먹듯 하는 재미가 아주 쫄깃하다.
이 소설은 잡지 연재 작품이었는데, 결국 그 콩쿠르를 네 번이나 보러 다니고도 끝나지 않아 2주 간의 콩쿠르를 그려내는 데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네 번의 콩쿠르 중 두 번째로 보았던 대회의 우승자가 바로 쇼팽 콩쿠르에서 화려하게 우승한 한국의 조성진 씨였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일본에서 조성진 씨의 리사이틀 프로그램북에 기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음악은 진정 세계 언어입니다. 부디 느긋한 마음으로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
지금 듣고 있는 프란츠 리스트의 대작 또한 조성진이 연주하고 있다.
https://youtu.be/36SDx8bue08?si=Dt5Ay9iIIOg_Lw-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