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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젤닥 May 14. 2022

학위논문 주제발견

학위논문 주제는 교수님이 알려주시나요?

대학원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논문주제 발견이다. 특히 석사과정은 2년인데 1년 반만 지나도 논문 주제 심사를 받아야 하고 남은 학기에 논문을 써야 하기 때문에 입학 이 후 수업 듣는 등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순식간에 논문 주제 정하는 것이 큰 일이 된다. 일단 논문을 못 쓰면 졸업을 못하니깐. 이 고민은 박사과정생들의 경우에는 더 깊어진다. 요구되는 논문의 수준이 달라지니 말이다. 가끔 교수님이 논문주제를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접할 때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교수님들이 학위논문에 적합한 논문주제들을 두루 갖고 있지도 못할 뿐더러 개인적으로는 그런 분들은 학위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좀 준비를 하고 입학한 대학원생들은 이미 연구분야를 염두에 두 경우도 많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다가 입학하는 경우에는 확실한 기회비용이 발생해서인지 좀 더 명확한 연구주제를 생각해 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꽤나 고민을 하고 석사과정을 시작한 학생들도 보면 비현실적인 학위논문 주제를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석사논문을 쓰고 졸업한 후 어느 정도 논문 작성에 대한 경험을 하고 나서 바로 박사과정에 들어와 또 꽤나 많은 논문을 읽고 나니 그것이 눈에 보이더라. 결국 그들 중 상당수가 본인이 생각했던 주제를 포기하고 다른 것을 선택하곤 한다.


나의 경우에도 석사과정을 시작한   년이    까지 논문 주제를 정하지를 못했다. 석사과정에 입학하기 전엔 관련한 고민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학부에서 경영학 전공을 했고 금융 공부를 많이 했던 터라 관련된 경제학 공부를 많이 하긴 했지만, 보건학 전공 관련해선 현업 경험도 없고 대학원 지원하기 전에 병원이나 제약 정책 관련 대중서   읽은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보건학에서 학문적으로 어떤 주제가 중요한지 전혀 감이 없었다. 사실 학문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체가 없었다. 그래도 결국 시의적절하게 논문 주제를 찾기까지 꽤나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이  가지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기 졸업생들의 학위논문 주제들을 살펴 보았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다녔던 대학원은 게시판에 학위논문계획발표 공지를 하면서 발표자들의 논문제목들을 공개했기 때문에 지난 게시물들을 뒤져보니 다 찾아볼 수가 있었다. 아무래도 지난 학위논문 제목들을 보면 어떤 주제의 논문인지 알 수가 있다. 대학원내의 전공별 차이도 알 수 있고, 연구실, 즉 지도교수님 별 특색도 알 수가 있다. 일종의 트렌드도 확인할 수가 있고, 석박사 논문의 무게감의 차이 등도 느낄 수 있다. 특히 나처럼 보건 영역에서 어떤 직업도 영위한 적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다음엔 졸업을 앞 둔 학생들 학위논문발표장에 최대한 열심히 참석하였다. 이런 발표는 대학원 전체적으로 하는 공식적인 순서 뿐 아니라 연구실 별로도 있기 때문에 기회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5-10분 정도 짧은 시간에 학생들이 철저하게 준비한 발표 슬라이드로 발표를 하고 교수님들 혹은 심지어 학생들도 질문을 하는 시간이다. 우선 처음에는 5분 동안 한 논문 주제를 발표하는 것이 이해가 잘 안되지만 몇 학기 참석해서 듣다 보면 좀 더 빨리 이해가 되고 그렇다면 본인의 실력이 늘어난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수님들의 코멘트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듣고 있는 중에 저걸 저렇게 볼 수가 있구나 하는 감탄의 순간들이 자주 있고, 어떻게 저런걸 발견할 수 있었을까를 거꾸로 고민해보고 향후에 본인 논문주제 개발에 적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제시된 연구질문을 다른 식으로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 과정에서 내 논문 주제가 발견될 수도 있다. 나의 석사학위 논문 주제는 그렇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현실적으로는 어차피 학위논문을 통과시켜주는 사람들이 교수님들이기 때문에 각 교수님 마다 주요 관심사들이 있으니 그것들에 익숙해진다는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료원을 잘 뒤져보는 것도 현실적으로 굉장히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나만의 논문 주제를 찾을 수도 있다. 나는 석사학위 논문주제 힌트를 학위논문발표장에서 얻은 뒤 핵심 변수를 제공하는 패널자료 몇 종을 샅샅이 뒤져서 내가 관심있는 가설을 가장 잘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선택한 뒤 얼른 통계 프로그램을 짜서 가설을 검증해 보았다. 사실 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가 없는 경우엔 실행이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가능한 기존 연구를 잘 살펴보아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사실 만만치는 않은 일이다. 결정적으로 나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패널자료 몇 종을 샅샅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 유심히 보았던 데이터를 훗날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대학원 수업에 흔히 활용되는 논문들 중에 관심이 가는 주제의 경우엔 그 논문의 문헌고찰 부분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좋은 저널에 실린 논문일 수록 해당 주제 관련한 중요한 논문들이 거의 다 검토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가 관심이 가는 주제에서 얼마나 새로운 가설을 발견할 수 있을지 가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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