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의 용도는 채움에 있는 것이지만 정작 도자기를 만들어낼 때에는 온전히 마음과 정신을 비워야 올바른 형태라 칭할 수 있는 도자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도자기를 들여다보면 만든 이의 마음이 가끔 보일 때가 있다. 나는 흐트러진 마음을 그대로 내비친듯한 울퉁불퉁한 형태의 도자기들이 좋다.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는 인간의 모습과 가장 닮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치열한 과정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완벽한 형태의 도자기들은 닮고 싶은 이상적인 삶과 같아 좋고 모난 도자기들은 솔직한 날 것 그대로의 솔직한 마음과 닿아 있어 좋다. 잘 구워져 무엇이든 담을 수만 있다면야 이미 제 몫은 다 한 셈이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결과와 상관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내 주변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가까이하고 애정하는 시선을 곳곳에 닿아 놓는 것으로 충분하다.
결국 예술이라는 것은 개인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이고 사랑과 삶의 의미를 가까이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