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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Oct 14. 2018

하루하루

더 이상 늦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네가 걷기 시작했거든.


예전에 고등학생 딸을 둔 분이 해 주신 말씀이 있다. 하루 한 장씩 사진을 찍어요. 잘 모아서 프린트해놨다가 크고 나서 한꺼번에 주는 거야. 우리 애는 그게 참 감동적이었다고 하더라고.


배로 온 바닥을 쓸며 기어다니는 의성이. 곧 발발발 기어 다니는 의성이 못 볼 생각을 하니 남편과 나는 벌써 아쉽다.


아이가 자라는 것이 어찌나 빠른지. 눈 깜빡할 새 라고 하더니 정말로 그렇다. 출산 휴가 때 가득하던 사진첩은 복직하고 나니 눈에 띄게 양이 줄어갔고, 한 장도 기록을 남기지 못한 날들이 늘어갔다. 이렇게 또 나중에 아쉬워하겠구나. 보고 싶고 그때 그 마음을 기억하고 싶은 날이 올 텐데, 그때 시작할 걸 하고 뒤돌아보겠구나.


그래서 나는 작은 편지들을 쓰기로 했다. 뭐든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으니까. 하루하루, 쌓아놓은 것들이 언젠가 네게 감동으로 찾아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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