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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온도 Jun 07. 2021

첫 여권, 첫 비행기, 첫 해외 태국!

태국 - 첫째날 부터 둘째날 까지

여행기는 자고로 적절하게 섞인 사진과 함께 해야하는데, 나의 태국 여행기에는 픽사베이가 함께 할 예정이다. 왜 그런고 하니 당시 휴대폰 화질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내 사진실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썩 그렇다할 사진실력을 가진 건 아니지만 회사에서 강제로 출사 나가며 초점정도는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여행기인 파리부터는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할테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달라... (...)


드디어 여행 당일이 되었다. 서울에 살던 친구와 대구에 살던 내가 만난 곳은 부산 김해공항! 첫 해외여행, 첫 여권 도장찍기의 설렘과 함께 가진 나의 감정은 두려움. 이다. 갑자기 왜 두렵냐고? 다름아닌 내가 고소공포증을 앓고 있었기때문.



7층 아파트 난간도 무서워 한 걸음 뒤에서 풍경을 구경하던 내게, 비행기라는 큰 산은 너무 무서웠다. 누구는 여행 때 창가를 고집하느라 싸우기도 한다는데 나는 내 친구 손을 꼭 붙잡고 눈을 꼬옥 감고 첫 이륙을 경험했다. 그 감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놀이공원에서 호기롭게 '부메랑'을 탈 때 느끼던 그 감정. 끼리릭 하는 소리와 함께 한 번도 느껴본적 없던 각도의 중력을 한 몸으로 느끼며 경사를 올라 갈 때. 뛰어내릴까? 이렇게 죽나 저렇게 죽나 똑같으면 이 거지같은 중력의 두려움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아닌가? 따위의 생각을 할 때 쯤 멈추고 이내 체감 90도의 각도로 꽂아내려지는 내 몸뚱아리. 가 비행기가 이륙할때도 동일한 두려움을 떠올리는 것이다. 


다행히도 비행기가 이륙하여 정상 고도에 안착했을 때는 마음의 평화를 찾고 친구의 손을 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약 5시간의 비행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당시 비행기 때 어린이를 위한 무슨 이벤트 같은 걸 했는데 20대의 우리도 물론 집에선 세상 아기였기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이벤트를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승무원 언니가 커다란 여성 둘이서(166과 170) 어린이들 사이에서 길 쭉한 팔을 쭉쭉 뻗으며 손을 드는 것을 한 두번 무시 하다 결국 선물을 쥐어줬는데, 그걸로 앞자리 어린이와 딜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무슨 선물인진 기억안남. 그냥 그런 대화를 했다. 안녕? 너 똑같은거 두 개인데 이거랑 바꿀랭? 나의 봉이 김선달 실력에 어린이는 착하게 바꿔주었고 그렇게 수치심과 협력심으로 이루어낸 기념품은 지금 어디있는지 모른다. 상황이 추억으로 남으며 그것이.. 뭐.... 그래... 그렇다. (..?)


기장님의 뛰어난 실력 덕분에 착륙때는 친구손을 잡지 않고 무사히 태국에 도착했다.



당시 밤비행기로 갔으니 도착할 땐 당연히 밤이었다. 선택지는 없었다. 당연히 택시를 타러 갔고, 생각보다 큰 공항에 헤매다 사람많은 곳 눈치로 찾아가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영어와 사이가 좋지않던 나는 가는 곳을 출력해갔고 보더니 택시기사님이 고속도로를 통해 시원스레 달려서 도착해주었다. 너무 골목으로 가서 잠깐 공포에 질렸으나 호텔이 골목에 있었다. ^^


당시 묵었던 호텔의 이름은 ibis.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여기가 체인인줄도 모르고 그냥 갔다. 앞서 말했지만 이건 땡처리 여행상품으로 에어텔이었으니 선택지가 처음부터 많지도 않았다. 다행히 체인이라 적당한 곳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보증금을 받더라. 당시 환전을 8천밧을 해갔는데 보증금을 1,000밧을 내놓으라고 해서 친구와 경악을 했다. 하지만 따져물을 언어와 지식이 되지 않았으므로 친구와 사이좋게 500밧을 묶어두었다.


그렇게 첫날은 바로 잠에 들었다. 나는. 친구는 내 코골이때문에 이어폰을 끼고 잤다고 한다. 그리고 여행내내그랬다. 호피를 좋아하고 쌈닭이지만 순한 내 친구.. 



둘째 날이 되었다. 

일정은 씨암스퀘어 > 안마받기 > 클럽 가기였다. 첫 여행이라 무려 일정이 있었던 점. 지금 생각해보니 성실했다. 어릴 때 성실을 다 끌어다 써서 지금 이렇게 게으른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끌어다 쓴 성실함으로 아침 9시쯤 기상해 조식을 먹고 일정을 시작했다. 당시 방콕에 알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말하길 씨암스퀘어를 들르지 않았으면 방콕을 왔다고 말 할 수 없다더라. 쇼핑몰을 냉큼 첫 일정으로 넣은 건 그런 이유였다. 


조식을 먹고 시작한 첫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푸드코트에서 밥을 먼저 먹는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너무 짜던 음식에 3분의 2만 먹고 남겼다.


그리고 당시 버블티가 막 핫하게 시작하던 때라 미친듯이 버블티를 먹고 다녔다. 걷다가 버블티가 보이면 버블티이이!! 하고 달려가서 먹고. 당시 태국에서 처음 버블티를 마셨던 나, 촌년은 처음엔 웩. 고무 든 음료가 머가 마싯노! 하며 역정을 냈지만 여행 후반때는 푹 빠져 지냈다.


그렇게 대충 씨암스퀘어를 구경만 하고 나와 지하철을 타고 안마거리를 향해 갔다. 물론 첫 여행답게 잘못내려서 한 정거장은 걸어가야했다. 


그렇게 가성비 돋는 곳을 찾아 안마를 받았다. 태국 안마사들은 한국어를 기본적으로 하더라. 여기 아파요? 살살? 마이아파? 하지만 대답대신 비명을 지르며 세기조절을 했다. 안마를 다 받고난 후 수줍게 팁까지 남겨놓고 나왔는데 나오는 길에 배웅을 해주시더라. 그 때 팁을 줬어야했나? 우리는 계속 찝찝한 마음으로 돌아나왔는데 우리의 팁이 안마사분들께 잘 전달되었길 지금에서야 바래본다.


안마를 받고 노곤노곤하게 숙소로 돌아와 얼굴을 만들기 시작했다. 화장했다는 소리다. 우리가 갈 곳은 바로 태국의 클럽! 지금 내도록 여행메이트와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어려서 미쳤었다. 클럽을 갈 생각을 하다니 겁도 없다.' 진짜 겁도 없었는데 재밌었다. 헤헤. 당시 클럽은 무슨 클럽데이였는지 하나만 끊으면 세 클럽을 다 갈 수 있었는데 그래서 다양한 클럽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태국 클럽은 좀 특이했는데 우리 나라 클럽은 스테이지가 대부분이고 외곽에 테이블이 있던 것과 달리 태국 클럽은 테이블이 쭉 줄지어 4열정도 있고 사람들은 그 사이사이에서 술먹으며 몸만 살랑거렸다. 스테이지라고 되어있는 DJ의 믹싱부스 앞은 몇 사람 없었다. 당시 우리 나라에서도 클럽 선호가였던 나는 해외라고 기죽지 않고 스테이지로 나가 몸을 불살랐고 그런 우리의 한국적인 몸부림이 맘에 들었는지 DJ가 LED반지랑 또 오라고 할인권을 줬다. 다시 갈까? 했지만 귀찮아서 가지않았다.


그렇게 신나게 놀고 숙소로 돌아와 반짝거리는 LED반지를 보며 내일의 일정을 곱씹으며 잠에 들었다. 셋째날 일정인 짜뚜짝 시장과 왕궁은 다음 여행기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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