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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쏘쓰 Feb 28. 2022

11. 눕눕으로 존버 그리고 육아휴직 승인

임신 32-35주 (2), 엄마가 제일 잘하는 게 존버야.


※ 이 글은 제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옮겨 온 글입니다.


[노르웨이/임신/출산] 11. 눕눕으로 존버 그리고 육아휴직 승인

http://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chungsauce&logNo=222120153573&navType=tl


다음날 아침


잘 잤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진통제 덕에 그래도 잠에 들 수 있었다.



간호사는 내게 아침을 준비해주며 다시 자궁수축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수축은 어제보다 더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주기적으로 있었고, 심지어 육안으로 뭉침이 보일 정도로 수축이 심했다.



간호사는 아무래도 의사와 초음파를 한 번 더 봐서 자궁경부 길이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때 만약 내 자궁경부가 짧아졌거나, 자궁문이 더 열렸다면 영락없이 출산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손에 식은땀이 났다.


조산이냐 아니냐의 기로였기에, 더욱 걱정이 됐다.


몇 번의 시프트로 몇 번씩 새로운 의사와 간호사들을 만났다.


또 처음 보는 의사가 초음파를 봐주면서 말했다.


어제랑 자궁경부 길이가 변함이 없네.
자궁문도 어제랑 똑같다고 하고.
아무래도 집에 가는 게 좋을 거 같아.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지만.....


집에가서 뭐 어쩌라는 건지?


배뭉침이 계속 되는데 5분 간격이 30분 넘게 지속 되면 다시 내원하라는 약간 어이없는 지침을 전해주면서 나는 그렇게 퇴원을 권유받았다.

그리고, 지금 당장 100% 씩리브를 쓸 것을 권유 받았다.

그런데 나는 내가 고용주이자 피고용주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씩리브를 쓰기 난감했다.


당장 씩리브를 쓸 경우, 씩리브 기간 동안 인보이스 이슈를 하나도 못함은 물론이고, 클라이언트한테 출산 전 넘겨줘야할 프로젝트 핸드오버도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난감해서 일단은 스스로 조절해보겠노라 말하고, 퇴원했다.



병원 문을 나서기 전에 간호사는 내게 다음날 예약 되어 있는 미드와이프와의 만남을 예정대로 갈 것과, 수축이 멈추게 되어 다시 내원하지 않는다면, 최소 37주까지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할 것을 권했다.



되도록 누워있고, 집안일 하지 말고, 운동도 하지마.


이것이 말로만 듣던, “눕눕 처방”인것인가.

병원에서 집에 온 그날 저녁 나는 다시 심한 배뭉침을 겼었다.

주기가 이정도로 짧아서 병원을 가야되나 다시 망설였다.

주기가 점점 짧아져 병원에 가야될 것 같던 순간, 나도 모르게 지쳐 잠들면서 자궁 수축이 그렇게 좀 잦아들었다.


다음날 미드와이프를 만났다.

그녀는 내 얘기를 듣더니 경악했다.

부랴부랴 미니 초음파 기계를 가져와 체크해보더니 이렇게 얘기했다.


태아가 이미 골반 사이에 깊숙히 껴 있거든.
오늘 밤에도 어제처럼 수축이 오면 지체없이 병원으로 가.


그러고선 내게 출산에 당장 필요한


출산 관련 자료와 모유수유 관련 자료 등을 모두 메일로 보내주었고,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다.

다음주로 다시 예약을 잡아주면서, 혹시라도 그 사이에 내가 출산을 하거든, 꼭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그 이후로 자궁수축은 주기가 점점 길어지더니 수축을 멈추었다.

하지만 모두의 당부대로 나는 본격 눕눕의 시간을 보냈다.


일은 모두 침대에 누워서 했다.

출산휴가 전 만나려했던 클라이언트들과의 모든 약속을 출산휴가 후로 미루고, 양해를 구했다.

핸드오버와 인보이스를 모두 부랴부랴 찍어내기 시작했다.

출산 휴가 전에 언제라도 출산을 할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외출이 금지된, 졸지에 감금(?)생활을 하면서, 사두고 오랫동안 쓰지 않던 전자책이 효자노릇을 했다.

그렇게 와식 생활에 눕눕 존버를 하던 이 시기에, 반갑게도 내 육아휴직이 승인되었다는 레터가 날아왔다.


100% 월급이 제공되는 육아휴직이 승인되었다!


그렇게, 나의 존버는 임신 막달까지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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