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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준 Jun 13. 2022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뇌를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었다

생각 없이 산다. 어린 멍게에게는 원시적 수준의 뇌가 존재한다. 하지만 정착할 적당한 산호나 바위를 찾아 뇌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지면 스스로 뇌를 먹어버린다. 그리곤 평생 물을 빨아들였다 내뱉는 단순 행동만을 반복한다. 딱, 요즘의 내 모습이 아닐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뇌를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었다. 적당히 맛있는 걸 사 먹고, 적당히 사람들과 만나고, 적당히 편한 환경에서, 적당한 일을 하는 현실에 안주하며. 일종의 매너리즘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건 점점 같은 일만 반복하는 바보가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거다.


뇌를 먹어치운 멍게처럼 평생을 살고 싶진 않다. 햄스터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만이 이어진다면,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같다면 굳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어쩌면 인간의 수명이 유한한 건 오히려 축복일지 모른다.


안락하고 편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선택지다. 하지만 이제 나태와 게으름의 쳇바퀴를 끊어야 할 때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 잡아야 겠다. 평생 멍게처럼 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뇌를 먹어치운 멍게가 아니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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