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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인시 Nov 07. 2021

[오디오북리뷰]「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최인호


그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는 더러운 개천물이 흐르는 다리 밑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거지였다. 그의 아버지는 자기의 이름조차 쓸 줄 몰랐다. 그는 자기의 이름을 노마라 불렀다. 그의 아버지는 성도 없었다. 누가 이름을 부르면 그는 대답했다. 노마. 누가 성을 부르면 그가 대답했다. 노마. 어디서 누가 그에게 그런 이름을 지어주었을까. 



별점: ★★★★★ 두 노마의 고되고 비참한 삶이 흘러가는 것을 듣고 있자니 탄식을 금하기 어렵다.  차분한 낭독과 질리지 않는 이야기 때문에 여러번 듣게 된다. 인트로 없이 바로 작품낭독에 들어가는 채널이다. 따라서 들을 준비를 마치고 틀어야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지만, 인트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좋다. 




<작품>

작품 :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이상한 사람들』), 최인호

장르 : 소설

줄거리 : 자기 키만한 집, 무덤을 내놓고는 자신의 집을 가져본 적 없는 큰 노마와 그의 아들 작은 노마. 이들은 평생 동냥하였으며 아무데서나 잠을 잤다. 작은 노마의 어머니는 미친여자였는데, 홍수통에 작은 노마를 안고 물에 떠내려 가다가 아들이 도움을 구하는 순간 자신은 죽었다. 아버지 큰 노마 마저 어느날 얼어죽고 말자 작은 노마는 세상에 홀로 된다. 그는 불쌍해 보이는 것이 동냥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평생을 장님 행세 하였다. 작은 노마의 어머니는 작은 노마를 낳을 때 "이 아이는 나중에 자신의 아이를 마굿간에서 낳게 될 거예요."라고 말했는데, 그래서인지 작은 노마는 꼭 결혼하여 아이를 가지고 싶어한다. 예순 일곱이 되어서야 아주 작은 집을 얻는다. 한편 그 구역이 재개발 되면서 관련인들이 작은 노마에게 이곳을 헐어야 한다며 이것은 집이 아니고 새장과 같다고 말하는데, 이 대목에서 독자들은 작은 노마의 집이 옳은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작은 노마는 집벽에 못질하여 장식하고, 작은 텃밭을 가꾸었다. 애정깃든 집을 허물게 되면서 작은 노마는 보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한끼값에 지나지 않는 보상이다. 



<나레이션>

나레이터 : 책읽어주는여인

배경음 및 효과음 : 배경음 없음/효과음 없음

길이 : 40분 30초


1. 나레이션과 작품의 어울림 정도

낭독자가 고단 삶을 살고 있으나 순박한 큰 노마와 작은 노마를 생생하게 그려지게 낭독하였다. 다만 큰 노마와 작은 노마, 두 주인공의 목소리가 거의 같게 낭독되었는데 둘이 대화를 주고 받는 부분이 많지는 않고 큰 노마는 아들인 작은 노마에게 반말을 쓰고 작은 노마는 존댓말을 쓰기 때문에 작품의 이해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2. 등장인물 목소리 구별도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 엄마의 목소리도 거의 같다. 재개발업자들은 다른  분위기로 연기한다. 


3. 작품을 전하는 낭독 스타일의 생생함의 정도

큰 노마와 작은 노마 그리고 미친여자인 어머니까지 같은 목소리로 낭독이 된다. 다만 어머니의 대사는 단 한 번 뿐이며, 큰 노마와 작은 노마의 대화는 존댓말과 반말로 구분이 된다. 다 같은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노마의 삶이 느껴지도록 낭독했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셋(두 노마와 어머니)은 비슷한 삶을 살았으며 비슷한 성격을 가진 가족구성원들로써 목소리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4. 낭독 페이스/낭독이 작품감상 경험에 미치는 정도

차분한 낭독이 잠 자기 전에 듣기 좋다. 

낭독 페이스는 적당하다.




"여긴 내집이야. 신발을 벗고 들어오시오. 마루에 흙물이 묻어요." 그러나 그들은 신발을 벗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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