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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ck Sep 07. 2023

아무도 연재해주지 않는 브런치 작가 (2)




몇 주전 유튜브에서 '어쩌다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영상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동진 평론가를 좋아하는데요, 영화평론가지만 독서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동질감이 느껴지는 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분의 역량에는 가까이 갈 수 없을 정도지만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좋습니다. 그의 서재에는 2만 권이 넘는 책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책은 하루 종일 읽을 수 있지만 영화를 볼 수 있는 최대치가 여섯 작품이라고 합니다. 영상을 보면서 집중할 수 있는 자신의 한계라고 합니다. 그만큼 책은 지구력이 된다면 바꿔가며 시간의 제약없이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물론 책을 오래 읽는 것은 꾸준한 훈련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텍스트가 주는 집중과 영상이 주는 집중의 피로도는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주말에 혼자 있으면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영화도 봅니다. 개인적으로 하루에 볼 수 있는 영화의 한계는 두 편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상업영화라면 괜찮지만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작품들 위주로 보기 때문에 한 편 이상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영화를 만나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마치, 새로운 세상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듭니다. 


예전에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펑펑 운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가 재즈바에서 재회하면서 자신들이 '헤어지지 않았다면?'하는 가정으로 영상이 전개되는 장면을 보고 오열에 가깝게 울었습니다. 다르게 바라보면 일어나지 않을 일을 서로 상상한 것이라 과거로부터의 집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그 장면에서 감정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끔씩 주변 분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당신의 인생 영화는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 곤란한 표정을 짓습니다. 제가 너무 거창한 표현을 했기 때문이죠. 언젠가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질문을 너무 거창하게 하면 상대방에게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계속하는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가 미숙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무미건조하게 말하면 대부분 단순한 재미만 느껴지는 상업 영화만을 이야기 하기 때문이죠. 


저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영화가 매우 궁금합니다. 훌륭한 영화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니까요. 다만, 누가 뭐라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이 정말 훌륭하다는 확신이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이 생각하는 그런 영화가 저는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Writer by, N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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