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 ~ 2025.11.05.
<하루 한자 공부>를 끝냈다. 공부에 끝이 있겠냐만, 책 한 권을 끝내기는 했다. 2024년 11월 6일에 시작해 2025년 11월 5일에 마쳤다. 11월 6일에 해당하는 한자는 '글자 자(字)'였고, 11월 5일에 해당하는 한자는 '이름 명(名)'이었다. 11월 5일에 시작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 그 즈음에 한자 공부를 다시 하고 싶었을 게다. 출근 전 아침이나 퇴근 후 저녁에 매일 10분씩 했고, 주말에 일정이 있을 때는 평일에 미리 했다.
1월 5일에 해당하는 한자 '처음 초(初)'를 보자. "연초(年初)이니 초(初)에 대해 알아보자. 초(初)는 '옷-의'(衣)와 '칼-도'(刀)가 합했다. 옷을 만들려면 우선 옷감을 자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그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로부터 '처음, 시작'의 뜻이 나오게 되었다. 첫걸음이 초보(初步)고, 처음 시기가 초기(初期)며, 맨 처음이 최초(最初)다." 이렇게 매일 한자의 글꼴과 용례를 먼저 읽은 다음 공책에 따라 썼다.
12월 27일에 해당하는 한자는 '따뜻할 온(溫)'이다. "따뜻함으로부터 '따뜻하게 대하다'는 뜻도 나왔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온(溫)이 그러하다. 지난 것을 냉대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접근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까지 습득한다는 뜻이다. 전통과의 단절이 아니라 계승하고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것과 결합하여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것이기에 무척 훌륭하다." 이렇게 사자성어의 뜻도 자연스럽게 배웠다.
하루에 한자 한 글자를 배우는 것 못지 않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저자 서문'의 첫 번째 단락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것이 어디 한 둘인가. 한자(漢字)를 몰라도 별 지장이 없다면 굳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여 공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자를 몰라 불편했거나 불이익을 당했다면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 어떻게 시작할까. 아래 세 가지만 삼가면 된다. 1. 눈으로 익히기 2. 한방에 끝내기 3. 억지로 외우기."
2001년에 한국어문회에서 주관하는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 3급에 응시해 합격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한자를 공부하지 않았고 사는 데 그리 불편함도 느끼지 않았었다. 시간이 흘러 딸아이가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있던 2024년 11월에 내게 뭘 물어보는데,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아 한자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게 <하루 한자 공부>였고, 한방에 끝내지 않고 차근차근 하다보니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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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시작할 한자 공부는 <논어(論語)> 499구 필사이며,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의 책을 저본으로 삼을 예정이다. 하루에 한 구(句)씩 읽고 쓰면 2027년 5월 무렵에 끝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