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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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5시 반.
겨울비가 내리던 셀레스타 역에 도착한 나는 모르는 프랑스인들을 지나치며 한국 촌뜨기 마냥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셀레스타역은 작은 기차역이어서 출구가 한 곳 뿐이라 헤맬 염려는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북 사진으로만 교류하던 그들을 발견하지 못할까봐 걱정되는 마음으로 서 있던 그 때. 기차역 앞 도로변에 세워진 작은 차 안에서 두명의 여성이 조심스럽게 내리면서 우산을 펼쳐 들고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손을 크게 흔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 보며 크게 웃었고 나는 준비해 온 프랑스어 인삿말을 꺼냈다.
Bonsoir Lynda! Bonsoir Brigitte!
봉수와 린다! 봉수와 브리짓!
브리짓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단어로 인사해줬으며 린다는 나에게 다가와 비쥬를 알려주었다.
서로 오른쪽 볼을 맞대며 입소리로 쪽, 다시 왼쪽 볼을 맞대며 입소리로 쪽.
그리고 둘은 내가 모르는 프랑스어로 말을 걸며 함께 이동을 했고 나는 침착하게 번역 어플을 꺼냈다.
나는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고 영어는 기초 수준이었으며 린다와 브리짓은 한국어를 할 줄 모르고 영어 또한 거의 할 줄 몰랐다.
그럼에도 내가 프랑스 셀레스타에서 지냈던 1박 2일의 시간 중 인터뷰 일정을 제외한 모든 여정에서 우리가 서로의 언어를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의 공통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색의 토이 피아노인 미셸손(Michelsonne Paris Toy Piano)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미셸손을 개인적으로 취재하기 위해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왔고, 린다와 브리짓은 페이스북으로만 교류하던 나를 1박 2일 동안 초대해서 미셸손 콜렉션을 모아 둔 린다의 방(Lynda's Room)을 기꺼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알자스 지방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몽생 오딜의 수도원에서 묵게 해주었고 알자스의 여러 마을을 한 곳이라도 더 보여주고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가 함께 있는 동안 브리짓은 친할머니처럼 나를 살찌우기 위해 노력했고 린다는 미셸손 토이 피아노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을 아낌없이 내게 공유해주었다.
이 값진 경험은 2019년 11월 29일에서 11월 30일 1박 2일동안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내용을 정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