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왜 자기글에 라이킷 할 수 없나요
2021년 1월 3일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 첫날 버킷리스트니 이번 해 해야 할 일들을 끄적이다가 잠시 치워두고 농땡이를 부렸다. 문득 작년에 세웠던 계획의 일부가 작심삼일로 끝났던 것이 생각나 이번에는 아예 새해가 시작하고 3일 뒤에 세우는게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렇게 헛소리로 서문을 시작해보았다.
2021년도엔 내가 쓰는 글에서
가능성을 찾고 싶다.
내 글은 브런치에서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소재가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지 못할 수도 있고, 단순히 내가 재미없게 글을 써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좀더 전략적으로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분석해서 소위 말하는 ‘먹히는 주제’ 를 잡아야 할까. 그러기에 나는 유연성이 부족한 편이다.
수영장에서는 맥주병, 운동에서는 나무토막, 양쪽 어깨는 돌덩이 같은 뻣뻣한 신체도 그렇지만, 정신적인 유연성은 더 그렇다.
내가 유연한 사고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때가 즐겨하는 게임 중 하스스톤이라는 게임 속 전장모드를 할 때이다. 이 게임은 여러 능력을 가진 영웅을 고른 뒤 용, 악마, 정령, 해적 등 다양한 종족 하수인을 사고 팔면서 자신의 진영을 강화시켜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싸우는 시스템으로 굴러간다.(너무 간단하게 요약한 것 같다.) 이 게임을 잘 하려면 좋은 영웅을 고르고 나와 매칭되는 상대를 파악하면서 상황 판단을 잘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가끔 A영웅이 더 나은 선택임에도 내가 이긴 경험이 있는 B영웅을 선택하거나 악마가 내 필드에 유리할게 뻔한데 내가 좋아하는 정령을 고집하다가 순위권에서 멀어진다.
이런 사고방식은 브런치에 글을 쓸 때도 나타난다. 결국 내 생각엔 누군가에게 이 글의 경험과 정보가 도움이 될거야 라면서 썼지만 결과물은 소수의 사람들만 흥미를 보이는 글이 나오는 것이다.
하루 평균 조회수 20 이내, 라이킷은 양손가락 갯수를 넘기지 않는다. 그만큼 내 글에 하트를 찍어주는 분들의 소중함을 느끼면서도 스치고 지나가는 겨울바람에 마음이 시리다. 그러다 남이 주지 못하는 온기를 나라도 줘야겠다 하고 내 손으로 하트를 눌렀다. 그러자 내 글에 라이킷을 한 사람들의 목록으로 넘어갔다. 클릭의 목적은 허공으로 넘어가버렸다.
내 글들 중 라이킷이 하나도 없는 글도 꽤 있다. 기존에 틈틈히 썼던 글들 중 브런치북으로 묶으면서 한꺼번에 여러개를 올린 글들이 그렇다.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 쓴 글이라 역시 내 손으로 하단 좌측의 하트를 눌러보았다.
라이킷한 독자가 없습니다.
역시나 ‘이 글은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손가락질이었다. 그렇다면 브런치는 왜 자신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지 못하게 되어 있을까?
깔끔하고 쿨한 디자인의 플랫폼이어서 작가 스스로 라이킷을 누르는 행위가 쿨하지 못하다고 생각한걸까. 아니면 그저 하트를 눌렀을 때 라이킷을 한 독자 수를 확인하는 용도로만 만들고 그 외에 의도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것일까. 하긴 플랫폼이 만들어진지 이미 몇년이나 지났으니 이미 그런 기능을 요구하기에는 내 글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결과만 얻을 것이다.
아무에게도 라이킷 받지 못한다 해도
내겐 소중한 글이다.
막상 하소연을 실컷 늘어놓고 나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졌다. 스크롤을 올려보니 차라리 쓰고 있던 여행기의 에필로그 정리를 하는 것이 더 나았을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연초부터 친구들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활용하는 것 보다는 얼굴을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푸념하는 것이 가끔은 낫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는 분들은 그래 나도 이렇지 하며 지나갈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대로 지나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오늘도 브런치 플랫폼 변방에서 나와 같이 외롭게 글을 쓰는 분들이 이 글에 라이킷을 해주시면 나도 찾아가 작은 하트를 남기고 오려 한다.
이상 오늘 하루만 푸념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유연성 없는 나만의 주제로 돌아가기 전의 뻘글이었다.
*라이킷이 하나도 없는 글이 포함된
*소수의 독자들이 라이킷을 눌러준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