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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 Jan 24. 2020

감동적인 두 글자

이 두 글자를 위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해왔던가

 춥고 쌀쌀한 날씨와는 다르게 하얗고 포근한 눈이 우리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는 오늘. 나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미리 공지된 날짜의 하루 전인 오늘, 연세대학교 정시 지원 결과를 미리 발표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소식에 나는 다른 지원자들과 인터넷 채팅을 하며 연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를 계속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지금 정시 지원 합격 조회 가능하대요! 다들 빨리 확인해보세요!"       


        

 곧이어 입시 커뮤니티에는 합격 인증 글들이 차례차례 올라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이 순간이 왔구나! 나는 미리 띄워놓은 연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 창을 열어 합격 조회 메뉴에 들어갔다. 지원정보를 적는 란에 필요한 정보를 쳐서 넣은 후 합격 조회 버튼을 누르기 전 마지막으로 크게 심호흡을 했다. 후, 하!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 커서를 누르자 화면은 금방 새로운 창을 띄워주었다.       


        

                귀하는 201X학년도 연세대학교 정시 모집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합격. 기나 긴 수험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두 글자였다. 이 두 글자를 위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해왔던가. 힘들게 얻은 값진 결과인 만큼 그 감동은 나에게 더할 수 없이 컸다. 앞으로 펼쳐질 캠퍼스 생활에 대한 기대와 함께 나의 마음은 부푼 꿈으로 가득 찼다.      


         

 나는 곧바로 노크도 없이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 부모님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엄마, 아빠, 저 할 말 있어요."               



 부모님께서는 갑작스러운 아들의 방문에 조금 놀라신 듯했다. 하지만 곧이어 다음에 할 나의 말에 조용히 귀 기울여 주셨다.               



 "저 오늘부터 연세대생이에요!"       


        

 누워서 TV를 보고 계시던 부모님은 벌떡 일어나 나를 격하게 안아주셨다. 고생했다는 말부터 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는 말까지. 여태껏 부모님께 듣고 싶었던 모든 말을 한 순간에 모두 들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족, 친척, 지인들에게 전화하여 나의 합격 소식을 알렸다. 나 또한 친구들에게 연락해 기쁨을 함께 누렸다.               



 내가 연대생이라니. 아직은 그 말이 너무나 어색했지만 계속 입으로 되풀이하며 익숙해지려 했다. 대학생이 되면 반드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남들보다 더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더 즐겁고 가치 있는 대학생활을 보낼 자신이 있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새내기 서윤. 이제 곧 내 인생의 2막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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