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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리카 마치 Jan 15. 2019

27. 말리의 알비노 소녀와 알비노 가수 살리프 케이타

2018년 11월 16일 ~ 22일

AFP / 토요일, 말리의 파나에서 열린 헌정 콘서트에서 살리프 케이타가 공연을 하고 있다. 이 공연은 올해 살해된 5살짜리 알비노소녀 라마타 디아라에게 헌정하는 콘서트이다.


-아프리카 마치의 단상-



알비노 소녀, 라마타 디아라 사건


말리에서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5월의 어느 밤, 라마타 디아라의 가족은 더운 날씨 때문에 집 밖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아직 5살밖에 되지 않았던 라마타는 엄마 품에 안겨 있었다. 그런데 어떤 젊은 남자들이 이들 가족에게 다가와 라마타를 엄마에게서 떼어냈다. 잠에서 깬 엄마가 벌떡 일어나 사력을 다해 남자들을 쫓아갔지만, 라마타의 머리는 이미 베어진 뒤였다. 5살 알비노 소녀의 머리는 대통령에 입후보한 누군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에 사용되었다.   


지난 5월 살해된 라마타 디아라


알비노 가수, 살리프 케이타


11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말리 가수 살리프 케이타는 이런 라마타 디아라를 추모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그 자신이 알비노인 살리프 케이타는 안 좋은 시력 때문에 학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것이 기타를 잡게 된 계기가 되었다. 13세기 말리 제국을 세운 순자타 케이타의 직계 후손이라서 가수라는 하층 직업을 택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가족과 의절하고 혈혈단신으로 수도 바마코에 가서 가수가 되었다. 심금을 울리는 음색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음악으로 아프리카 음악의 거장 반열에 올랐지만, 알비노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려놓지 않은 그는 2006년 Salif Keita Global Foundation을 설립하여 알비노의 건강과 교육, 보호를 돕고 있다. 그는 라마타 디아라를 위해 연 이번 콘서트에서 가수 은퇴를 선언했다. 알비노를 위한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AFP / 관객 중에는 알비노들이 많이 참석했다.

 



아프리카 알비노의 비극


이제 아프리카에서 알비노가 겪는 비극적 진실 10가지에 관해 적으려 한다. ListVerse의 Top 10 Lists의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이며, 출처는 다음과 같다.   



1.  흑인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알비노를 죽이다.

아프리카인들은 흑인은 하얘질 수 있어도 백인은 검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들은 알비노는 알비노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알비노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알비노의 신체는 비싼 값에 팔린다.

탄자니아의 1년 평균 수입이 400달러에 불과한 현실에서, 알비노 신체의 일부는 2000달러, 전체는 75000달러에 달한다. 알비노는 사람이 아니라는 미신 때문에 돈이 궁한 사람들은 아무 죄책감 없이 알비노를 살해한다.


3.  알비노를 죽여도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알비노의 신체를 이용하는 아프리카의 주술 치료사들은 돈을 워낙 많이 벌기 때문에 경찰에게 걸려도 뇌물을 주고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한다.


4.  알비노는 학교에 가는 것도, 집 밖으로 나오는 것도 위험하다

그래서 그들은 특별학교 또는 여름 캠프에서나 알비노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부모들은 여름캠프에 알비노 자식을 맡기고 찾아가지 않기도 한다. 알비노가 가족에게 불행을 안겨줄 거라는 미신적 믿음 때문이다. 


5.  알비노는 나이가 들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얹혀산다.

그들은 장님에 가까운 시력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고, 결국 취업도 하지 못한다. 선생들도 알비노 아이들을 바보로 여기고 무시한다. 50세의 탄자니아인 알비노는 밖에서 모기장을 치고 자는 조건으로 누나와 함께 살 수 있었다.


6.  알비노는 피부암과 에이즈에 취약하다.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이 생성되지 않아 피부암에 걸리기 쉽다. 치료받지 못하면 어린 나이에 사망할 수 있어서 아프리카 알비노는 30년 이상 사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알비노와 성관계를 가지면 에이즈가 치료된다는 루머 때문에 어린 여자아이들이 유괴되어 강간을 당하고 결국 에이즈에 걸리게 된다.


7.  알비노 섬

사회로부터 거부당한 탄자니아의 알비노 70명은 우케레웨 섬에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고 평화롭게 살았다. 그러나 3시간 거리의 대도시에서 온 사람들에게 알비노들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아무리 떨어져 살아도 알비노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8.  알비노는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다.

선거 기간에는 알비노 살해가 극적으로 증가한다.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이 승리를 비는 의식에 알비노의 신체를 제물로 올리는 것이다. 그들은 알비노의 신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력을 지닌 몇 안 되는 사람들이다. (라마타 디아라의 비극이 여기에 속한다.)


9.  알비노를 대신해 마을 사람들이 복수를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부가 너무 부패해서 알비노 살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살해된 알비노를 위해 마을 사람이나 활동가들이 범인을 찾아서 단죄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고한 사람을 벌하고 죽이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10.  아프리카 정부들, 알비노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다.

탄자니아에서는 의료 면허증이 없는 주술 치료사 225명과 면허가 있으면서도 알비노의 신체를 요구한 의사들을 체포했다. 그러나 아직도 아프리카에는 알비노의 신체를 이용하는 주술 치료사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이번  주, 아프리카 마치는 단상을 적지  않겠다. ‘알비노’ 하면 도식적으로 떠오르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라는 개념을 갖고 글을 쓰는 것에서 그 어떤 의미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들에 분노밖에 할 수 없는 것에 무력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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