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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리카 마치 Feb 19. 2019

4. 새로운 시작

Reuters / 2018년 새해가 축하 속에 시작되었다.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공원에서 아이들이 시소를 타고 있다.



2018년 6월부터 연재했던 [이 주의 장면]과 작별할 시간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아프리카에 대한 인연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아서  시작한 글쓰기였다. 매주 BBC에 올라오는 아프리카 사진들 중 마음에 와 닿는 사진 하나를 선택하여 그에 대해 칼럼을 썼다. 아프리카에 가 본 적도 없으면서 아프리카를 말하는 것이 왠지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아프리카를 파고드는 자신이 대견하기도 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검색을 통해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내가  헛된 일을 하는 건 아니라는 안도감과 함께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여러 감정을 느끼게 했던 이 글쓰기가 막을 내린다. 아프리카라는 드넓은 대륙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터인데, 언제부턴가 내 글은 아프리카에 대한 비슷한 이야기들만 생성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프리카 정치와 빈곤에 대한 아쉬운 이야기들,  아프리카 교육과 이주민 문제 등 나의 관심사를 다룬 이야기가 반복되었다.  BBC가 제공하는 아프리카 사진들 중에 이것에 대해 꼭 쓰고 싶다는 감정을 갖게 하는 사진도 갈수록 발견하기 힘들어졌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시간을 두고 극복할 수 있는 매너리즘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렵, 내 신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 변화는 [이 주의 장면] 칼럼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글을 쓰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커져갔다. 아프리카와 나, 우리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열망도 커져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것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 지금의 상황과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였다. 혼자 하는 공부가 사회에 무슨 기여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공부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나름의 계획이 있다. 지금 나는 아프리카학 박사 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 주의 장면]은 내게 인생을 걸고 해야 할 일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존재적 가치를 실현했고, 작별의 인사를 하면서도 미소 지을 수 있다. [이 주의 장면]이라는 문을 닫고 새로운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 난 그저 좋은 생각만 하고 싶다. 해맑게 미소 지으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놀이터의 아이들처럼 말이다. 그렇게 순간을 충실히 누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 꿈꿨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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