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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arel Oct 31. 2019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도, 한 줄이라도 써라


2017년 여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 가족은 독일 베를린에서 생활했습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남편이 베를린 특파원으로 발령 받았고, 당시 국제부 기자였던 저는 육아휴직을 썼습니다. 아이는 베를린에서 처음 단어를 말하고, 걸음마를 하고, 자신의 첫 생일을 보냈습니다. 자신이 이역만리 어느 땅에 와있는지도 모른채, 모래를 헤집고 코끝이 빨개지게 그네를 타며 매일 최선을 다해 놀았습니다. 


그 옆에서 저는 기쁘지만 종종 서글퍼질 때가 있었습니다. 남편의 하루는 기자의 커리어로 고스란히 쌓여가고, 아이는 무럭무럭 크는데 나의 시간은 자꾸 뒤로만 가는 것 같을 때.  


아이를 재워놓고 조금씩 꾸역꾸역 뭐든지 썼습니다. 정말 뭐든지였고, 이 글로 뭘 할 수 있을지도 몰랐습니다. 아이 낮잠 재우고 집안일하다 노트북 앞에 앉으면 어느새 아이가 일어날 시간일 때가 부지기수였습니다. 글도 잘 써지지 않아서, 쓰고나면 '아, 잠이나 더 잘 걸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걸 쓰고 있었나' 싶을 때도 아주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이 저를 다독였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도, 한 줄이라도 써라. 


그때 쓴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던 한 줄들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베를린 여행기도 육아서도 아닌 것 같았는데, 좋은 출판사의 에세이 시리즈로 나오게 됐습니다. 산지니 출판사의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입니다. 제목은 '베를린 육아 1년'. 


저의 베를린 육아 1년은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란 없다'는 것을 알려준 날들이었습니다. 


브런치도 제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주변에 브런치를 한다는 사람도 드물었고, 잘 검색도 되지 않았죠. 이번에도 남편이 '온라인에 저장한다는 의미로라도 써라'라고 다독였습니다. 그런 브런치에서 하루에 수만명이 제 글을 읽고,브런치를 통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는 일도 생겼습니다. 어느 유명 출판사 관계자를 만났는데, 제 글을 이미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브런치의 위력에 새삼 놀랐습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linkClass=&barcode=9788965456315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456312&start=pnaver_02


사족이 길었는데, 사실 본론은 이 링크 하나. 알라딘이 1권 구매해도 무료 배송이라 좋더군요.ㅎㅎ  


아무쪼록 모래알 같던 글을 진흙으로 뭉쳐 책의 형태로 빚어주신, 브런치와 관련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답글하나 제대로 달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실은 매우 감동하며 댓글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었는데, 기자라는 인간들이 보통 이렇게  싹수가 없답니다. ㅎㅎ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라며, 좋은 기회에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뵙길 기원합니다. 브런치로 글쓰는 작가님들이 모두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모두 건필하시고, 건승하세요. 




남정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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