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 잘하는 방법이 궁금한 주니어의 고민
2024년 8월 25일
처서 이후, 마법처럼 더위가 한 풀 꺾였습니다. 최근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 '이게 바로 처서 매직'이라며 농담을 주고받았던 기억도 나네요. 형석님도 이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계실까요? 그나저나 부산의 바닷바람을 담아 보내겠다던 답장이 9월 초가 되어서야 도착한 이유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그건 바로 이사 때문입니다. 부산에서 돌아오자마자 저는 꿈에 그리던 독립을 했고, 꿈에 그리지 않던 일들을 마주했습니다. 입주 청소부터 인테리어, 생필품 구비, 가구 조립.. 처음 혼자 살게 된 사람에게는 필요한 게 얼마나 많던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 박스가 저를 맞이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사와 동시에 회사 일도 바빠지는 바람에, 여러모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8월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독립을 결정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올해 가장 잘한 선택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요.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온전히 혼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생겼다는 데에서 오는 자유로움은 어떤 수고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충족감을 줍니다.
근황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요즘은 회사에서도 고민이 있었어요. 동료와의 협업 문제였는데요. 저는 주도적으로 일하는 분들과 시너지가 잘 나는 편인데, 수동적인 태도로 일하는 분과 함께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전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임팩트 있게 할 방법은 없을지 머리를 맞대고 싶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어요. 리더에게도 도움을 구해가며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았으나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곧 팀장님이 바뀐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일 중 하나입니다. 기존에 특정 프로덕트에 귀속되어 있던 저희 파트가 팀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일면식도 없던 동료가 새 팀의 리더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새로운 구조로 일하게 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설레면서도, 어떤 리더일까 싶어 걱정도 들더군요. 팀장은 그 팀의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 만큼, 팀장이 바뀐다는 사실이 제가 일하는 방식과 낼 수 있는 성과에 어떤 변화를 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위에서 언급한 두 사건은 결이 다르지만, 결국 제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더 잘 협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비슷했어요. 일을 하는 이유가 단연 '사람'인 저라서 관계 속 미묘함을 잘 조율해 나가는 건 제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 싶네요. 형석님은 지금 제 상황이라면 어떤 것부터 할 것 같으세요? 동료와 더 지혜로운 협업을 하기 위한 형석님만의 방법이 궁금합니다.
다음 주 주말이면 얼굴 뵙고 안부를 여쭙게 되겠네요! 그때는 편지로 미처 공유 못했던 이야기까지 소상히 나눠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