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코로나가 시작될 즈음에 나는 책 쓰기에 매료되어있었다. 거액의 컨설팅과 수업을 받아가며 목차까지 완성해보았던 나의 첫 책 프로젝트
호기롭게 시작된 나의 첫 책 프로젝트는 목차와 출간 계획서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었기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헸다. 그렇게 2장까지 2주 만에 빠르게 써 내려갔는데 무언가가 나의 글쓰기를 멈추게 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야!
그렇게 중단된 나의 글쓰기는 현재 2022년 6월까지도 멈춤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이 쓰고 싶다.
나는 책을 꼭 쓰고 싶다.
왜?
이제는 나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나는 그동안 수많은 작곡가들의 곡을 피아노로 연주하고
수많은 작가들이 쓴 책들을 읽고 소개했다.
수많은 화가들이 그리고 만든 작품들을 감상했으며
이제는 수많은 콘텐츠들을 소비하고 있다
조각조각 내던 나의 목소리를 한 권에 담아보고 싶다.
이렇게 책을 쓰고자 하는 동기도 목적도 뚜렷한데 도대체 책 쓰기를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
오늘 코칭을 받으면서 3가지 이유를 발견하고 깨달았다.
1. 게으른 완벽주의
키보드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동시에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런 글을 누가 읽겠어? 괜히 쓰레기만 하나 더 보태는 거 아니야?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제대로 못쓸 거면 아예 안 쓰는 게 나을지도 몰라"
모든 초고는 걸레다
분명히 헤밍웨이도 노인과 바다를 완성하기까지 400번넘게 초고를 수정했다고 했는데 나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완벽한 초고를 써보겠다는 걸까?
2. 작가와 독자의 전세역전
글을 쓰면서 글에 집중하기보다 자꾸 내 글을 읽게 될 독자를 생각하게 되다 보니 나의 글은 변질되어갔다. 내 이야기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호기롭게 다짐하고 독자들의 기대감만 채우려고 아등바등 대는 꼴이란..
3. 글쓰기 기우제 코스프레
작곡가 학생을 레슨 할 때 늘 내가 입에 달고 하던 말이 feel 따지지 말고 무조건 매일 1곡씩 곡을 써야 한다였는데 내가 그 feel을 기우제 지내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오면 축축해서 글이 안 나오고 해가 밝으면 날이 너무 좋아서 집중이 안되고 밤에는 자야 해서 못쓰고 아침에는 멍해서 못쓰고.
결국 나에게 글쓰기 기우제는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3년을 또 지내면 어떨까?
2019년 이후로 이미 책 쓰기에 대한 고민을 3년이나 했는데 앞으로 또 3년 동안 책 쓰기와 씨름을 해야 한다니! 네가 절대로 원하는 삶이 아니다!
나는 결국'못 먹어도 고 여사'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자아) 님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해결했다.
1. 게으른 완벽주의
어차피 나의 초고는 책 계약이 된다면 편집자가 전심을 다해 수정해 줄 거야. 일단 너의 스토리에 집중해. 가장 나 다운 게 가장 특별한 거야.
2. 작가와 독자의 전세역전
독자들이 너에게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 수려한 글솜씨? 배려 가득한 스토리라인?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너의 이야기"야.
처음에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순간을 기억해
3. 글쓰기 기우제 코스프레
질보다는 양!
기우제가 늘 효과가 있었던 건 비가 내릴 때까지 매일 그 자리에 가서 기우제를 드리며 기다렸기 때문이야. 코스프레는 집어치우고 매일 앉아서 글을 써.
그래서 나는 책을 쓰기 위한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 시작을 브런치로 정했다. 부담 없이 내 이야기를 적겠다고 결심하고 나니 완벽한 게으름도, 독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도, 글 쓰고 싶은 기분을 기다렸던 마음도 모두 사라졌다.
이제 그냥 내 이야기를 쓰면 되겠다.
(오늘 박선희 코치님께 받은 라이프코칭을 통해 책 쓰기에 대한 어려움과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는 방법을 찾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코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