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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조이스 Aug 24. 2023

고자극 숏폼 속, 집중력 절대 사수하는 방법은?

15초 쇼츠를 보다가 1시간이 훌쩍 지났다면

바야흐로 숏폼 콘텐츠의 시대!

몇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짧은 영상을 누가 봐?’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동영상 한 편도 길게 느껴지고 숏폼 위주로 소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해요.

15초마다 맥락이 휙휙 바뀌는 요즘 콘텐츠 호흡 속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안녕한지 함께 살펴 보아요.


무한 스크롤 속에서 내가 사라지는 기분, 느낀 적 있나요?



15초 쇼츠를 보다가 1시간이 훌쩍 지났다?


어느 순간부터 진득하게 앉아 긴 호흡의 생각을 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글도 찰나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최대한 짧게 핵심만 쓰고, 영상도 임팩트 있는 내용만 요약한 후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을 달기 위해 애쓰지요.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오늘 하루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이었는데, 이제는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쇼츠를 켜고 생각 스위치를 끄는 것이 습관이 되었어요. 끝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각성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이상하게 보기 전보다 더 피곤해져 있기도 하고요.


한 기사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에 중독이 되면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거나 팝콘이 터지듯 큰 자극만을 추가하는 ‘팝콘 브레인’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해요. 팝콘 브레인은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하며, 각종 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관련 현상을 계속해서 찾는 행위를 의미해요. 즉, 빠르고 강한 정보에는 익숙하고, 현실 세계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을 안 하는 것을 말하죠. 이러한 중독이 발생하는 이유는 자극적 콘텐츠를 볼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될 수 있는데, 이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내성이 발생해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이래요.



재미있는 영상을 보면 볼수록 고통스러워지는 이유


흥미롭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지 않으면 오늘 하루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빠뜨린 것 같을 때가 있어요. 악순환에 빠진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매일 내 몫의 일을 해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그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모든 쾌락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고 해요. 쾌락의 여파로 인해 나타나는 ‘고통’의 감정이 바로 그 대가인데요. 보통 그 고통은 쾌락을 주었던 행동을 다시 하고 싶은 중독적인 욕구로 드러나요. 스탠퍼드 중독 의학과 교수인 애나 렘키 박사가 쓴 책 <도파민네이션>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설명되어 있어서 함께 나누고 싶어요.


“신경과학자들은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쉽게 말해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합니다. 우리의 뇌에 저울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중간에 지렛대 받침이 있는 저울입니다.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도파민은 우리의 보상 경로에 분비되고 저울은 쾌락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저울에 관한 중요한 속성이 하나 있습니다. 저울은 수평 상태, 즉 평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저울이 쾌락 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저울을 다시 수평 상태로 돌리려는 강력한 자기 조정 메커니즘이 작동합니다. 심지어 쾌락 쪽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반작용으로 수평이 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 만큼의 무게가 반대쪽으로 실려 저울이 고통 쪽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 애나 렘키, <도파민네이션> 중에서



더 깊고 넓게, 나를 제자리로 돌리는 시간


하루 종일 넘치는 콘텐츠 속을 유영한 후 찾아 오는 공허함을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무한 스크롤 속에서 내 시간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요. 매 순간 나름의 고민 끝에 고른 영상이었는데 돌이켜보면 어떤 제목의 영상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도 많아요.


“오랜 시간 짧은 호흡에 노출이 되고 나면, 제가 아닌 기분이 들어요.” 유튜브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김겨울 님의 영상에 나온 말인데, 굉장히 공감되었어요. 유튜브를 집중해서 볼 때도 있지만, 요즘 유행이 뭔지 파악하기 위해 그냥 틀어놓는 경우도 많지요. 그런 날은 분명 되게 많은 것을 했는데도, 하루가 끝날 때 ‘내가 오늘 한 게 뭐 있지?’ 싶고 유튜브 본 것밖에 한 일이 없는 것 같아 공허해지는데요. 그런 날, 김겨울 님은 잠들기 전 어려운 책을 꺼내 조금씩 읽는다고 해요. 공부하듯이 연필로 표시하며 집중해서 읽고 나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에요.


건강한 방식으로 도파민을 얻기 위해서는, '고통'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해요. 즉 앞서 설명한 저울의 고통 쪽을 먼저 누르라는 건데요. 일부러 약간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을 먼저 함으로써, 쾌락을 늘리는 방법이죠. 항상성은 그렇게도 작동하거든요. 예를 들어 힘든 운동을 하고 나면, 이후 도파민이 증가하고 일정 시간 동안 유지되다가 기본 상태로 돌아가요. 불안이나 절망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방식으로 도파민을 얻을 수 있지요. 운동, 독서, 명상, 창의적인 작업 등 미리 노력하고 몰입함으로써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자극으로 꽉 찼지만 마음은 텅 비었을 때, 여러분은 어떤 루틴으로 나를 제자리에 돌려놓으시나요?






*헤이조이스 뉴스레터에 먼저 실린 글이에요. 헤이조이스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뉴스레터로 누구보다 빨리 받아볼 수 있어요. 여기서 구독 신청하면, 수요일 아침에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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